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조용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활짝 개었어요.
집필실 마당에 늘어서 있는 자동차들...촌장님 차를 제외한 다섯 대의 차는 모두 입주작가들의 차.
꽉 찬 주차장을 보니 뭔지 모르게 흐뭇하네요.ㅋ
오전 8시, 산책길에 나섰어요.
안개로 가득했던 산. 서서히 안개옷을 벗고 있어요.
가을색감이 무척 아름다워요.
늘 가는 산책길 - 용대길 갈림길에서 오늘은 왼쪽길을 선택해 보았어요.
오른쪽으로 쭉 올라가면 저수지가 나오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수양산방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소문에 의하면 수양산방은 철학관 비슷한 곳이라나 봐요. 3~5만원 정도의 돈을 받고 운수를 봐준다네요.
처음에는 그곳이 찻집인 줄 알고 가려고 했었는데, 주위 작가들이 손을 내젓더라고요. 절대 가지 말라고.
오늘의 수확은 요 꽃을 만난 것.
빨간 명자나무꽃은 흔히 보았지만, 분홍색은 처음 보았어요.
빗방울을 머금고 있는 꽃의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들여다 보았답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꽃 보기가 어려운데, 이 얼마나 행운인가요?
오늘의 산책길로 정한 왼쪽길은 별로 볼 것이 없었어요.
아, 그리로 올라가니 용대 보건소가 있더라구요.
다시 내려오다 발견한 돌다리...
사실 지나갈 때마다 특이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볼 새가 없었거든요.
오늘 발견한 표지석
그러니까 저 돌다리가 조선시대 것이라는 거예요.
어쩐지 좀 다르다 했어요.
내려오는 길에 만난 새 - 곤줄박이인가?
아무튼 사진 찍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친해지고 싶어도 잘 안 되는 사람과 새의 관계?
글을 낳는 집에 도착하니 냥이들이 햇빛이 따사로운 잔디밭에 누워 있더라구요.
옳다구니!
갖고간 캔을 과자봉지에 올려놓았더니 두 녀석이 다가와 먹네요.
올까말까 망설이던 가장 작은 녀석도 슬금슬금 다가오고...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도 너무나 똑같이 생겨 구분을 할 수가 없어요.ㅠㅠ
또다른 곳에서 볕바라기를 하던 녀석들에게도 나머지 캔을 분배해 주고....
그러다 이곳 글을 낳는 집 안주인을 만났어요.
만날 종종종 바쁘게 왔다 갔다 하시는 분이어서 말 걸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오늘은 왠일로 이것저것 말씀을 하시네요.
이곳에 있는 독들은 최소한 50년은 된 듯했어요.
알고 보니 사모님은 식초명인일뿐 아니라
조청, 꽃차, 자연음식 등 모든 먹거리의 고수였어요.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입이 쩍 벌어졌답니다.
조청 만드는 과정,
장 만드는 과정,
꽃차 만드는 과정,
음식 등등을 기록으로 자세히 남겨놓으셨더라구요.
모든 음식이 예술이었어요^^
하여튼 배울 점이 많은 분.
있는 동안 하나라도 배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저는 사실, 조청 만드는 법을 좀 배우고 싶었지만....그게 뭐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고.
하여 열심히 사모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지요.
옆방 시인은 건너편 집필실 소설가와 자동차 타고 볼일 보러 가셨고
저는 온실에서 쌈채소 따서 간단히 점심 챙겨먹고, 이웃면 로컬푸드매장에 가보기로 했어요.
쌈채소 보는 재미도 쏠쏠....
이웃해 있는 고서면 로컬푸드매장이 가장 크고 물건이 싱싱하고 좋다기에 차 몰고 나갔다 왔어요.
이것저것 사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4시경....
어제부터 고민고민하며 짜고 있던 수학동화 시놉을 얼기설기 짜놓고
(거의 완성된 시놉짜기는 내일까지가 목표)
옆방 시인이 사온 딸기 먹고, 이것저것 간식 먹고....
지금부터는 또 한 권의 역사동화책 읽어보려 합니다.
(제목 : 소리를 보는 소년)
첫댓글 이제 여유가 느껴져요.
예, 글쓰기에서 좀 자유로워지니까 여유가 있네요^^
선생님 ~ 너무 행복하고 평온한 날을 보내고 계시네요(물론, 글을 쓸때는 치열하겠지만요). 너무 따듯하네요. 글도 낳고 건강한 음식도 맛볼 수 있는 곳이네요 ^^ 선생님에게 정말 좋은 곳이네요 ^^
샘^^ 여기서 만나니 더 반갑네요.
2023년을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와 있답니다.
글쓰기는 진전이 없지만...ㅋㅋ
우리 2024년 1월에 새로운 마음으로 만나요^^
안쌤 일기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ㅡ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지만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살아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명자나무 이쁩니다
맘에 쏘오옥 들어옵니다🩷
돌다리도 멋지고요
시간을 건너온 다리인가요?
시간을 건너는 다리인가요?
저 다리를 건너면 조선시대로 갈듯합니다^^
오래된 항아리도 멋지고요
음식명인이라니!!!!
대단하십니다
와, 시간을 건너는 다리- 동화적 발상이에요^^ 얼른 동화 쓰세요.
@바람숲 저는 글쓰는게 연습이 안돼 있어 힘듭니다
발상만 잘합니다 ...
진득허니 앉아서 손으로 글을 써야하는데
머리속에서 천리를 달려가버려서 손이 못 따라갑니다 ㅠㅠ
@happycountry 그것도 습관이에요. 한번 진득하게 해보세요.
어떤 작가는 무조건 하루에 두 시간 앉아서 아무 거나 쓴다고 해요. 쓰는 습관 들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