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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여수 세계박람회Expo
일시:2012년 6월 12일 화요일~14일 목요일
여행지:여수 엑스포 박람회, 오동도, 흥국사, 돌산대교 야경, 만성리 해수욕장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김포공항 출발, 여수공항 도착, 2012여수 세계박람회 관람
* 서울 김포공항 출발
서울 김포공항은 아주 정겨운 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생기기 전에는 이곳에서 해외행 비행기도 탔었다. 지금은 국내선과 국제선이 분리되어 있고, 아시아 쪽으로 몇 나라는 이곳에서 비행기가 왕래하기도 한다. 국제선이 분리되어 인천으로 갔어도 김포공항 역시 예전보다 더 발전되었다. 출입하는 내외국인도 많아졌다. 올 때마다 탑승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공항 내부도 상당히 쾌적하고 잘 꾸며 놓았다. 오늘은 2012년 5월 12일~8월 12일까지 2012여수 세계박람회 개최를 알리는 문구가 크게 걸려 있다.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은 여수다. 물론 여수 엑스포 관람을 위해서다. 벌써 2012여수 세계박람회장으로 마음이 달려간다.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하고 아름다운 여수여행의 서곡이 열리고 있다.
* 여수 공항 도착
여수 공항은 전에도 왔었기에 낯설지 않다. 공항 건물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우아하다. 내경도 아름다운 공항이다. 지금은 안에도 밖에도 여수 세계박람회를 알리는 안내 문구로 곱게 장식되어 있다. 우리 부부 역시 이번 여수 여행은 2012여수 세계박람회Expo를 관람하는 것을 목적으로 왔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여수의 명소를 돌아볼 것이다. 화사한 햇살이 여수 엑스포를 축복하는 듯하다. 버스를 타고 엑스포장으로 이동했다.
* 여수 세계박람회장 외경
정문 앞에서부터 오동도 쪽으로 돌라보았다. 정문은 참으로 웅장하다. 엑스포 개최의 프랑카드가 휘날리고 국제관과 한국관이 눈에 들어온다. 입장하는 통로는 하얀색 파도 물결의 지붕이 넘실 거린다. 정문에서 오동도 가는 방향으로 더 갔을 때 드넓은 엑스포장이 전개된다. 쭉 뻗은 길에는 관람객들이 많다. 아쿠아리움 건물도 우람하게 서 있다. 둥근 모양의 분수 쇼장 빅오 건축물이 바다 위에 아름답게 떠 있다. 엑스포 공원에는 꽃과 물의 놀이터가 공간을 곱게 장식하고 있다. 곁에는 엠블 호텔이 높이 솟구쳐 올라 비경을 더해준다. 건축 조형이 예술적이다. 차도에는 수많은 차들이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어느새 오동도 입구에 도달했다. 오동도가 바다의 길을 따라 훤히 보인다. 여수 항구에 정박한 배들도 바다 향수를 자아낸다. 모두가 여수 세계박람회장을 빛내는 풍경들이다.
* 자산공원 일출정
이곳 공원은 오동도 입구에 있다. 엑스포 공원 끝부분 차도 건너에 있다. 오롯한 산에 정자 하나가 시선을 이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정까지 계단을 따라 올랐다. 오르면서 주변 풍경을 돌아보면 비경이다. 오동도가 그렇고, 여수 앞바다가 그렇고, 더 올라갔을 때 산정에서 본 엑스포장이 그렇다. 산정의 정자가 일출정이다. 정자 2층에 오르니 그 전망은 황홀한 절경이다. 무엇보다도 시선을 집중 시키는 곳은 박람회장이다. 한눈에 모두 담긴다. 가까이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아주 우람하고 뺴어난 경관이다. 저 건너 바다의 길을 따라 가면 거기 오동도가 정숙한 여인으로 앉아 있다. 안온한 여수 앞바다에는 여객선를 비롯한 여러 배들이 고운 풍경을 그려낸다. 자산공원은 아직 조성 공사가 계속 되고 있다. 자산공원은 잘 모르고 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명소에 올라보고, 산줄기를 내려오면서 여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덤으로 얻어 가는 것 같아 참으로 행복했다.
* 2012여수 세계박람회Expo 관람
정문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한국의 드높은 위상이 여수 앞바다에서 휘날리고 있다. 하얀 엑스포 건물 물결들이 출렁이고 있다. 구불구불 파도를 연상케 하는 정문 지붕의 연결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가슴과 온몸을 흡입한다. 문이 모두 4개인데 우리 부부는 1문으로 입장했다. 그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엑스포 홈페이지의 참고사항을 읽고 왔기 때문이다.
