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따뜻한 믿음
-유시찬 보나벤투라 신부-
부모가 자녀에게 '애야,난 널 믿는단다'.
그리고 남편이 아내에게 '여보,난 당신을 믿어'.라고 말합니다.
머리로 따지고 계산하고 분석한 결과 신빙성이 있기에,그래서 믿는다고 하는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성적 차원을 내포하면서 그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말입니다.
이런 믿음의 경지엔 따뜻함이 물씬 묻었습니다.
부드럽고 활기차고 생명에 넘친 기운이 느껴집니다.
대단히 밝고 건강한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가 무덤에 들어가 보고 믿었다는 믿음도
바로 이 차원의
믿음일 것입니다.
예수님을 모신 무덤에 예수님의 시신은 없고 아마포와 얼굴을 쌌던 수건만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의아함에 빠져들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에게 억지로 믿음을 강요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그렇다고 해서 꼭 한편으론 너무 쉽게 부활를 생각하며 믿음 속으로 빠져드는 것도
아닙니다.
제자가 보고 믿었다는 그 믿음은,예수님의 죽음을 직접 묵격하면서도
도망가고 배신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심한 좌절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던
제자의 그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고,감싸 안고,도닥거려 주는 믿음인 것입니다.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희망이 샘솟고,위안과 평화의 힘이 그 믿음이란 것을 머리로,
이성적으로 설명하고 풀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온 몸을 통해 알아듣고,받아들이게 되고,믿게 되는 것입니다.
제자가 알아듣는 이 믿음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마십시오.
어리석음의 소치도 아니고 광신적인 맹목적 행동도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 존재의 깊디 깊은 곳을 건드리는 체험입니다.
이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면서도 이성의 차원을 뛰어넘는 알아들음이 일어나는 차원이고,
인간을 더욱더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내는 차원입니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부조리와 비애를 목도하면서도 그 속에 함몰되어
버리지 않고 그 모두를 끌어안고 솟구쳐 오르는 놀라운 비상이 일어나는
차원입니다.하여 인간이 참으로 겸손해지고 순박해지고 고요해집니다.
제자가 보여준 이 믿음의 차원을 우리도 일궈내고 살아내야 할 것입니다.
이 믿음은 비범하고 특출난 사람만 이뤄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소박하기 짝이 없는 서민들이 가장
잘 가꿔낼 수 있는 것입니다.
내세울 만한 것 하나 없는 그 텅 빈 영혼 위에 새로운 희망이,새 생명의 기운 이,
새 위로의 숨결이,눈처럼 내려 앉아 쌓이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가난하나 아름다운 서민들은 그 위로와 생명의 기운을 온몸으로 감지하고
믿고 받아들입니다.하여 참으로 부활의 세상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성 삼일 전례를 저의 한인 공동체에 성실하게 참례하면서
성 주간을 성령의 이끄심 안에서 은총으로 보냈고
기쁨으로 부활 하신 주님의 손을 꼭 잡고
새로운 달 4월을 맞이 했습니다.
부활 주일 저희 본당 주보에 실린 유시찬 신부님의 말씀을
쉼터님들과 함께 나누면서 부활 축하인사 드립니다 ~~~.
세상에 내세울것 하나 없는 텅빈 저의 영혼 안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부드러운 봄 기운과 같은 따스함으로 저를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부활 성야때 평상시 지루하게 느껴졌던 긴 독서인데도
이번에는 그 말씀들 안에 잠기게 하여 주셨으며
그 말씀들을 통해서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저에게 보여 주셨던 예수님의 모습이 평소에 제가 그렸던
모습이 아닌, 바로 늘 저의 기도 안에서 있는 이들의 모습으로
절 반겨주신 우리 좋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 드리며,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이곳에 발걸음 하시는
모든 형제와 자매님들에 풍성히 내려주기길 두 손 모읍니다.
주님 부활하셨도다,알렐루야~~~알렐루!!
첫댓글 베로니카님 안녕하세요^^
음악도 글도
마악..맘 속에서
뭔가 상큼한 봄 기운이
일어서게 해유...
와 좋아유^^
고마워서 두 손 모아유^^()
감사 드려요~~~
부드럽고 따뜻한 믿음
노란 봄꽃과도 같습니다.
부활 축하드립니다.*
함께 부활 축하 드리면서 기뻐합니다~~^^
베로니카님 오랫만입니다. 반가워요.
그렇게 그렇게 주님의 말씀을 새기는 부활을 맞으셨군요.
우리 모두의 각자 안에 오신 부활하신 주님은 모두에게 필요한 은총을 펼치십니다.
베로니카님의 아름다운 부활 찬송도 주님의 찬미와 영광을 노래하고 계심으로 더욱 아름답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우리 편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정성만 보여도
그분은 우리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서 오시는 것 같습니다.
록은님께도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이 넘치도록 내려주시길 기도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