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7월 23일 월요일 맑음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정확히 5시.
하늘을 보니 붉으스레 달아오르고 있었다. 벌써부터 열기를 내 뿜으려 하나 보다. 해는 아직 동해 바다 속에 잠겨 있을 텐데....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더우려나 ? 하루 이틀 아니고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지치기 시작한다.
베지밀 하나 마시고 서당골로 향했다. “이건표 파이팅”
‘오늘은 4지구를 마무리 한다’ 목표를 정해야 능률이 오르는 법이지. 먼 산에서도 예초기 소리가 드문드믄 들려온다. 나처럼 더위를 피하려 새벽에 작업을 하고 햇님이 지글거리면 몸을 숨기려 하는 사람들이지. 가까우면 인사라도 할 텐데.... 동료의식이 느껴진다.
기름 한 통 태우고 나니 햇님이 내려다 보고 있다. 등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하이. 햇님 오늘은 에지간히만 뜨거워 주세요. 사정 좀 봐주신다 생각하시고요” 그래도 지글지글 성난 얼굴이 펴지지를 않는다.
요새 뭐 때문에 화가 잔뜩 나셨나 ? ‘맘대로 하세요. 나는 나대로 이겨나갈 테니까....’ 그래야 맘이 편하지.
고개를 푹 숙이고 땅만 바라보고 일 하는 거지. 나 죽었다 하고서....
오전 일을 끝내고 드러오면 10시다. 이 때부터는 졸음이 쏟아진다. 시원한 창고방에서 싫컷 자는 거지.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맘놓고 자다보면 늘어져 버린다. 오늘이 그렇다. 5시에 눈을 떠서 밤농약을 사러 갔다오니 6시에나 일을 시작했다. 많이 늦었지.
한 나절 목표인 기름 두통을 다 태우려니 날은 이미 어둡다. 그래도 목표는 완수해야 한다. 맘놓고 깎아댈 수 있는 길바닥 풀로 대들었지. 그런데 오늘은 다른 날보다 덜 어둡다. 일 할만 하더라. 시원하기도 하고.... 하늘을 보니 상현달이 떠서 내려다 보고 있더라. “아, 달님 고마워요. 조금만 더 할 게요”
“오늘 날이 너무 더웠죠 ? 걱정 말고 일 하세요. 몸은 조심하시고....”
“우엥”하는 예초기의 스완송이 얼마나 반갑던지.... 집에 오니 9시다. 오늘 목표는 달성했다. 내일 새벽 밤농약을 하려면 일찍 자야할 텐데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매실청 젓기다. 가라앉은 설탕을 녹이기 위해서 세 번은 저어주어야 한다. 몸이 많이 피곤하지만 할 일은 해야지.
다 젓고나니 12시가 넘었다. 빨리 자자. 내일은 4시 반에 기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