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터넷 문화 최고의 트렌드를 꼽으라면 인터넷 소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귀여니, 은반지, 이햇님 등 수많은 인기 작가를 탄생시켰으며 인터넷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소설 등으로 재구성된 작품도 부지기수.
특히 18세 소녀 귀여니(본명 이윤세)의 소설 ‘그 놈은 멋있었다’는 8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더니 올 3월 책으로 출간돼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귀여니 신드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것일까. 최근 ‘존나세’라는 새로운 인터넷 소설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키 190㎝에 몸무게 40㎏. 아이큐는 6백이며 60대1로 싸워도 이기는 전설적인 ‘일진’. ‘존나세’는 고등학생 ‘일진’의 사랑과 일상을 그린 인터넷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원제는 ‘내 남편은 IQ 6백, 세계 서열 0위’. 네티즌 사이에서는 ‘존나세’로 통한다.
‘연예인 이제 그들을 말한다’(cafe. daum.net/nowwetalk) 카페를 통해 등장한 존나세는 발표된 지 며칠 만에 수십 개의 팬카페가 생겼으며, 특히 존나세 최초 카페(cafe.daum.net/ZONNASE)의 경우 개설된 지 한 달도 안된 현재 7만명에 육박하는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주엔 각종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으며, 심지어 우후죽순 생겨난 팬카페끼리 서로 ‘최초’의 카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작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황당한 전개가 인기 요인
아직 7편밖에 발표되지 않은 소설이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말도 안되는 설정과 어이없는 전개 때문이다. 190㎝에 40㎏라는 신체조건과 핏줄이 비칠 정도로 투명한 피부에 쥐 잡아먹은 듯 새빨간 입술, 일명 ‘세븐파마’를 한 머리 스타일. 세계 1위 기업의 아들로 전용 비행기를 갖고 있을 정도로 부자지만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 때문에 ‘싸움의 세계’로 들어섰고, IQ 6백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고등학생. 게다가 시작했다 하면 5시간 동안 키스를 하는 카리스마까지.
전문가들은 존나세의 외모가 기존 인터넷 소설에 대한 풍자라고 분석한다. 즉 기존 소설의 구성요소인 남자 주인공의 외모와 능력,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극단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인터넷 소설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네티즌들의 실소를 자아낸다는 것.
실제로 ‘그 놈은 멋있었다’ 등 인기를 끌고 있는 기존 소설은 불량학생이지만 천성적인 카리스마에 술과 담배, 주먹질과 자동차 운전을 기본으로 하는 있는 킹카를 남자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학생이 줄줄이 따르지만 정작 주인공은 예쁘지도 않고, 이렇다할 특기도 없는 평범한 여고생에게 마음을 뺏긴다. 또 이모티콘과 욕설 등을 동원해 10대들의 ‘코드’에 맞춘 것도 인기 소설들의 공통점이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설정과 표현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출간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끈다는 점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사실.
존나세 역시 예쁘지도, 잘 나가지도 않는 평범한 여고생인 ‘소나기’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세계 서열 3위인 친구 ‘진짜세’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소설에 등장하는 킹카와 퀸카들은 모두 주먹세계 상위권인 ‘일진’들이며, 하나같이 부자에 공부도 잘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과도하게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맞춤법에 맞지 않는 엉성한 문장으로 최근 10대들의 ‘외계어 문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여주인공이 50㎏인 ‘진짜세’를 좋아하지 않으며, 살이 빠진 존나세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키 크고 날씬한(?) 외모만을 좇는 신세대들의 외모 지상주의를 질타하고 있다. 여주인공의 출생 비밀, 남주인공의 불치병 등은 인터넷 소설뿐 아니라 영화, TV 드라마에서의 유행 코드이기도 하다.
작가는 14살 여중생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어이없어 하면서도 ‘통쾌하다’ ‘황홀하다’ 등 역설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존나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장지원(18) 군은 “기존 인터넷 소설이 식상하고 비현실적인데도 인기를 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존나세를 보고 처음엔 ‘뭐 이런 게 다 있나’ 했는데, 계속 읽다 보니 묘하게도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존나세의 과장된 전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게시판에서 논쟁을 벌이던 반 존나세 세력들은 안티 카페(cafe.daum.net/whss ktpdksxl)도 결성했다. 이들은 존나세가 인터넷 소설을 풍자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소설을 더럽히는 낙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진전되자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은 당연한 일. ‘초등학생이다’ ‘3편 이후는 직접 쓴 것이 아니다’ 등 갖가지 소문이 난무하자 작가가 게시판에 해명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장금아 학교 가자’라는 닉네임을 가진 여중생. 그는 현재 공주 북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며, 처음 글을 올릴 때 네티즌들의 비난이 두려워 초등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글을 쓰게 된 동기는 ‘그냥 웃고 즐기자’는 의도였다고.
그는 “귀여니에 대한 반발심에 인터넷 소설을 풍자하려는 의도 반, 그냥 즐기자는 의도 반이었는데, 이렇게 반응이 뜨거워질 줄 몰랐다”며 “팬이 많아진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인터넷 소설 비판 쪽에 무게를 실어 연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네티즌들이 존나세에 열광하고, 그로 인해 잠자던 인터넷 소설에 대한 비판의식이 고개를 든 것만은 분명하다. 존나세 이전에 발표된 인터넷 소설 ‘투명 드래곤’도 존나세와 같은 ‘일진’과 ‘주먹세계’를 과장된 설정으로 그려 일부 매니어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다음 검색본부의 조희제 콘텐츠 매니저는 “작가의 의도가 어떻든 네티즌들의 존나세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기존 인터넷 소설에 대한 반감이 낳은 것”이라며 “해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투명 드래곤’의 경우를 봐도 네티즌들이 인터넷 소설의 비현실성을 극대화한 것을 즐기고 있음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그는 “지금까지 인터넷 소설의 장점만이 부각되었다면 이 소설을 계기로 묻혀있던 인터넷 소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나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단지 소설에만 그치지 않고 갖가지 패러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애로버전, 공고버전, 체고버전 등 문장과 단어를 약간씩 변형한 패러디 소설이 난무하고 있으며, 존나세의 외모를 추측한 다양한 그림과 만화버전, 문장 하나 하나를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칼럼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런 패러디 버전은 존나세 팬카페뿐 아니라 10대들이 모이는 웬만한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이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 com) 등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네티즌들의 놀이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키워드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사진합성, 만화, 그림 등 갖가지 패러디 버전을 만들어 놀이 대상으로 삼는다.
“우리는 이미 그것을 즐기고 있다.”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존나세의 황당함과 과장에 어이없어 하던 네티즌들은 어느새 황당함을 그들만의 문화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첫댓글 길다 ..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안나세 <- 저 오빠 팬이에요
ㅋㅋ 노인정버젼이 최고
ㅋㅋㅋ 때밀이와 노인정이 쵝오..ㅋㅋ
때미세씨. 사랑해염!
벌써 2년이나 흘렀다니 ;;
ㅋㅋㅋㅋㅋㅋ벌써2년이네..노인정버젼이 최고!
난 썰매버젼이 좋던데
존나세 2003년도에 발표된거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투명드래곤그거 ㅋㅋㅋㅋㅋ..... 봉인소설 ..ㅋㅋㅋㅋㅋㅋㅋㅋ
식고자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세 그거 진짜 소설이름이군요.. 전 그냥 ㅋㅋ 지어낸건줄알았는데
대장금버전도 있다던데 보고싶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