공식 명칭은 2012여수세계박람회다. 주제는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으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가 다루는 범위를 바다와 연안에 한정하였으며, 자원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의 개념을 추가하여 주제가 포괄적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했다. 이러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인류가 특정한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다루는 인정박람회의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상징 마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상징화 하였고, 전체적인 원의 모양은 지구를 의미하며 그 안에 속한 동적인 3개의 모티브를 통하여 미래지향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상징 마스코트는 두 사람 모양인데 여니는 'open' 이란 이미지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알린다는 의미이고, 수니는 '물', '우수한'의 이미지로 해양박람회의 상징뿐만 아니라 우수하고 수준 높은 박람회를 표현한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대효과도 상당히 크다고 하니 여수 엑스포를 위해 큰 땀과 노력으로 노고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였겠지만 관람객들로서는 그저 감사하고 가슴 벅찬 걸음, 걸음들이다.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서 인류의 업적과 미래의 전망을 일정한 주제를 통하여 한자리에서 전시함으로써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들에 대하여 해결방안과 비전을 제시하여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하는 경제, 문화 분야의 종합올림픽이다. 오늘날의 엑스포는 인류가 이룩한 과학적, 문화적 성과와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는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박람회Expo는 18세기 말부터 프랑스에서 기술진보를 장려하기 위해 국내 산업전시회를 개최하던 것이 각국에 전파되어 1851년 영국에서 최초로 수정궁 만국산업박람회가 열리게 된 것이 효시다.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과당경쟁과 참가국과 개최국 간의 이해관계 해소를 위해 1928년에「국제박람회조약」을 제정하고, 세계박람회기구BIE를 설립했다. 세계박람회는 전시공간을 이용하여 인류의 새로운 과학기술 발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과학기술 창조의 컨베이어 역할을 해 왔으며, 이러한 새로운 발명과 성과는 산업혁명, 자동차 혁명, 통신·정보혁명 및 환경보호 혁명과 같은 인류사회의 여러 중대한 발전단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세계 경제발전에 대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간 곳은 아쿠아리움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사방에서 볼 수 있는 수조가 웅장하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여수까지 1,100km 해상을 건너 왔다는 벨루 흰고래가 3마리가 시선을 강하게 이끈다. 상하좌우로 헤엄치며 우람한 몸매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그외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씩씩한 움직임으로 사람들과 하나로 호흡한다. 아쿠아리움 안에 넓은 광장이 있다. 앉을 수 있는 객석도 있다. 수많은 물고기들의 유영 앞에 서면 흡사 사람이 바다 속에 들어간 환상이다. 아치형 수조는 참으로 경이로운 정경이어서 눈과 가슴과 온몸이 전율한다. 아쿠아리움이 여수 엑스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관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한국관에서는 한국인의 바다정신과 해양역량 이라는 주제로 사방의 벽면에서 흐르는 영상이 가슴을 훈훈하게 적신다. 두 개의 관에서 한국인의 바다정신과 해양한국의 미래비전 제시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시한다. 해양한국의 특징과 가치를 재조명, 글로벌 리더로서의 해양한국의 비전 제시는 세계 속에서 높은 위상으로 키운 자랑스런 내 조국 대한민국을 찬란하게 재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촌과 바다의 생활상을 전개하며 옛 향수를 부르기도 한다. 관객들은 바닥에 편안하게 앉아서 관람한다. 끝날 무렵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등장하여 관객과 함께 손잡고 돌며 절정에 이른다. 바로 곁에 있는 또 하나의 한국관에서는 둥근 하늘을 연상시키며 천정에서 지구 곳곳의 자연생태와 인류의 위한 바다의 미래를 대한민국이 열어 가겠다는 메시지의 영상이 강하게 전율하고 있다. 바닥에 앉아, 더러는 누워서 벅찬 환상에 젖는 시간이다.
국제관은 비행기 타고 떠나지 않는 세계 여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박람회의 꽃이라고 걸음을 화사하게 이끈다. A, B, C, D 4개 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참가국의 사람들이 와서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고 있다. 인도는 인도의 유적으로 꾸며 놓은 입구의 문에서부터 인도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을 부르른다. 이집트는 강 이야기라는 부제로 문을 연다. 이집트 카이로의 도심을 흐르던 그 나일강이 눈앞에 다가오는 환상에 젔는다. 그외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를 돌아보았다. 비록 사진이나 영상 자료가 대부분이지만 정성껏 마련해 놓은 세계 국가들의 문화 유적 속에서 잠시나마 세계여행을 하는 행복감을 느낀다.
