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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은 인천상륙작전 55주년 기념일. 대다수 국민은 그동안 인천상륙작전을 6·25전쟁의 흐름을 바꿔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은 역사적 사건으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일부 급진세력이 상륙작전을 지휘한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동상 철거를 주장하면서 우리 사회가 이념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전국민중연대 등 일부 운동권 단체는 폭력 시위까지 벌이면서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국을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교포 간담회에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맥아더 동상은 우리의 역사다. 동상을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한미관계를 관리해선 안 된다. 동상을 그대로 두고 역사로서 존중하고 나쁜 건 나쁜 대로 기억하고, 좋은 것은 좋은 대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비롯한 노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은 사태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상인(全相仁·사회학) 서울대 교수는 “이번 사안은 동상 철거 요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거대한 마스터플랜 아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직(金容稙·정치학) 성신여대 교수는 “현 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가 감정적, 정치 보복적, 정략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눈치 챈 세력이 이를 악용해서 여러 가지 사안을 터뜨리고 나서는 양상”이라며 “이는 중국 문화혁명 때 홍위병들이 엘리트나 지식인층이 쌓아놓은 것을 다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시대 상황이 변함에 따라 기존의 역사관이나 가치관이 도전받고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이런 과정은 학문적 논의와 토론을 거쳐 객관적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호기(金晧起·사회학) 연세대 교수는 “역사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개의 잣대가 있을 수 있는데 특정 관점에 따라 과거를 일방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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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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