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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난 名문장] 기쁨과 슬픔이 반반일 때
“사우다지(Saudade)는 사랑하는
사람, 장소, 사물을 잃어버리고 나서
느끼는 그리움을 뜻하는 말로,
여기에는 한때 사랑했다는 기쁨과
결국 잃어버렸다는 슬픔이 반반씩 섞여 있다.
슬픔에서 시작해 감사로 이어지는 스펙트럼의
중간 지점에는 바로 이 사우다지,
즉 ‘남아 있는 사랑’이 자리를 잡고 있다.”
―호프 에덜먼 ‘슬픔 이후의 슬픔’ 중
* 사우다지(Saudade): 극단적인 긴장과 모순 속에서 발생하는 내면의 정서. 파두에서 운명의 노리갯감에 불과한 인간이 그의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끊임없이 어떤 대상을 열망하는 등의 긴장과 모순 앞에 놓일 때 나타나는 정서를 의미한다. ⇒규범 표기는 미확정이다.
20여 년 전 딩이라는 강아지를 키웠다. 몸이 약한 강아지였다. 입원했던 딩이를 병원에서 데려오던 날 엄마와 나는 딩이가 죽을 걸 예감했다. 울다 잠든 나와 달리 밤새 깨어 있던 엄마는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직전 부엌과 내 방 앞, 현관 앞으로 비틀비틀 걸어가 한 번씩 머리를 내려놓는 걸 지켜보았다. 전부 딩이가 좋아하던 자리였다. 부엌에서 슬리퍼를 질겅이고, 내 방 앞에서 발라당 누워 있거나 현관 앞을 맴돌던 어린 강아지.
지금 엄마 집엔 호두라는 강아지가 왔다. 다시는 산 동물을 데려오지 않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 우리는 호두를 단숨에 사랑하게 됐다. 다만 종종 과거가 현재를 기습한다. 복슬한 몸으로 온 집 안을 헤집는 호두를 보고 있자면 언젠가 딩이도 그랬던 게 불쑥 떠오르고, 그럼 뭉근히 끓이던 오일을 마신 것마냥 명치가 뜨끈해진다.
엄마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안다. 얘도 그러면 어떡하지, 하고 중얼거리는 엄마의 가슴께 온도. 그 온도는 우리의 삶 속에 딩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증거다. 동시에 우리가 그 온도로 호두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상할까?
딩이 덕에 나는 언젠가의 기쁨과 그리움, 슬픔이 그런 식으로 꾸준히 반복된다는 걸 눈치 챈다.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일은 식지 않는 명치를 갖는 일이라는 듯이. 그건 불에 덴 듯 아프지만, 호두를 껴안으며 거기 분명 슬픔 이상의 무언가가 있고 또 이어진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요즘 에덜먼의 문장을 자주 꺼내본다. 이런 게 사우다지려나, 하고.
✺ 슬픔 이후의 슬픔 - (상실의 아픔과 함께 삶으로 나아가는 법)
| 저자 호프 에덜먼 | 역자 김재경|출판 다산북스 | 2022.1.4. |
✵ 책소개
『슬픔 이후의 슬픔』에서 저자는 사랑하는 이와의 사별로 인한 슬픔은 결코 사라지거나 끝낼 수 있는 종류의 감정이 아니며 그것을 억지로 극복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래도록 표출되지 못한 사별의 아픔은 도리어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저자는 10대 시절에 어머니를, 20대 때 아버지를 잃은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 겪어온 감정을 세심하게 돌아보며 자기 고백을 털어놓는 동시에 오래전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 100명 이상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상실을 들여다본다. 더불어 슬픔과 애도에 관한 다양한 학술 연구를 폭넓게 아우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또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지, 거대하고도 깊은 상실의 슬픔을 끌어안으면서도 보다 건강하게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온 힘을 다해 상실과 애도를 이해하려는 저자의 끈질기고도 절박한 사투는 독자들로 하여금 사별로 인한 슬픔이 ‘비정상’도 ‘질병’도 아닌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오히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특성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그 슬픔을 통해 성장하고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까지 전한다. 《슬픔 이후의 슬픔》은 2022년 코로나로 인한 거대한 상실의 흐름 한가운데 서 있는 많은 독자들에게 슬픔에 대한 깊은 통찰과 다정한 위로를 동시에 선사해줄 것이다.