한 가족이 바다로 향하는 동상과 엑스포홀을 지날 때는 대형 천정 자막에서 바다 영상이 흐른다. 라스베가스에서 보았던 도심 대로의 천정에서 흐르던 그 야경의 영상이 연상되며 한동안 걸음을 멈추었다. 기둥 하나도, 설치물 하나도, 엑스포장의 그 어느 하나도 모두 첨단 과학의 기막힌 조형이다. 드넓은 엑스포 광장 중앙에는 분수가 솟구치고 빅오 둥근 분수쇼장과 주제관이 비경을 더해준다. 여니교를 지나 주제관으로 갔다.
주제관은 바다의 가치, 바다와 인류의 상생이라는 컨셉으로 바다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주제관의 관람을 통해 스스로 바다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바다와 인류가 상생하는 미래를 실현하는 첫 번째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 그 목표다. 주제관은 박람회의 주제를 함축하여 보여주는 핵심공간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해상에 지어진 전시관이다. 입장하여 먼저 해양기지를 통해 본 전 세계의 살아있는 바다모습, 인간의 바다에 대한 탐구 노력을 보았다. 생생한 영상으로 실감나게 전개된다. 다음 전시관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물고기가 나와서 말을 한다. 사람을 지목하여 대화도 나눈다. 이 물고기 이름은 듀공인데,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 남태평양에서 온 말하는 포유류 바다 물고기다. 멸종 위기의 대표 물고기를 상징한다. 다음으로 본 메인쇼에서는 어린이와 물고기가 등장하여 바다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인류와 바다가 상생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어린이가 바다 속에서 유영하며 바다의 신비와 아파하는 바닷속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인류가 깨닫지 못했던 바다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이해와 위협받는 바다, 사라져가는 바다의 가치와 바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바다와 인류의 상생으로 듀공과 인간의 교감, 바다와 상생하는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는 인류의 대목에서는 가슴 벅찬 환희다. 듀공이 머리 위 공중을 떠돌며 지나 다니며 관객과 따스한 호흡을 할 때 분위기는 절정에 이른다. 이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주제관 건물의 외경은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듀공이라는 물고기 형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바다 위에 세운 건물로 비경이다. 빅오쇼를 볼 때 주제관 벽면에서도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건물 조형도, 영상 기술도 놀라워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주제관에서 나와 수니교를 건너 가서 마지막으로 빅오쇼를 보았다. Big-O는 오후 2시부터 70분간 해상쇼가 펼쳐지고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수상 공연과 멀티미디어쇼가 이어지는 장소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중심인만큼 꼭 들러 야외 무대를 감상하고 분수쇼를 보아야 하는 곳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킬러콘텐츠로서 폐장에 맞춰 박람회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각종 수변식물과 함께 그늘막, 쉼터, 어린이 놀이터 등이 배치되어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해상무대 및 관람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각종 쇼,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주제관, 국제관,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람동선 상에 위치해 있어 관람객들의 주요 이동 통로로서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밤 9시부터 20분 간은 바다에서 물기둥이 솟구치는 분수쇼를 하고, 밤10시 30분 까지 70분 동안은 둥근 분수대에서 솟구치는 물과 고운 불빛 조명이 함께 분무하며 환상적인 쇼가 전개된다. 관객들은 큰 함성과 박수 갈채로 최상의 찬사를 보낸다. 내 조국의 눈부신 과학 발전과 놀라운 영상 기술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대한민국의 자손임이 자랑스런 순간이다.
