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정유년 (1597년 9월)＞「 "안위(安衛)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너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해서 어디 가서

정유년 9월 (1597년 9월)<a style="color: #000000;" href="http://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Body&SourID=SOUR001258&Lang=%ED%95%9C%EA%B8%80&Page=6#0.top" target="_top" class="ke-link">맨위로</a>6619월 초1일 (기축) 맑다. [양력 10월 11일]662그대로 벽파진에 머물렀다. 나는 내려가 벽파정위에 앉았는데, 점세(占世)가 탐라에서 나와서 소 다섯 마리를 싣고 와서 바쳤다. 6639월 2일 (경인) 맑다. [양력 10월 12일]664오늘 새벽에 경상수사 배설(裵楔)이 도망갔다. 6659월 3일 (신묘) 아침에 맑았다가 저녁에 비가 뿌렸다. [양력 10월 13일]666밤에는 된바람이 불었다. 봉창아래에서 머리를 웅크리고 있으니 그 심사가 어떠하랴! 6679월 4일 (임진) 맑은데, 된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10월 14일]668배가 가만히 있지 못해서 각 배들을 겨우 보전했다. 천행이다. 6699월 5일 (계사) 된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10월 15일]670각 배를 서로 보전할 수가 없었다. 6719월 6일 (갑오) [양력 10월 16일]672바람은 조금 자는 듯 했으나, 물결은 가라앉지 앉았다. 추위가 엄습하니 격군들 때문에 걱정이다. 6739월 7일 (을미) 맑다. 바람이 비로소 그쳤다. [양력 10월 17일]674탐망군관 림중형(林仲亨)이 와서 보고하기를, 675"적선 쉰다섯 척 가운데 열세 척이 이미 어란 앞바다에 도착했다. 그 뜻이 우리 수군에 있는 것 같다." 676고 했다. 그래서 각 배들에게 엄중히 일러 경계하였다. 677오후 네 시쯤에 적선 열세 척이 곧장 진치고 있는 곳으로우리 배로 향해 왔다. 우리 배들도 닻을 올려 바다로 나가 맞서서 공격하여 급히 나아가니, 적들이 배를 돌려 달아나 버렸다. 뒤 쫓아 먼 바다에까지 갔지만, 바람과 조수가 모두 거슬러 흘러(逆流) 항해할 수가 없어 복병선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더 쫓아가지 않고 벽파진으로 돌아왔다. 678이 날 밤에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며 말하기를, 679"오늘 밤에는 반드시 아무래도 적의 야습이 있을 것 같아, 여러 장수 들은 미리 알아서 준비할 것이며,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기는 일이 있으면 군법대로 시행할 것이라" 680고 재삼 타일러 분명히 하고서 헤어졌다. 681밤 열 시쯤에 적선이 포를 쏘며 기습으로 공격해 왔다. 우리의 여러 배들이 겁을 집어 먹는 것 같아 다시금 엄명을 내리고,내가 탄 배가 곧장 적선 앞으로 가서 지자포를 쏘니 강산이 진동했다. 그랬더니 적의 무리는 당해 내지 못하고 네 번이나 나왔다 물러났다 하면서 포를 쏘아댔다. 682밤 한시가 되니 아주 물러 갔다. 이들은 전에 한산도에서 승리를 얻은 자들이다. 6839월 8일 (병신) 맑다. [양력 10월 18일]684적선이 오지 않았다. 여러 장수들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우수사 김억추(金億秋)는 겨우 만호깜이나 맞을까 대장으로 쓰일 재목은 못되는 데도 좌의정 김응남(金應南)이 서로 친밀한 사이라고 해서 억지로 임명하여 보냈다. 