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할 때 주택뿐만 아니라 놀리는 땅(나대지)에 대해서도 세대별로 합산 과세하는 방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현행 6억원 이상인 나대지의 종부세 과세대상을 낮춰 세금 물리는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지금은 개인별로 합산해 주택의 경우 9억원 이상, 나대지는 6억원 이상을 소유하고 있을 때만 종부세를 부과한다. 주택과 나대지에 대해 세대별 합산 과세할 경우 위헌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모든 땅을 등급별로 나눠 개발을 할 경우 공원, 학교, 도로 등의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기반시설부담금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도입된다.
이와 함께 택지개발, 공단조성 등 대규모 개발사업 때 사업시행자로부터 개발이익의 25%를 국가가 환수하는 개발부담금제도 부활한다.
기반시설부담금제와 개발부담금제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서울 강남 재건축은 위축될 전망이다.
1가구 2주택과 비사업용 나대지에 대한 양도소득세율도 올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재 9∼36%인 세율을 최고 50∼60%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나대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이나 국세청이 정하는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땅만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8일 제6차 부동산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토지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했다.
열린우리당 안병엽 부동산기획단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주택을 중심으로 한 투기가 토지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택뿐만 아니라 나대지에 대해서도 종부세를 세대별로 합산 과세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안 단장은 “헌법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어 보니 세대별 합산 과세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있고, 다른 당에서도 이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일단 추진하는 쪽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반시설부담금제와 개발부담금제는 부담금을 물리는 대상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동시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또 토지거래 허가구역에 있는 농지 및 임야를 사는 사람에 대해서는 허가요건을 엄밀하게 따지고, 추후 허가 받은 용도대로 땅을 활용하고 있는지도 철저하게 점검키로 했다.
공공사업을 위해 토지를 수용할 경우 해당 지역에 살지 않으면서 일정금액 이상을 보상 받는 사람에 대해서는 현금 대신 땅이나 채권 등으로 주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토지 보상금이 인근 지역 땅 투기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값싼 산업·주거용지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주택·토지공사나 지방자치단체가 땅을 미리 사서 비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5.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