이것으로 2012여수 세계박람회Expo 관람은 끝났다. 빅오쇼를 마지막으로 박람회장은 문을 닫는다. 수많은 사람들의 걸음이 빠져 나간다. 어둠을 사뿐히 밟고 낭만을 태우며 손에 손 잡고 각자의 집으로 간다. 우리 부부는 숙소를 정문 앞에서 가까운 곳에 정해서 어려움 없이 포근한 방에 도착했다. 많은 것들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외경과 내경 모두 큰 환희로 저장되고 있다. 박람회장의 아름다운 조형과 전시된 내용들이 전하는 메시지에서 바다와 인류의 상생만이 지구 공존의 길이라는 큰 교훈을 얻었고 관람 기간 동안 가슴 벅찬 환희로 행복했다. 오랜 기억 속에서 훈훈한 영상으로 남을 것이다.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오동도,진남관,이순신장군광장,흥국사,여수국가산업단지,이순신대교,돌산대교 야경
*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의 아침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의 아침을 맞았다. 상쾌한 여수의 아침 풍경이 행복한 하루를 열고 있다. 박람회장은 고요하다. 어제 그렇게도 많이 모여든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다 떠난 엑스포장은 웅장한 건물과 설치물 그리고 고운 길이 아름다운 본체를 드러내고 있다. 오늘 새로운 관람객들을 맞이 하려고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라는 문구가 빛나고 있다. 박람회장을 돌아보고 호수 식당에 가서 옛날식 부페식단으로 맛있게 아침식사를 했다. 여수 바다의 싱싱한 해산물 요리가 입맛을 돋구어 흐뭇한 조식을 했다. 원래 이 식당은 엑스포 행사 직원들의 식당이었단다. 그래서일까, 주인의 인심이 어찌나 후한지 더 잡수시라는 진솔한 권유에 참 배부른 아침밥상이었다. 다시 오겠다는 정겨운 인사로 답례를 하고 식당을 나와 오동도로 향했다. 촉촉한 여수 바다의 엑스포 박람회장의 아침이 열리고 있다. 엑스포 공원 끝에서 이어지는 오동도 길로 걸음을 이끌었다.
* 오동도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과 오동도는 연결되어 있다. 엑스포 공원에서 바다 위에 놓인 긴 길을 따라 걸어 가면 거기 오동도가 있다. 상큼한 아침 바다를 보며 둑길을 걸어서 갔다. 어제 올라 갔던 자산공원의 일출정도 보이고 무엇보다 장관인 것은 바다에 뜬 것 같은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이다. 가까이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절경을 선사한다. 빅오쇼가 열리던 둥근 분수대가 바다의 여인으로 뜬다. 오동도에 거의 왔을 때는 목조 다리가 비경이다. 바다 위 목조 다리를 걸어 오동도에 이르렀다.
전에 가 보지 않은 길을 택하여 초입의 오르막길을 타고 걸어갔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멀리 돌산대교가 보인다. 용굴로 난 나무 계단을 따라 해변으로 가니 용이 나올 것 같은 동굴이 있다. 뒤로는 오동도 등대가 산정에 오롯하다. 우람한 바위가 아슬한 비경이다. 오동도 특유의 대나무와 후박나무 사이를 걸어 바람골도 가 보고, 물개바위에도 가 보고, 오동도등대 전망대에 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곳 전망대에 올라가서 여수의 전경을 한눈에 담았다. 사방을 돌며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 여수를 가슴에 품는 시간이었다. 엑스포장과 돌산대교가 유난히 시선을 이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오동도 특산품인 동백꽃잎 차를 마셨다. 시원하여서 더욱 동백꽃 깊은 향기를 온몸에 스미게 한다. 오동도 전설은 참 슬프다. 한 여인의 지극한 남편에 대한 사랑이 돌비에 새겨져 있다. 음악 공원을 거쳐 바닷가로 내려가 여수 바다풍경을 조망하고 오동도 섬을 하산했다. 오동도 공원에 마련한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기념관에 들러 엑스포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웠다. 역대 개최국과 한국참가국 등을 보며 여수 엑스포의 드높은 위상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많은 시간을 오동도에서 보냈다. 계획 속에 긴 여정으로 잡았기 때문에 오늘 오전을 모두 이곳에 깔았다. 두고두고 그리울 여정이다. 여러번 왔는데도, 올 때마다 뜻깊은 서정으로 추억을 새겨 준다.
* 오동도 코끼리 열차
오동도를 돌아보고 나올 때는 코끼리 열차를 탔다. 걸어가면서 바다 풍경을 보아도 좋은데 동심으로 예전에 탔던 그 코끼리 열차를 다시 한번 타 보고 싶었다. 편도 요금이 500원, 운행 거리가 짧기도 하지만 너무 싼 요금이다. 아마도 이곳을 찾는 관강객을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운행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창문 밖으로 여수 엑스포박람회장이 열리는 바다가 보인다. 코끼리 열차 뒤로는 오동도와 그 앞의 오동도 공원이 보인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이다. 갯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와 온몸을 적시고 낭만은 절창에 이른다. 엑스포장의 엠블 호텔이 눈앞에 이르고 드디어 코끼리 열차는 종점에 도착했다. 어린아이처럼 좋아라 상큼한 걸음으로 내렸다.