이러고서야 조정에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다만 때를 못 만난 것을 한탄할 뿐이다. 6859월 9일 (정유) 맑다. [양력 10월 19일]686오늘이 곧 9일(중양절)이다. 군대 전부에게도 좋은 명절이다. 나는 복재기(喪制)이지만 여러 장병들에게야 먹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제주에서 나온 소 다섯 마리를 녹도와 안골포 두 만호에게 주어서 장병들에게 음식을 먹이고 있는 데, 저녁나절에 적선 두 척이 어란포에서 바로 감보도(진도군 고군면)로 들어와 우리 배의 많은지 적은지를 정탐했다. 687영등포만호 조계종이 끝까지 따라 갔더니, 적들은 어리둥절하여 배에 실었던 물건을 몽땅 바다 가운데로 던져버리고 달아났다. 6889월 10일 (무술) 맑다. [양력 10월 20일]689적선들이 멀리 달아났다. 6909월 11일 (기해) 흐리고 비가 올 것 같다. [양력 10월 21일]691홀로 배 위에 앉았으니, 그리운 생각에 눈물이 흘렀다. 세상에 어찌 나같은 사람이 있겠는가! 아들 회는 내 심정을 알고 심히 언짢아 하였다. 6929월 12일 (경자) 종일 비가 뿌렸다. [양력 10월 22일]693봉창 아래서 심회를 걷잡을 수가 없었다. 6949월 13일 (신축) 맑은데 된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10월 23일]695배가 가만 있지를 못했다. 꿈이 이상하다. 임진년에 대첩했을 때와 얼추 같다. 이 징조를 모르겠다. 6969월 14일 (임인) 맑다. [양력 10월 24일]697벽파정 맞은편에서 연기가 오르기에 배를 보내어 싣고 오니 바로 임준영(任俊英)이 육지를 정탐하고 와서 말하기를, 698"적선 이백 여 척 가운데 쉰다섯 척이 이미 어란 앞바다에 들어왔다." 699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700"적에게 사로잡혔던 김중걸(金仲乞)이 전하는데, 이 달 6일에 달마산으로 피난갔다가 왜놈에게 붙잡혀 묶여서는 왜선에 실렸습니다. 김해에 사는 이름 모르는 한 사람이 왜장에게 빌어서 묶인 것을 풀어 주었습니다. 그 날 밤에 김해 사람이 김중걸(金仲乞)의 귀에다 대고 말하기를, 왜놈들이 모여 의논하는 말이, `조선 수군 열 여 척이 왜선을 추격하여 사살하고 불태웠으므로 할 수 없이 보복해야 하겠다. 극히 통분하다. 각 처의 배를 불러 모아 조선 수군들을 모조리 죽인 뒤에 한강으로 올라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701는 것이었다. 이 말은 비록 모두 믿기는 어려우나, 그럴 수도 없지 않으므로, 전령선을 우수영으로 보내어 피난민들을 타일러 곧 뭍으로 올라 가라고 하였다. 7029월 15일 (계묘) 맑다. [양력 10월 25일]703조수를 타고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우수영 앞바다로 진을 옮겼다. 704벽파정 뒤에는 울돌목이 있는데 수가 적은 수군으로써 명량을 등지고 진을 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면서 이르되, 705"병법에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고 했으며,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사람이라도 두렵게 한다'고 했음은 지금 우리를 두고 한 말이다. 너희 여러 장수들이 살려는 생각은 하지 마라.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기면 군법으로 다스릴 것이다. 조금이라도 너그럽게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706하고 재삼 엄중히 약속 했다. 