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7 월 19 일 일요일 맑음
지구의 온도가 0.5 도 차이만 나도 생태계에는 엄청난 변화가 오고
1 도 이상 차이가 나면 생명이 위협받는 재앙을 초래한다.
작물의 생장점인 12 도를 기준으로
12 도 보다 낮으면 생장이 정지하고
12 도 보다 높으면 생장이 시작된다.
지구의 온도가 자꾸 높아지는 온난화의 피해는 어떤 것일까 ?
산업화의 영향으로 발생되는 온실가스 덕분에
각종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다양한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밀감이 남해안으로 이동하고
중부 지방에서 재배되던 사과도 강원 지역으로 재배지가 이동되고 있다.
복분자 재배지로 유명한 고창 지역도 올해는 현저하게 수확이 줄었다 한다.
그러나 추운 지방인 이곳 춘양의 풀천지 복분자는 대풍을 이루었고
그동안 추워서 기르기 힘들었던 단감도
앞으론 이곳 춘양 지역에서도 얼어죽지 않고 잘 자랄수 있다 한다.
재앙으로 연결될수 있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하여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개발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세상에서 가장 배짱 좋은 민족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기에 요즘 초등학생들 조차도
결투끝에 사망했다는 뉴스기사를 보여주는가 보다.
우리의 삶은 갈수록 아슬아슬해질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풀천지의 하루는 변함이 없다.
대파가 어느정도 자라면 억세지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따로 캐내어 한곳에 묻어놓으면 다시 연해지며 두고두고 먹을수 있다.
옛사람의 지혜만 잘 따라서 하면 일년내내 먹을것이 끊이지 않는 법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도통 배우려 하지 않으니 늘 삶이 불안할 수밖에...
이런저런 바쁜일들에 밀려 제때 풀을 매주지 못하였더니
무성한 풀들에 맥을 못추고 생강 싹들이 부진하기 짝이 없다.
풀 우점의 법칙에 따라 모든 작물은 어릴때 잘 돌보아 주지 않으면
이렇게 비어가는 아픔을 견뎌야 한다.
선물도 주고 서비스도 주고 우리도 실컷 먹었는데도
한켠에 조금 심어놓은 풍성한 양상추를 결국 비를 몇번 맞추고 나니
무르고 썩기 시작하여 갈아 엎어야 될것 같다.
농사를 지을 때도 미련은 금물이다.
작물의 생태를 잘 모르는 초보 농부님들이
가끔 미련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수 있다.
겉보기에는 이리 좋아 보여도 아삭하고 상큼한 절묘한 맛이 벌써 없어져버린 것이다.
미련을 버리고 아낌없이 동물들 먹이로 포식 시켜주고
얼른 밭을 갈아 들깨라도 심어 놓으면 또다른 풍요를 즐기게 된다.
2 층 카페 가는길 한쪽에 심어둔 봉선화가 닭벼슬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번 여름밤엔 어느 가족이랑 손톱 끝에 고운 물을 들이게 될까 ?
빠르고 편리한 요즘 세상에 아무도 잘 하지 않는
마늘 주아를 심어두고 힘들게 캐고 있다.
마늘 쫑을 봅지 않고 놓아두면 주아가 열리는데
쌀알같은 주아를 한켠에 심어두면 올망졸망 종자 마늘이 되어준다.
제법 튼실히 자라난 주아들을 다시 심어놓으면
병치레도 안하고 일반 마늘종자보다 월등하게 굵고 튼실한 마늘이 되어준다.
모든 농부님들도 그런줄 뻔히 알면서도
인건비가 나오지 않는 답답한 농사일들을 포기한지 오래이다.
그런데 풀천지는 왜 악착같이 하고 있을까 ?
삶에 대한 인건비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지어내는 보람의 가치가
이미 스스로 무엇보다 크기 때문이다.
풀천지 해결사 재홍이는 감자밭 골에 심어둔 훌쩍 자란 메주콩을
예취기를 이용하여 순지르기를 하고 있다.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고추밑순을 따준다던가 감자 꽃을 따준다던가
마늘 쫑을 뽑아준다던가 하는 일들은 구태여 할 필요 없다 생각되지만
콩 순을 따주거나 잘라주는 일은 반드시 하는게 좋을 것이다.
자체 거름공장을 갖고 있는 콩이 이미 뿌려둔 거름으로 인하여
웃자라기 때문에 영양 성장을 멈추고 생식 성장을 하게 해주어
수확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번 넘어지면 일으켜 주어도 소용없는 콩의 특성상
웃자라 쓰러지지 않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모님의 슬픔을 잊기라도 하려는 듯이
부지런히 풀을 매는 풀향기 아내의 모습이 짠하다.
풀천지 해결사 재홍이는 예취기질을 하다 말고
시멘트 가루를 자욱이 날리며 무얼 하는 것일까 ?
농정을 설치해 두었는데
계량기에 장착된 콘센트가 약하기 때문에
따로 선을 연결 하여 파쇄기 옆에 안심하고 쓸수 있는 콘센트를 만들어 두었는데
시멘트 바닥 위에 드러나 있는 전선을 그라인더를 이용하여
시멘트 바닥을 절단하는 작업이다.
시멘트 가루가 엄청나게 날려 기분은 좋지 않지만
생각보다 날의 성능이 좋아 원하는 대로 작업을 할수 있었다.
햄머와 정을 이용하여
시멘트를 걷어내고
전선을 묻고 흙으로 평탄작업을 하니
거름일 하기가 용이해졌다.
농사 지으며 살아가면서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퇴비 재료들과
풀천지 네 식구가 온갖 좋은 것만 먹고 배출시킨 음식 쓰레기들을 더하고
개 세마리와 토끼 세마리 그리고 거름 공장이라해도 손색이 없는
70 여 마리 가까운 오리장 거름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수시로 거름더미들을 만들어 두어야 전혀 외부의 도움없이
일년 이상 충분히 숙성시킨 가장 좋은 거름들로
건강하고 깨끗한 최고의 농사를 지어낼수 있는 것이다.
바쁜일에 밀려 파쇄할 재료들을 비를 맞추었더니
젖은 재료들을 넣지 말아야 함을 뻔히 알면서도 서두르는 마음이 앞을 서는 바람에
그냥 강행하였더니 역시나 기계안이 비를 맞은것처럼 난장판이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정신없이 바쁜 일들을 뒤로 하고
파쇄기를 완전 분해하여 깨끗이 닦아주기로 하였다.
첫댓글 형님! 오랜만에 풀천지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을 봅니다...오늘따라 왠지 허전함과 쓸쓸함이 느껴지는군요...한동안 허전한 마음 가눌길없을 형수님과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해 봅니다...
빗속을 뚫고 달려갈때 자네가 보내준 우정의 전화는 유난히 따뜻했었네 ~ 당분간 허전하고 쓸쓸하겠지만 그분이 남겨놓은 몫까지 사랑하는 나날이 될것일세.
그러거나 말거나 변함 없는 풀천지의 하루... 그러거나 말거나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밤이 지나면 해가 뜨는 것처럼...
그러거나 말거나 더욱 그리워지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