다시 엑스포장을 거쳐서 숙소에 가는 길에 점심식사를 했다. 한식부페 식당이다. 6000원에 12가지 반찬이 나오는 아주 좋은 식당이다. 특히 해물이 많이 나와 어제부터 우리 부부는 이 식당에서 여러 차례 식사를 했다. 이것도 여수 엑스포의 한 단면으로 오랜 기억 속에 저장될 고운 추억이다. 엑스포장 주변에 잘 찾아보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식단이 많다. 숙소에 가서 잠시 쉬고 나와 엑스포 박람회장 앞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진남관으로 갔다.
* 진남관
진남관은 여수 엑스포 박람회를 개최하며 티브이에서 방송으로 많이 알린 여수의 명소다. 그 이전부터 와 보고 싶었던 이어서 이번 기회에 들렀다. 엑스포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의 시내에 있다. 도로변에 이순신 장군의 그날의 위용을 기리듯 우람하게 우뚝 서 있다. 진남관 곁 도로 끝 바다 앞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함께 이순신 광장도 있다.
진남관은 여수를 상징하는 중요한 건축물로,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이다. 진남관 터는 조선시대 사백여 년 간 조선 수군의 본거지로 이용되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은 원래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삼았던 진해루가 있던 자리로,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 해인 1599년 조선 선조 32년에 충무공 이순신 후임 통제사 겸 전라좌수사 이시언이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진해루 터에 75칸의 대규모 객사를 세우고,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진남관鎭南館 이라고 이름 지었다. 또한 진남관은 외국의 사신과 중앙으로부터 왕의 명을 받들고 내려온 대신을 접대하는 건물로 사용하기도 했다.
진남관 앞뜰에 세워져 있는 석인상石人像은 기단석 위에 화강암으로 조각하였는데, 관모를 쓰고 단정한 관복에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문인석文人石의 형상이다. 이 석인상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 등 전선을 만들어 왜적의 침입에 대비할 때 왜적들의 공세가 심해지자 그 침공을 막기 위해 의인 전술의 일환으로 석인 7구를 만들어 세웠다고 전해오는 석조물이다. 7구의 석인상이 있었다고 전하지만 6구는 없어지고 현재 1구만 남아있으며, 유유히 서서 적을 바라 보는 듯 당당한 기품을 느낄 수 있는 뛰어난 조각상이다.
진남관 앞에 있는 임란유물전시관은 임진왜란 때의 해전 상황,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세워진 전시관이다. 임란유물전시관에는 전라좌수영성의 축소모형이 상설 전시되어 있는데, 조선시대 초기의 성곽 형태와 성벽, 남문, 동문, 성내 관아 및 민가, 포루, 해자, 연못 등을 연출 함으로서 좌수영성의 실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유물 전시관안에는 거북선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꾸며진 모형이 전시 되어 있어, 거북선 내무에서 노를 젓고, 포를 쏘고, 숙식을 해결하는 수군들의 생활 모습을 관찰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그외에도,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전의 전라좌수영의 남문을 비롯한 여러 부속건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진남관 일대의 옛모습을 알 수 있는 희귀 사진들과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철쇄방비시설의 모형 등도 전시 되어 있고, 국보 제76호인 임진일기 난중일기, 충무공의 서간첩 등의 사본이 전시되어 있다.
진남관에서 바라보이는 여수 잎 바다가 그날의 승전고를 울리는 듯하다. 이순신 장군은 큰 고뇌로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았겠지만 그 후손들은 평화를 지피신 그 분의 큰 덕으로 이렇게 처연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화사한 태양빛이 바다를 더욱 찬연하게 물들인다. 진남관 붉은 기둥들이 이 큰 눈으로 열을 지어 마루를 채우고 있다. 뒤뜰 우물은 가신 님의 넋을 비추이듯 소슬하다. 아직도 한 시대를 오직 조국의 안위를 위해 엮고 떠나신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고인 소중한 유적지다.