✵ 저자 : 호프 에덜먼 Hope Edelman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고 아이오와대학교에서 논픽션 창작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열네 살에 어머니를 유방암으로 잃고 성인이 된 이후까지도 상실감과 슬픔으로 힘들어하는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어머니를 잃은 여성 92명과의 인터뷰를 엮은 첫 저서 《엄마 없는 딸들》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연구 및 저술 범위를 ‘애도’ 전반으로 넓혀 《엄마 없는 엄마들》, 《모든 것의 가능성》, 《그런 소년》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고 이 책들은 세계 각국에서 14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com 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심리상담가이자 이야기 치료사로서 전 세계를 바쁘게 오가며 상실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목차
추천의 글_ 슬픔을 슬퍼하기 ㆍ 5/ 프롤로그_ 극복을 극복하기 ㆍ 11
1장_ 애도 이야기 ㆍ 33
2장_ 애도의 과거와 현재 ㆍ 65
3장_ 눈앞에 닥친 고통, 새로운 애도 ㆍ 93
4장_ 반복해서 찾아오는 묵은 애도 ㆍ 131
5장_ 단 한 번 찾아오는 새로워진 애도 ㆍ 171
6장_ 애도의 고리들 ㆍ 207
7장_ 이야기의 힘 ㆍ 229
8장_ 우리 이야기 좀 해요 ㆍ 251
9장_ 여섯 가지 예외 ㆍ 283
10장_ 상실의 이야기 다시 쓰기 ㆍ 331
11장_ 이야기 분할하기 ㆍ 359
12장_ 연속성을 찾아서 ㆍ 387
에필로그_ 애도의 다른 얼굴 ㆍ 410/ 참고문헌 ㆍ 420
✵ 책 속으로
에덜먼은 이 책을 통해 개별적 존재로서 슬픔을 ‘존엄하게’ 풀어내는 방법을 알리며 ‘이야기 만들기’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또한 자신의 개인적 슬픔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상실의 이야기와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을 흥미롭게 전한다. 그뿐만 아니라 슬픔에 관한 여러 이론과 지식을 친절하게 설명하며 슬픔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게 감동을 주었던 것은 ‘사별의 슬픔’을 다루는 그녀의 오래되고 끈질긴 몸부림 자체였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이 책은 마치 상실을 겪은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충분히 그리고 깊이 슬퍼하세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니, ‘그래야만’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
_〈추천의 글〉 중에서
당사자인 우리 역시 똑같은 의문을 품은 적이 있지 않은가?
‘내가 아직도 극복을 못 했다고?’ 마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인생이라는 육상경기 중 뛰어넘어야 할,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지 말아야 할 허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극복’할 손쉬운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렇다. 하지만 지난 38년 동안 내가 경험하고 학습하고 관찰한 바에 따르면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_〈프롤로그〉 중에서
어쩌면 가슴을 깊이 꿰뚫는 그리움의 고통은 우리가 없애거나 고쳐야 할 무언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리움의 고통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대신 그런 고통을 우리가 강렬한 열정으로 사랑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바로 그런 고통을 느낄 줄 알기 때문에 우리가 인간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사별의 아픔을 외면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_4장 〈반복해서 찾아오는 묵은 애도〉 중에서
아, ‘삶’이란 정말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닫고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어야만 했다.
삶이 때때로 짐처럼 느껴졌다. 때로는 엄청난 책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선물처럼 느껴진다. 물론 지금에 이르는 과정이 쉬울 것이라 말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마침내 도약에 성공했을 때 그 결과가 얼마나 풍성하고 값질지 이야기해 준 사람도 없었다.
