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조록조록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조록조록.
비가 내려 그런지 왠지 차분한 느낌이 들어요.
글을 낳는 집 장독대는 알고 보니 식초 항아리. 장이 들어있는 항아리는 몇 개 안 되고 나머지는 모두 식초 항아리라고 해요.
지금은 식초를 걸러내는 중.
어제 사모님이 식초 작업을 하길래 들여다 보았더니 '오가피 열매와 겨우살이'가 가득 들어 있었어요.
3년된 식초라고 해요. 이렇게 걸러서 다시 저온창고에 넣어두시는 듯했어요.
물론 판매도 하시고요.
아침 일찍 나갔더니 발자국 소리를 듣고 다가온 아기 냥이.
가까이 오지는 않아요.
글을 낳는 집 터줏대감 방울이는 어김없이 가까이 와서 아는 척을 합니다.
자세히 보니 엊저녁 또 혈투를 벌인 듯.
냥이들 주려고 캔을 가지고 갔으나, 제 맘대로 줄 수는 없어 사모님께 여쭈어 보고 주려고 대기 중이에요.
경치 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방울이와 대화 중.
"넌, 왜 그렇게 싸움박질을 하고 다니는 거냐? 나이도 생각해야지."
"요즘 것들이 싸가지가 없어서 군기를 잡아놔야 한다고요."
"그냥 참고 넘어가면 안 되니?"
"그러면 이것들이 나를 넘보고 까분다고요."
그때 슬금슬금 다가오는 노랑 냥이 두 마리.
아무리 보아도 방울이가 아빠 같은데....
뭘 잘 못한 것인지....잠시 후, 방울이가 쫓아가자 이 녀석들 황급히 도망치네요.
우당탕쿵탕....
사모님을 만나 캔을 제가 줘도 되겠냐고 여쭈어 보니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십니다.
내일 아침부터는 조금씩 나눠줘야겠어요.
오늘 반찬.
엊저녁 출간 파티로 술들을 드셔서 홍합탕과 무나물을 준비하셨다고.
김치와 연근조림, 무나물, 양배추물김치 그리고 홍합탕...
오늘 하루도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잘 먹겠습니다.
어제 장거리 운전과 저녁 때 출간 파티로 알코올을 많이 섭취한 고로...
근처 유명한 화순온천을 다녀오기로 했어요.
화순은 가는 곳마다 다양한 공룡들이 눈에 띕니다.
온천 들어가는 입구에도 거대한 공룡 두 마리가 있는데(사진 없음)
아쿠아나 들어가는 꽃밭에도 이렇게 공룡 두 마리가 있네요.
화순온천은 넓고 물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답니다.
오늘도 화요일임에도 사람들이 꽤 많네요.
뜨끈한 온천물에 피로 싹 녹이고, 근육통도 다 녹이고 돌아와
좋아하는 역사동화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는 수학동화 시놉 짜기!
요 시놉짜기는 쉬운 듯하면서 어려워 잘 안 짜지더라구요.
시놉만 잘 짜면 쓰는 건 일사천리로 잘 될 텐데 말이죠.
저녁 먹고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도 산책을 갔습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
이틀 동안 내린 비로 개울물도 꽤 풍성해졌습니다.
오늘 하루도 나름 잘 보냈습니다!
첫댓글 이제 적응이 되어가시나 봅니다
여유가 느껴집니다^^
여유를 갖고 편히 쉬다 가기로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난 두 사람 먹는 식단 짜는 것도 힘든데
매일 많은 사람 식사를 책임지다니
상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뭔지 모르지만 방울아 화이팅!! 지지 마.
대단하신 분이죠. 지금은 겨울이어서 그렇지 봄여름에는 반찬이 화려했다고 하더라구요. 제철나물이 많이 올라온대요.
방울이가 이 동네 대장이라는데 과연?
반찬해주니 제일 좋겠어요. 잘 쉬다 오세요ㅡ
예,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있다 가려고요. 욕심 낸다고 될 일도 아니더라구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