* 이순신 광장
진남관 앞에 위치한 시민 광장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와 전라좌수사를 겸직하고 있으면서, 임진왜란을 승리로 여수시는 2010년 4월에 국보 304호 진남관 앞쪽에 이순신광장을 개장하였다. 광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장군도와 돌산대교가 보인다. 진남관 등 주변 유적지와 연계하여 역사·문화의 시발점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거북선축제 등 각종 축제장소로 활용하고 시민 휴식공간이기도 한 여수의 상징 광장이다. 광장 앞 도로 중앙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광장에는 전망대, 무대공연장, 분수, 기념의 벽, 거북선 등이 있다. 기념의 벽에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기록을 상세히 적어 놓았다. 눈 앞에 바다가 있고 돌산대교가 평화롭게 어제와 오늘을 잇고 있다.
* 흥국사
여수 엑스포 박람회를 관람하고, 여수의 유명 사찰인 흥국사를 둘러보는 중요한 여정으로 정하고 왔다. 우리나라의 절은 언제나 종교를 떠나 깊은 상념에 잠기게 한다. 여름의 산사 풍경은 더욱 고결하고 청량하다. 버스에서 내려 영취산 자락을 걸어서 올라갔다. 여수 엑스포 안내 문구가 나무 위에서 길을 안내 하듯이 산길을 밝히고 있다. 절 입구에 승려의 무덤인 부도가 있다. 출가한 승려는 열반 후에 다비하여 재를 산천에 뿌리지만, 고승들은 그 제자들이 스승의 덕화를 기리기 위하여 유골 일부를 모셔 탑을 조성한 것이다. 줄 서 있는 항아리 모양의 흥국사부도군이 중생을 숙연한 걸음으로 이끈다.
영취산 안에 자리한 흥국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건립된 사찰이다. 이 절이 흥하면 나라가 흥하고, 이 절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절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여천국가산업단지 가까이에 위치한 영취산의 깊은 숲속에 보조 국사가 1195년 고려 명종25년에 창건한 흥국사 안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가 많이 있다. 대웅전 축대의 여기 저기에 거북과 용, 그리고 꽃게 모양을 곁들인 대웅전은 흔히 반야수용선이라 불린다. 이는 고통의 연속인 중생을 고통이 없는 세계로 건너게 해주는 도구가 배이며, 이 배는 용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바로 용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웅전 앞뜰에 있는 석등도 역시 거북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흥국사 대웅전은 1624년 계특대사가 절을 다시 세울 때 지은 건물로 영취산 줄기에 자리잡은 배치 구도부터 범상치 않다. 빗살문을 달아 전부 개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웅전 후불 탱화는 보물 제578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의 불상과 탱화가 불도의 중심을 지키고 스님은 산사를 찾아온 중생들에게 설법을 전한다.
흥국사는 또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의승수군의 주둔지이자 훈련소였다. 의승수군유물전시관에는 왜란 당시 전라좌수영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친필로 전해지는 편액 공북루 외 800여점의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수군 승병이 있었던 곳이다. 이때 흥국사 안에서 승병 수군 300여 명이 훈련을 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절 곳곳을 둘러 보았다. 뒷편의 원통전에 이르러서는 만월당 마루에 앉아 영취산을 눈앞에서 보았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 흥국사 대웅전 뒤의 이 영취봉과 진달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그야말로 장관이란다. 그리 높지 않은 산봉우리가 고향의 여름 향수를 진한 목청으로 부른다. 6월인데 아주 더워서 헐떡이는 세인에게 영취산과 산사는 고적한 무아의 쉼을 선사한다.
동종과 여러 부속 건물들을 둘러보고 하산했다. 아까 오르면서 보지 못한 홍교를 절 입구 버스 정류장 곁에서 발견했다. 홍교는 흥국사의 입구에 세워진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로, 보물 제 56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639년 인조 17년에 계특 대사가 쌓은 다리다.흥국사의 입구에 있는 붉은 흙을 깐 홍교의 수려한 모습은 보물의 가치를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온통 푸른 나무들이 아치형 홍교를 감싸고 있어 더욱 아름답다. 목이 말라 아이스크림을 샀다. 좀처럼 먹지 않는 빙식품인데 오늘은 참으로 고마운 식품이다. 홍교 앞에서는 차마 불심에 누가 될까 조심스럽게 먹었다. 춥고 배고프고, 그리고 더운 날에도 속진을 살라야할 것인데 잠시 타는 목마름에 아이스크림을 쥔 손이 부끄러워서다. 52번 버스가 종점인 이곳에 들어오고 우리 부부는 영취산 흥국사의 안온한 불심을 품고 떠나왔다.