_5장 〈단 한 번 찾아오는 새로워진 애도〉 중에서
당신 앞에는 당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험들이 놓여 있다. 당신은 다시 기쁨을 누릴 것이다. 때로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맹렬히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열정 역시 결국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장담하건대 언젠가 멈춰 서서 당신이 지나온 기나긴 애도의 여정을 돌아보면 그것이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 온전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약속한다. 그때가 되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_〈에필로그〉 중에서
✵ 출판사서평
이 책은 개별적 존재로서 슬픔을 ‘존엄하게’ 풀어내는 방법을 알리고 권하는 동시에
다양한 이론과 정보를 아우르며 슬픔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게 감동을 주었던 것은 사별의 슬픔을 연구하는
저자의 오래되고 끈질긴 몸부림이었다. 마치 온 힘을 다해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충분히 그리고 깊이 슬퍼하세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니 ‘그래야만’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
_성유미(정신의학과 전문의, 《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 저자)
사랑하는 이를 잃는 순간부터
애도는 평생 계속된다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읜 여성 92명을 인터뷰해 엮은 책 《엄마 없는 딸들》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이래 30여 년간 애도와 슬픔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써온 호프 에덜먼의 신간 《슬픔 이후의 슬픔》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사랑하는 이와의 사별로 인한 슬픔은 결코 사라지거나 끝낼 수 있는 종류의 감정이 아니며 그것을 억지로 극복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래도록 표출되지 못한 사별의 아픔은 도리어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저자는 10대 시절에 어머니를, 20대 때 아버지를 잃은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 겪어온 감정을 세심하게 돌아보며 자기 고백을 털어놓는 동시에 오래전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 100명 이상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상실을 들여다본다. 더불어 슬픔과 애도에 관한 다양한 학술 연구를 폭넓게 아우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또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지, 거대하고도 깊은 상실의 슬픔을 끌어안으면서도 보다 건강하게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온 힘을 다해 상실과 애도를 이해하려는 저자의 끈질기고도 절박한 사투는 독자들로 하여금 사별로 인한 슬픔이 ‘비정상’도 ‘질병’도 아닌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오히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특성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그 슬픔을 통해 성장하고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까지 전한다. 《슬픔 이후의 슬픔》은 2022년 코로나로 인한 거대한 상실의 흐름 한가운데 서 있는 많은 독자들에게 슬픔에 대한 깊은 통찰과 다정한 위로를 동시에 선사해줄 것이다.
누구나 한번은 경험하는 보편적 감정,
사별의 슬픔에 대하여
우리는 살면서 반드시 한번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마주한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혹은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가까운 사람을 잃는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그 대상이 부모나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 등 가족이나 연인일 경우 남겨진 사람은 상실의 충격과 고통, 그리움, 슬픔 같은 감정에 휩싸인다. 이처럼 사별로 인한 슬픔은 피할 수 없는 경험이자 보편적인 감정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상실로 인한 고통에 대해 선뜻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사별의 슬픔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도,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위로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데도 익숙하지 않다. 며칠 혹은 몇 주, 장례를 치르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별의 아픔은 잊고 극복해야 할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제 그만 잊고 나아갈 때야.” 같은 말들 속에서 억눌린 슬픔은 평생의 응어리가 된다.
《슬픔 이후의 슬픔》은 바로 그런 응어리를 품에 안고 사는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 저자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애도는 결코 단시간에 없애버릴 수 있는 감정이 아니며 ‘왜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것인지’ 스스로를 다그치는 태도가 오히려 상실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일을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10대 시절에 어머니를 유방암으로 잃은 저자가 정확히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의 조언은 뼛속 깊이 와닿는다. 당시 저자는 ‘슬픔을 빨리 털어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집안의 장녀로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수험생으로서 마음 가득 차오르는 슬픔을 무시하고 부지런히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았고, 그래도 될 줄 알았다. “이제 그만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지.” 모두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러나 제때 해소되지 못한 애도는 남은 삶 내내 저자를 괴롭혔다. 가까이는 고등학교 졸업식에서부터 성인이 된 이후에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이후에도 슬픔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저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그때부터 수차례의 상담과 연구, 인터뷰를 한 뒤에야 저자는 자신이 제대로 된 애도를 하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잘못된 애도의 대표적 사례로 내세우며 애도를 둘러싼 깊은 통찰과 사유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참된 애도와 슬픔의 필요성을 몸소 입증하는 산 증인으로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통렬한 자기고백과 깊은 공감을 녹여낸 수많은 인터뷰, 애도에 관한 방대한 연구 자료를 폭넓게 아우르며 글을 써 나간다.