이 날 밤 신인(神人)이 꿈에 나타나, '이렇게 하면 크게 이기고, 이렇게 하면 지게 된다' 고 일러 주었다. 7079월 16일 (갑진) 맑다. [양력 10월 26일]708아침에 별망군이 나와서 보고하는데, 적선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울돌목을 거쳐 곧바로 진치고 있는 곳으로 곧장 온다고 했다. 곧 여러 배에 명령하여 닻을 올리고 바다로 나가니, 적선 백서른세 척이 우리의 여러 배를 에워쌌다. 709대장선이 홀로 적진 속으르 들어가 포탄과 화살을 비바람같이 쏘아대건만 여러 배들은 관망만 하고 진군하지 않아 사태가 장차 헤아릴 수 없게 되었다. 여러 장수들이 적은 군사로써 많은 적을 맞아 싸우는 형세임을 알고 돌아서 피할 궁리만 했다. 710우수사 김억추(金億秋)가 탄 배는 물러나 아득히 먼 곳에 있었다. 나는 노를 바삐 저어 앞으로 돌진하여 지자총통 ∙ 현자총통 등 각 종 총통을 어지러이 쏘아대니, 마치 나가는 게 바람같기도 하고 우레 같기도 하였다. 711군관들이 배 위에 빽빽히 서서 빗발치듯이 쏘아대니, 적의 무리가 감히 대들지 못하고 나왔다 물러갔다 하곤 했다. 712그러나 적에게 몇겹으로 둘러 싸여 앞으로 어찌 될지 한 가진들 알 수가 없었다. 배마다의 사람들이 서로 돌아보며 얼굴빛을 잃었다. 나는 침착하게 타이러면서, 713"적이 비록 천 척이라도 우리 배에게는 감히 곧바로 덤벼들지 못할 것이다. 일체 마음을 동요치 말고 힘을 다하여 적선에게 쏴라." 714고 하고서, 여러 장수들을 돌아보니, 물러나 먼 바다에 있었다. 나는 배를 돌려 군령을 내리자니 적들이 더 대어들 것 같아 나아 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할 형편이었다. 715호각을 불어서 중군에게 명령하는 깃발을 내리고 또 초요기를 돛대에 올리니, 중군장미 조항첨사 김응함(金應 )의 배가 차차로 내 배에 가까이 오고, 거제현령 안위(安衛)의 배가 먼저 왔다. 나는 배 위에 서서 몸소 안위(安衛)를 불러 이르되, 716"안위(安衛)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너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해서 어디 가서 살것 같으냐?" 717고 하니, 안위(安衛)가 황급히 적선 속으로 돌입했다. 또 김응함(金應 )을 불러 이르되, 718"너는 중군장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하지 않으니, 그 죄를 어찌 면할 것이냐? 당장 처형할 것이로되, 적세 또한 급하므로 우선 공을 세우게 한다." 719고 하니, 두 배가 곧장 쳐들어가 싸우려 할 때, 적장이 그 휘하의 배 두 척을 지휘하여 한꺼번에 개미 붙듯이 안위(安衛)의 배로 매달려 서로 먼저 올라 가려고 다투었다. 720안위(安衛)와 그 배에 탔던 사람들이 죽을 힘을 다하여 몽둥이로 치기도 하고, 긴창으로 찌르기도 하고, 수마석 덩어리로 무수히 어지러이 싸우니 배 위의 사람들은 기진맥진하게 된데다가, 안위(安衛)의 격군 일여덟 명이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는데 거의 구하지 못할 것 같았다. 721나는 배를 돌려 곧장 쳐들어가 빗발치듯 어지러이 쏘아대니, 적선 세 척이 얼추 엎어지고 자빠지는데 녹도만호 송여종(宋汝悰) ∙ 평산포대장 정응두(丁應斗)의 배가 줄이어 와서 합력하 여적을 쏘아 한 놈도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722항복해온 왜놈 준사(俊沙)란 놈은 안골포의 적진에서 투항해온 자이다. 723내 배위에서 내려다 보며, 724"저 무늬 있는 붉은 비단옷을 입은 놈이 적장 `마다시'다" 725고 하였다. 나는 김돌손(金乭孫)으로 하여금 갈구리를 던져 이물로 끌어 올렸다. 그러니 준사는 펄쩍 뛰며, 726"이게 마다시다" 727고 하였다. 그래서, 곧 명령하여 토막으로 자르게 하니, 적의 기운이 크게 꺾여 버렸다. 728이 때 우리의 여러 배들은 적이 다시는 침범해오지 못할 것을 알고 일제히 북을 치며 나아가면서 지자총통 ∙ 현자총통 등을 쏘고, 또 화살을 빗발처럼 쏘니, 그 소리가 바다와 산을 뒤흔들었다. 