* 여수 묘도에서 본 이순신 대교
여수의 명사찰 흥국사를 탐방하고 여수대교를 넘어 묘도에 갔다. 묘도는 여수의 아주 큰 섬이다. 엑스포 고속도로를 아주 넓고 길게 닦아 놓았다. 묘도에서 내려 이순신 대교를 관망했다. 아직 완전하게 완공된 디라는 아니다. 엑스포 박람회장을 찾는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급히 개통된 다리다. 곳곳에 공사 흔적이 그대로 있다. 이순신 대교를 넘으면 광양 제철소와 이어진다. 잠시 들러 본 이순신 대교는 그 이름만큼이나 아주 웅장했다.
* 여수 국가산업 단지
이곳은 전에도 몇 번 왔었다.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라서 새벽 어둠 속에서 산업단지 안을 돌며 하얀 불빛의 야경도 보았고, 한국시인협회에서 탐방하여 강당에서 산단에 대하여 안내설명도 듣고 차를 타고 돌며 견학도 했었다. 그래서 낯설지 않은 여정이다. 엑스포장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흥국사에 갔다가 다시 여수로 돌아올 때는 산업단지 안으로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왔다. 그리고 버스의 종점인 묘도 섬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산업단지의 길로 왔다. 묘도에서 바라본 여수 국가산업 단지는 웅장했다. 바닷가 드넓은 자락을 가득 채운 산단이 바다와 마주하여 더욱 우람하고 훌륭한 풍경이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가슴 훈훈한 내 조국의 위상을 보는 순간이었다.
* 여수시 웅천동 엑스포터미널 환승주차장
흥국사에 갈 때도 올 때도 들린 곳이다. 웅천이라는 지명이 내게는 아주 정답게 다가온다. 그것은 내 고향 보령시에도 웅천이라는 지명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 여수시 웅천동은 엑스포 박람회장을 찾는 외객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 환승주차장을 마련해 둔 곳이다. 시가지와 거리가 깨끗하고, 특히 도로의 꽃화분이 아름답다.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도 보령의 웅천과 유사하여서 버스가 지나는 동안 촉촉한 향수에 젖었다. 웅천 해변 공원도 정겨웠다.
* 돌산대교 야경
흥국사에서 여수 시내로 들어올 때 돌산대교 앞에서 하차했다. 돌산대교 야경을 보기 위해서다. 또한 엑스포장 주변보다는 조용한 곳이기도 하여서다. 바닷가라서 주변 풍경도 아름답다. 숙소를 정해 놓고 해물로 맛있는 석식을 하고 버스를 타고 돌산대교를 건너 갔다. 돌산공원에 올라가서 돌산대교의 야경을 보면 좋다. 돌산대교를 지나 곧바로 하차하여 돌산공원으로 올라갔다. 언덕진 밤길이라서 좀 힘들었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기뻤다. 어업인 위령탑과 돌산대교준공기념탑이 고운 조명에 빛난다. 조금 내려 갔을 때 돌산대교 야경은 절창이었다. 순간마다 색다른 조명으로 황홀한 비경이다. 바다 속에 비치는 불빛이 비경을 더해준다. 조금 떨어진 곳의 엑스포 박람회장 야경도 바다를 곱게 수놓고 있다. 돌산대교는 전에도 몇 번 왔었다.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여수의 아름다운 명소다.
*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엑스포 박람회장 주변,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여수공항출발, 김포공항도착
*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 주변 풍경
오늘 오후에 4시 35분 비행기로 여수를 떠난다. 그래서 오전 시간을 이용하여 엑스포 박람회장 주변을 아보고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 도착하던 날은 엑스포장에서 오른쪽, 즉 오동도 쪽으로 돌아보았는데 지금은 엑스포장 정문에서 왼쪽으로 돌아보았다. 도로변에는 엑스포역과 엑스포타운에 대한 안내 교통판이 있다. 길 건너 산자락에 엑스포 타운 아파트 단지가 아름답다. 엑스포장에서 구름다리로 건너 갈 수 있게 지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건물도 있다. 담장 너머의 엑스포 박람회장 건물들이 우람하게 보인다. 엑스포역이 앞에는 3문 매표소가 있다. 그 여수역이 엑스포역으로 개명된 것이다. 꽃장식이 곱다. 스카이타워가 아주 가까이 보인다. 엑스포의 마스코트인 여니와 수니가 나란히 서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알린다. 2012.5.12~8.12 이라는 행사기간도 대리석 판에 새겨져 있다. 박람회장 주변은 엑스포정 건물과 여수의 자연 풍경으로 아름답다. 영취산 자락의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 사진이 걸린 버스 정류장에서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은 여수 엑스포장 곁의 엑스포역에서 3km로 박람회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엑스포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이곳은 검은 모래 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다. 여수시 만흥동에 있는 만성리 바닷가로 가는 길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터널이 있다. 자연암반으로 된 터널이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조선인과 중국인을 노역으로 쓰며 만든 터널이다. 강제 동원된 노역자들이 쇠망치와 곡괭이로 일일이 파낸 터널이다. 마래 산을 관통하는 마래 터널은 길이가 630m이며, 높이는 4.3m나 된다. 작업 도중 다치고 죽는 사고가 흔한 일이었던 비극의 현장이었다. 특이한 것은 왕복 차선이 하나로 버스가 터널을 지나갈 때 맞은 편에서 다른 차량이 오면 교행하는 장소에서 차 한대가 피해 있었고, 그 사이 버스가 지나갔다. 아슬한 장면이다. 마래 터널을 지나자마자 보이는 것은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다. 여순항쟁 당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현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했는지도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마래 터널은 ‘죽음의 터널’로도 불리는데 이 사건과 함께 만성리에서도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했기 때문이다.