애도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
그리고 슬픔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
그렇게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애도와 슬픔을 공부하며 얻은 지식과 통찰을 집대성한 책이 바로 《슬픔 이후의 슬픔》이다. 저자는 어쩌다 우리 사회가 슬픔이라는 감정을 극복하고 뛰어넘어야 할 ‘허들’로 여기게 되었는지 애도의 역사를 살피는 한편 오늘날 우리의 애도 문화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점검한다. 동시에 오래 전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과의 장시간 인터뷰와 연구 자료를 촘촘하게 엮어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며 슬픔과 애도를 둘러싼 수많은 오해를 하나씩 풀어낸다.
이를테면 널리 알려진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 이론’은 사실상 애도 이론으로서는 힘을 잃은 지 오래이며, 처음 해당 이론을 제안한 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조차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의 이론을 부정했다. 저자는 어머니를 여의었을 때 자신의 애도를 이 다섯 단계 이론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다 실패한 경험담을 밝히며 상실을 경험하는 모두가 동일한 과정을 획일적으로 따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그런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발상이나 강요가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무엇보다 이 책은 슬픔과 애도를 올바르게 풀어내는 고유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돋보인다. 사별로 인한 슬픔은 누구나 경험하는 보편적 경험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각자가 경험하는 애도의 양상과 형태가 모두 다르다. 때문에 애도의 방법도 그만큼 다양해야 한다. 여기서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이야기 만들기’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을 경험했다면 그 상실에 대한 정보와 자신의 감정을 면밀하게 돌아보고 우리에게 익숙한 서사 구조에 따라 자기만의 ‘상실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 이야기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게 털어놓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상실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또 고쳐 쓴다. 이 같은 행위를 통해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한 단계 성장하고 비로소 치유에 이를 수 있다고 저자는 확신한다. 저자의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저자 그 자신이 ‘이야기하기’를 통해 슬픔의 수렁에서 벗어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열일곱 살 때 어머니를 막 여의고 자신이 만들었던 이야기와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이 그 상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두 가지 이야기를 상세히 밝히고 비교하면서 ‘삶을 치유하는 상실 이야기’를 몸소 입증해낸다.
《슬픔 이후의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고 진심을 다해 위로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 담긴 진솔한 자기 고백, 수많은 상실 이야기, 과학적 연구 자료, 방대한 지식과 사유는 이제 막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오래전 고통스러운 상실을 경험하고도 아직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제대로 애도할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동시에 길고 막막해 보이는 애도의 여정에도 끝내는 반드시 빛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내가 만난 名문장, 기쁨과 슬픔이 반반일 때(임지은 작가), 동아일보 2022년 11월 28일(월)〉, 인터넷 교보문고, Daum, 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007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대니얼 크레이그(왼쪽) 주연의 넷플릭스 연말 최고 기대작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오니언’. 그간 OTT 공개 전 극장 개봉을 거쳤던 넷플릭스의 대작 영화들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거뒀지만, 자체 원칙대로 딱 1주만 극장에 걸렸다. 12월 23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넷플릭스
약 1주 극장 개봉으로 최대 1500만달러(약 197억원)를 벌어들였다. 넷플릭스의 연말 최고 기대작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오니언’(이하 ‘나이브스 아웃2′)이 마블·디즈니의 경쟁 영화들을 흥행력으로 넘어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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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미스코리아 선’ 출신 최미나수가 글로벌 국제 대회 ‘미스 어스(Miss Earth)’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4대 미인 대회인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 ‘미스 어스’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최초의 기록이다.
제65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에 당선된 최미나수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재원. 채널A 서바이벌 예능 ‘펜트하우스’에서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며 활약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기도 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세계 4대 미인 대회에서 한국인 중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게 됐다. (출처: 동아일보 2022년 11월 30일)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