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내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이유'

[푸렁콩]

  

* 제도권 밖 연구자모임인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젊은 학자들이

'내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이유'라는 주제를 놓고

<프레시안>에 릴레이 기고를 하고 있더군요. 읽어 보니,

참 간결하고도 쉽게, 그리고 명쾌하게도 써놓았습디다.

'밝은눈' 방에 올릴 터이오니,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연재로...^^

글고, 연구공간 수유+너머 홈페이지는

http://www.transs.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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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그제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나눠준 쪽지입니다.)

연구자의 양심을 걸고, 한미 FTA에 반대합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

하나! 정부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에 대한 정부의 조작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KBS 1TV <쌈> 어제 23시 50분 방영). 

정부는 ‘협정이 체결되면 국내총생산(GDP)이 7.75%나 더 성장할 것’이라고 홍보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연구자는 현재 작성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홍보는 과장된 것이거나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정부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 자료를 인용하면서, 해당 연도를 교묘히 조정함으로써

저성장과 고실업 문제를 감추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FTA 발효시점을 1989년이 아닌 1994년으로

조작해서 저성장이었던 시기를 뺀다든지, 멕시코의 섬유산업 자료를 고성장했던 2000년까지만

계산해서, 그 이후 섬유산업의 붕괴 사실을 감춘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미국과의 FTA 체결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호주의 경우엔 FTA를 체결하기도 전인 2004년 통계를 넣어 성장률을 높이려

했습니다.

반면 한미FTA가 초래할 위험을 지적하는 연구들은 수정되거나 은폐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미FTA의 핵심의제 중의 하나인 ‘투자자-국가간 직접 소송제도’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자

민.관 테스크포스를 꾸려 연구를 의뢰했습니다. 5차례 회의 결론은  ‘도입불가론’이었으나 

‘도입불가피론’으로 바꾸어 수용했습니다.(경향신문. 11.22)

둘! 한미 FTA는 소수 특권층을 위한 협약입니다.

메릴린치 증권과 캡제미니라는 컨설팅 회사가 작성한 ‘아시아.태평양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가 한국에 8만 6000명이 있으며, 작년 대비 부자 증가율에서

한국이 1위라고 합니다. 반면 빈곤율의 상승 속도는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한미 FTA가 가져올 산업 구조는 이런 양극화 경향을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한미 FTA는 미국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농업과 전통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의료, 법률 등)에서도

막대한 실업을 유발할 것입니다. 정부는 고급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이야기합니다만,

최근 서비스업에서 이루어진 혁신이란 ‘고용없는 성장’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즉 정부가 말하는

고급 일자리의 대량 창출이란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한국에서의 경제 성장의 열매는 상위층에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옆의 표를 보시면

경제성장의 성과물은 빈곤층에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표 생략 - -;;)

한미 FTA가 가져오는 선물은 소수특권층이, 그 고통은 바로 우리가 짊어지게 됩니다.

셋! 공공 서비스가 사라집니다.

공공 서비스를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기, 수도, 가스, 대중교통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면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공적 성격 때문에 그동안 정부가 관리해온 것입니다. 하지만 협상국인 미국이 제시한

FTA협정문 초안에 의하면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기업에 대해서도 FTA 협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은 이 조항을 근거로 공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에 항의하며

서비스 요금을 크게 증가시킬 것입니다.

외국 기업은 주식을 외국자본이 사들일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는 규제도 문제삼을 것입니다.

즉 공공기업이 외국자본에게 팔려 갈 것입니다. 민영화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전력이나 가스 등

기간시설의 민영화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건설된 공공재산을 사적인 재산으로 팔아넘기는

과정입니다. 게다가 FTA 체제하에서는 외국 기업에게 팔려 갑니다. 또한 이들 거대 공기업은

통째로 살 수 있는 개인이 없기 때문에 나누어 판매되기 마련입니다. 서비스 영역이 쪼개지면

수지를 맞춰야 하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단위당 이윤이 더 높아져야 합니다. 영리사업을 목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니 한층 더 많이 남겨야겠죠. 그 결과 누구나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던 기초시설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공공 서비스는 부가 전사회적으로 재분배되는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을 거두어 보다 적게 가진 사람들에게 삶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공영역의 파괴를 가져오는 FTA

체제는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할 것이고, 덜 가진 사람들에게 삶은 문자 그대로 ‘서바이벌 게임’이

될 것입니다.

넷! 미국과 FTA를 체결한 다른 나라들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외국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민영화는 심지어 자연의 영역까지 대상으로

삼습니다. 칠레에서는 바다가 민영화되어 자국민이 조업할 때도 벌금을 내거나 구속당해야 했고,

고등학생들은 교육 사유화에 반대하기 위해 데모에 나섰습니다. 현재로서는 강물도 사유화되는

실정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물이 민영화되어 초국적 기업이 수도 사업을 인수했습니다.

운영 과정에서 수돗물 오염 사고가 발생해 정부가 사업 내용을 제한하자 기업이 부당한 침해라며

FTA 규정을 들어 제소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의료 서비스는 어떨까요? 현재 한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제도와 민영 보험제가 동시에 실시되고 있습니다. 아픈 사람은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고, 형편에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가의 공공보험제도가 없는

미국에서는 매달 수백에서 수천 달러를 보험료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의료보험도 못 가진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의료 보조가 없어서 암과 같은 큰 병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사소한 질병에도 큰 치료비가 매겨지죠.

이렇게 합시다!

광우병 소고기가 기어코 다시 수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폐기된 줄 알았던 가장 위험한

소고기들도 고스란히 유통되고 있었다니 위험은 이미 우리 안에서 째깍거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합니다.

하나! 자동차 뒷 창문에 한미 FTA를 반대하는 문구를 써서 붙여주세요.

좀 더 한미 FTA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일상에서 가족들과 좀 더 이야기해 보는 것.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일입니다.

둘! 인터넷에서 좀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세요.

정부 자료 외에 좋은 자료가 이미 많이 있습니다.

FTA를 반대하는 사이트에 가입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봅시다.

- 한미 FTA를 막기 위한 네티즌들의 인터넷 카페 http://www.ftakiller.ba.ro

-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http://www.nofta.com

셋! FTA 관련 방송들을 챙겨보세요.

가족들과 함께 KBS 스페셜 (KBS 1TV 토, 일요일 저녁 8시)

[NA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6월 4일자 방영

[한미 FTA 위기인가 기회인가?] 7월 9일자 방영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 미국 쇠고기 보고서] 10월 29일자 방영

꼭 보시고 주변 친구들과 친척들에게도 권해주세요. 그리고 말씀들 나눠보세요.

KBS 홈페이지(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에 가시면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