만성리 해변의 마을과 해수욕장이 생각보다 크다. 전에 이곳을 지나며 잠시 보았던 해변인데 그때는 작게 보았는데 현지에 내려보니 우람한 명소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하얀 파도가 낭만을 더해 준다. 해변에는 검은 정말 모래가 깔려 있다. 손으로 한 웅큼 쥐어 보니 모래가 더욱 선명한 검은 색으로 들려 나온다. 이곳 보기 드문 검은 모래찜질은 신경통과 각종 부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래전 부터 음력 4월 20일은 ‘검은 모래 눈 뜨는 날’이라는 민간풍습이 있어 이날이 되면 전국에서 모래찜질을하러 사람들이 모여들기도 한다. 아직은 완연한 여름이 아니라서 사람이 없는 한적한 분위기다. 해변에는 작은 방갈로가 여행객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은 어두운 과거를 뒤로한 채 짙푸른 바다를 내보인다. 작은 어선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꽃과 소나무 등 아름다운 길의 만성리 마을과 검은 모래 해변을 뒤로 하고 아쉬운 걸음으로 떠나왔다.
* 여수공항 출발
우리가 탈 비행기는 오후 4시 45분 아시아나 항공이다. 좀 여유있게 와서 공항 주변을 돌아보았다. 여수공항은 바닷가에 있고 주변엔 산과 농토, 민가도 있다. 아름다운 곳에 위치해 있다. 여수공항에는 엑스포 박람회에 대한 안내물들이 많이 설치 되어 있다. 공항 밖에도 안에도 곳곳에서 안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엑스포다. 2층 탑승장에는 엑스포에 참가한 세계 101개 국가의 국기가 꽂혀 있다. 명화도 전시해 두어 공항 내부가 아름답다.
비행기에 탑승하여 활주로에 왔을 때 멀리 묘도와 광양이 보인다. 우리가 갔던 묘도 섬이다. 묘도와 광양을 있는 이순신대교도 보인다. 광양만의 광양제철소도 어렴풋이 보인다. 여수공항에서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하였고 김포를 향해 높이 치솟아 오른다. 김포까지는 40분~50분 정도 소요된다. 고운 땅, 내 조국의 상공을 보며 날아가는 행복한 시간이다.
* 김포공항 도착
여수에 갈 때와 올 때의 좌석이 동일하여서 갈 때는 서해안 쪽을 보며 갔고, 올 때는 동해안 쪽의 내륙을 보며 왔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산이 많음을 다시 한번 보았다. 오늘 따라 구름도 많은데 하얀 색으로 유년에 보았던 투명한 하늘의 구름과 유사하다. 김포공항 가까이 왔을 때 상공에서 비행기가 보인다.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비행기를 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신기했다. 그 비행기는 대한항공으로 내가 타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 위로 지나갔다. 아마도 김포를 이륙하여 떠나는 비행기인가보다. 김포 상공에 들어오자 김포평야가 반듯반듯한 모양으로 넓게 전개된다. 비행기는 김포공항에 오후 5시 40분경 도착했다. 여수 엑스포 박람회와 여수 지역의 아름다운 명소를 돌아보고 온 여정이 마무리 되는 시간이다. 여수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배우고, 기억 속에 저장하였으니 이제 두고두고 여수가 그리울 때 회억하며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