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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화 시대 지방마다 역사적 문화를 가지고 문화제를 개최하고 특색 있는 볼거리 먹거리를 가지고 축제를 열고 발길을 모은다.
강릉단오제, 원주한지문화제 등 민족문화로 태동된 문화제도 많지만 화천산천어축제 진해군항제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에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축제가 있고 또 생겨난다.
우리 홍천군에서는 일찍이 한서문화제를 탄생시키고 이 문화제를 통해서 홍천의 역사와 문화에 자긍심을 키우고 주민화합과 문화예술을 융성시켜왔다 .
한서문화제는 한말 일제강점기시대 정치인이며 교육자이고 언론인이었으며 종교지도자인 한서 남궁억 선생이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혼마저 잃어가는 식민지에서 민족자주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애국운동을 홍천군 서면 보리울에서 펼쳤다.
우리 민족성을 닮은 무궁화나무 묘목을 심고 가꾸어 무궁화나무심기 운동을 전국으로 펼치고 보급하였으며, 무궁화로 노랫말을 만든 “무궁화 동산가”와 찬송가에 올린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이라는 노래로 민족혼을 일깨워 주려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다 별세했다.
홍천군민은 선생을 추모하고 그의 큰 뜻을 기리기 위하여 1977년 한서 남궁억선생 기념 사업회를 창립하고 선생의 나라사랑 얼을 기리고 무궁화를 선양하기 위한 한서문화제를 개최하기 시작하였다.
한서 문화제는 홍천군민의 문화적 향수를 표출하여 가장행렬, 농악놀이, 각종 만속경기, 문화예술행사와 읍 면민대항 체육행사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져 2008년까지 이어져 장장 30여년을 군민의 문화축제로 자리매김 하여왔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지방화 시대에 외지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관광성 축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문화잔치로서 역할에만 충실했기 때문에 정신문화적 가치는 탁월했으나 실질적 지방경제에는 크게 공헌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산림청의 공모사업인 무궁화 메카도시로 선정되는 계기가 되어 한서문화제를 폐지하고 무궁화를 선양하는 축제로 2009년부터 “제1회 나라꽃 무궁화 축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나라꽃 무궁화축제”는 10월초에 개최될 것이지만 축제의 주인공인 무궁화는 이미 꽃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기다.
문화제는 특정한 시기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보지만 축제는 그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벚꽃축제를 벚꽃이 없는 여름이나 가을에 개최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산천어 축제에 산천어가 없다면 축제를 개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농존 지역이라 바쁜 농번기를 피하고 여러 여건을 감안하여 시기를 결정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지나온 뒤를 다시 돌아보고 지금의 현실을 토대로 먼 앞을 내다보고 군민의 여론을 들어 결정했을 것이지만 이건 아니지 싶다.
왜?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서문화제를 굳이 폐지하고 새로 무궁화축제를 시작해야 했을까? 그런데 “나라꽃 무궁화 축제는 민족혼의 등대가된 한서 남궁억선생의 얼을 기리며, 남궁억 선생의 나라사랑정신을 군민의 정신으로 승화시켜 홍천군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기위한 축제입니다.” 라고 무궁화축제 개최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서문화제 속에 무궁화의 얼이 있어 무궁축제도 함께 접목되어 오던 터인데 갑자기 한서문화제를 버리고 새로 무궁화 축제를 만들어야 했는지 필자도 여러 번 기고한바 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무궁화 축제가 새로운 모양으로 개최되는 것도 아니고 이름만 고친 형국인데 먼저 이름을 새로 바꾸었다고 나이 까지 새로 시작하여야 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문화제는 지역민의 삶속에 역사가 묻어 있는 문화를 발굴하고 계승 발전시켜 지역문화발전에 연계하는 광범위한 생활문화의 활동이다.
반면에 축제는 아름다운 볼거리, 신나는 놀 거리, 즐거운 먹거리를, 주제로 하여 온 주민들이 참여하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함께 어깨를 들썩이는 “천안삼거리 흥타령 춤 축제” 와 같이 그야말로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이 축제다.
그런데 홍천의 무궁화 축제는 무궁화 꽃도 볼 수 없는 이도저도 아닌 외주 이벤트를 볼거리로 조금보태고 군민이 참여하여 문화체험이나 운동회 정도로 개최할 수밖에는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축제를 개최해야하는 축제위원회나 이를 지원하는 행정기관에서는 힘은 힘대로 들고 돈은 돈대로 들어가야 하는데 노력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무궁화축제로 계속 개최할 것이라면 무궁화 꽃을 주인공으로 하여 홍천이 무궁화의 고장이라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는 준비를 다하여야 할 것이지만 지금의 현실로는 염려스럽기만 하다.
바라건대 한서문화제를 부활하던지 무궁화 축제를 무궁화 문화제로 틀을 바꾸든가 과감한 결단을 하여 35년의 문화제 역사를 이여 갔으면 하는 홍천을 사랑하는 군민의 한사람으로서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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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석도익회장님 의견에 적극 찬성하면서, 군 당국과 군 의회, 문화제 추진, 운영위원회의 답답한 실정을 규탄 합니다. 한서문화제이거나 무궁화축제거나 주인공 무궁화가 만발한 시기에 개최해야 한다는 것은 三尺童子 도 알만한 일입니다. 회장님 힘 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