729우리를 에워 싼 적선 서른 척을 쳐 부수자, 적선들은 물러나 달아나 버리고 다시는 우리 수군에 감히 가까이 오지 못했다. 730그곳에 머무르려 했으나 물살이 무척 험하고 형세도 또한 외롭고 위태로워 건너편 포구로 새벽에 진을 옮겼다가, 당사도(무안군 암태면)로 진을 옮기어 밤을 지냈다. 이것은 참으로 천행이다. 7319월 17일 (을사) 맑다. [양력 10월 27일]732어외도(於外島:무안군 지도면)에 이르니, 피난선이 무려 삼백 여 척이 먼저 와 있었다. 임치첨사는 배에 격군이 없어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733나주진사 림선(林 ) ∙ 림환(林 ) ∙ 림업(林 ) 등이 와서 봤다. 734우리 수군이 대첩한 것을 알고 서로 앞다투어 치하하고, 또 많은 양식을 가져와 군사들에게 주었다. 7359월 18일 (병오) 맑다. [양력 10월 28일]736그대로 어외도에서 머물렀다. 임치첨사가 왔다. 737내 배에서는 순천감목관 김탁과 본영의 종 계생(戒生)이 탄환에 맞아 죽고, 박영남(朴永男)과 봉학(奉鶴) 및 강진현감 이극신(李克新)도 탄환에 맞았으나, 중상에 이르지는 않았다. 7389월 19일 (정미) 맑다. [양력 10월 30일]739일찍 떠나 출항했다. 바람도 순하고 물살도 순조를 타 무사히 칠산(七山: 영광군 낙월면) 바다를 건넜다. 740저녁에 법성포(영광군 법성면) 선창에 이르니, 흉악한 적들이 육지로 해서 들어와 사람사는 집과 창고에 불을 질렀다. 741해질 무렵에 홍농(弘農: 영광군 홍농면) 앞에 이르러, 배를 정박시키고 잤다. 7429월 20일 (무신) 맑고 바람도 순조로왔다. [양력 10월 30일]743새벽에 출항하여 곧장 위도(蝟島: 영광군 위도면)에 이르니, 피난선이 많이 정박해 있었다. 744황득중(黃得中)과 종 금이(金伊) 등을 보내어 종 윤금(允金)을 찾아서 잡아오라고 했더니, 과연 위도 밖에 있었다. 그래서 묶어다가 배 안에 실었다. 745이광축(李光軸) ∙ 이광보(光輔)가 와서 봤다. 이지화(李至和) 부자가 또 와서 봤다. 날이 저물어서 잤다. 7469월 21일 (기유) 맑다. [양력 10월 31일]747일찍 떠나 고군산도(옥구군 미면 선유도)에 이르니, 호남순찰사가 내가 왔다는 말을 듣고 배를 타고 급히 옥구로 갔다고 하였다. 748저녁나절에 광풍이 세게 불었다. 7499월 22일 (경술) 맑은데, 된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11월 1일]750그대로 머물렀다. 나주목사 배응경(裵應 ) ∙ 무장현감 이람(李覽)이 와서 봤다. 7519월 23일 (신해) 맑다. [양력 11월 2일]752승첩한 장계의 초본을 수정했다. 정희열(丁希悅)이 와서 봤다. 7539월 24일 (임자) 맑다. [양력 11월 3일]754몸이 불편하여 신음했다. 김홍원(金弘遠)이 와서 봤다. 7559월 25일 (계축) 맑다. [양력 11월 4일]756이 날 밤에 몸이 몹시 불편하고, 식은 땀이 온 몸을 적셨다. 7579월 26일 (갑인) 맑다. [양력 11월 5일]758몸이 불편하여 종일 나가지 않았다. 이 날 밤에는 식은 땀이 온몸을 적셨다. 7599월 27일 (을묘) 맑다. [양력 11월 6일]760송한(宋漢) ∙ 김국(金國) ∙ 배세춘(裵世春) 등이 승첩장계를 가지고 뱃길로 올라 갔다. 정제(鄭霽)는 충청수사에게 부찰사로 보낼 공문을 가지고 같이 같다. 761몸이 몹시 불편하여 밤내내 아팠다. 7629월 28일 (병진) 맑다. [양력 11월 7일]763송한(宋漢)과 정제(鄭霽)가 바람에 막혀 되돌아 왔다. 7649월 29일 (정사) 맑다. [양력 11월 8일]765송한(宋漢) 등 계본(啓本) ∙ 장달(狀達)(을 가진 사람) 및 판관 정제(鄭霽)는 바람이 순조로와 도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