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이민 적체에 한인사회 한숨 깊어진다.
미국 이민 시스템의 적체(backlog)가 이제는 단순한 행정 지연 수준을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영주권과 취업비자, 노동허가(EAD), 시민권 등 거의 모든 이민 절차가 크게 지연되면서 수많은 한인 이민 신청자들이 수년째 불확실성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비영리 연구기관 미국이민위원회(AI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이민국(USCIS)의 이민 심사 적체 건수는 2016년 약 350만 건에서 2025년 1,160만 건으로 3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단 10년 만에 미국 이민 시스템 전체가 사실상 마비 수준에 가까운 적체 상태로 들어간 셈입니다.
문제는 신규 신청은 계속 늘어나는데, 실제 심사 완료 건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C는 현재 기준으로 신규 신청이 단 한 건도 추가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기존 적체만 해소하는 데 약 13.8개월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매일 새로운 신청서가 계속 접수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대기 기간은 훨씬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한인 신청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 가족초청 영주권
- 취업이민(EB-2·EB-3)
- 노동허가(EAD)
- 신분조정(I-485)
- 시민권(N-400) 분야 모두에서 심각한 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무 현장에서는 “타임라인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처리 기간이 이제는 케이스별 편차가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신청자는 몇 달 만에 승인되기도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케이스가 아무런 설명 없이 1~2년 이상 계류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최근에는 인터뷰까지 마쳤는데도 수개월 이상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문의해도 USCIS로부터 실질적인 답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영주권 인터뷰를 마친 뒤 1년 넘게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닙니다. 현재의 적체는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고 있는 신청자들까지 체류 불안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
- EAD 갱신 지연으로 직장을 잃거나
- H-1B 연장 시기를 놓치거나
- 자녀가 나이 제한(CSPA)에 걸리거나
- 여행허가(AP) 지연으로 해외 출국이 막히는 사례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허가(EAD) 적체는 많은 신청자들의 생계와 직결되고 있습니다. 영주권 대기 중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EAD 승인이 지연되면, 합법 체류 중인 신청자들조차 직장을 잃고 체류 위기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적체 현상이 단순 행정 문제를 넘어 사실상 “체류 불안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의 재스민 차베스 교수는 “심사 지연이 길어질수록 결과적으로 체류 신분 유지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며 “이는 결국 추방 대상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 강화된 백그라운드 체크
- 인터뷰 확대
- 재심사 강화
- 추가서류요청(RFE) 증가
- 영주권 재검토 등을 대폭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보다 심사 속도는 느려지고, 기각률은 높아지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USCIS 전체 기각률은 2016년 8.6% 수준에서 2025년 11.1%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단순 신규 심사뿐 아니라:
- 과거 이민 기록 재검토
- 영주권자 재조사
- 시민권 박탈 검토 등 사후 검증 작업까지 늘어나면서 USCIS 인력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적체의 원인으로:
- 만성적 예산 부족
- 인력 감축
- 코로나 팬데믹 후유증
- 강화된 심사 정책
- 행정 효율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미국 이민 시스템은 “합법적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조차 극심한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주권이나 비자 절차가 느리더라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승인 여부뿐 아니라 심사 시기 자체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처럼 이민 심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신청서를 접수하는 것만으로 안심할 수 없으며, 장기 대기 가능성을 고려한 체류 전략과 신분 유지 계획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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