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공개 전환 하루 만에 20만 넘어서
28일 오전 9시 16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20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어려워진 현 경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며 시무 7조를 고한다고 밝혔다.
그의 조언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의 내용이다.
지난 12일 작성됐던 이 글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기사 등에 직접 링크된 주소로 들어가 동의를 눌렀고, 청원 동의 인원은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해당 청원 글은 27일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는 검색으로 조회가 불가능하고, 추천 순으로 게시글을 소개한 곳에서도 볼 수 없었다. 해당 글을 바로 볼 수 있는 주소(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MYVsJv)로 접속해야만 볼 수 있었다. 이에 청와대가 일부러 비공개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전날 오후 다시 공개로 전환되면서, 하루 만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해 전체 동의 수 20만을 넘기게 됐다.
◇ ‘시무 7조 상소문’ 전문
塵人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기해년 겨울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 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도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分)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 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잣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관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병마의 사신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를
가려 찾지 않았사오며
절명한 지아비와 지어미 앞에
가난한 자의 울음과 부유한 자의 울음은
공히 처연 했사옵고,
그 해 새벽 도성에 내린 눈은
정승댁의 기왓장에도 여염의 초가지붕에도
함께 내려 스산하였습니다
하오나 폐하
인간의 본성은 본디 나약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고난 앞에 결연하였고
인간의 본성은 본디 추악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역경 앞에 서로 돕고 의지하였나니
아녀자의 치마로 돌을 실어
왜적의 골통을 부순 행주산성이 그러하였고
십시일반 금붙이를 모아
빈사 직전의 나라를 구해낸 경제위기가 그러했듯
이는 곧 난세의 천운이오 치세의 근본이 아니고
무엇이겠사옵니까
이듬해 봄
폐하의 성은에 힘입어
권토중래한 이 나라 백성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아 짚신끈을 다시 매었고
민초들의 삶은 다시 용진하였으니
지아비, 지어미는 젖먹이를 맡길 곳을 찾아
집과 집을 오가며 동분서주 하였고
서신을 보내어 재택근무에 당하는 등
살 길을 찾아 고행하였는 바,
고을 안 남루한 주막에서는
백성의 가락국수가 사발에 담겨
남겨진 할미와 손주의 상에 올랐는데
경상의 멸치와 전라의 다시마로 육수를 낸 국물은
아이의 눈처럼 맑았고
할미의 주름처럼 깊었사오며
산파가 다녀간 고을 민가에서는
어미의 산도를 찢어내며 고군분투한 아이가
마침내 탯줄을 끊어 울음을 터트렸고
창자를 저미는 고통에도 초연했던 어미는
아이를 받아 젖을 이어내고 울음을 터트렸사온데
그 울음과 울음의 사이가 가엾고 또한 섬뜩해
소인은 낮게 엎드려 숨죽였사옵니다
소인이 살펴보건데
백성은 정치 앞에 지리멸렬할 뿐
위태로움 앞에 빈부가 따로 없었고
살고자 함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으며
끼니 앞에 영호남이 어우러져 향기로웠습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폐하
백성들의 삶이 이러할 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 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 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 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부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 천한 백성들의
애 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
과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이옵니까
아니오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이옵니까
또한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데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사옵니까 아니오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사옵니까
하여 경자년 여름
간신이 쥐떼처럼 창궐하여 역병과도 같으니
정책은 난무하나 결과는 전무하여 허망하고
실(實)은 하나이나 설(說)은 다분하니
민심은 사분오열일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바,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 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 살피시어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물론 각지의 군수들을
재촉하시고 이를 주창토록 하시오면
소인은 살아서 더 바랄 것이 없고
죽어서는 각골난망하여
그 은혜를 잊지 않겠사옵니다
하여 소인 조은산은 넙죽 엎드려
삼가 시무 7조를 고하나니
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세금이라는 것이 본디 그 쓰임에 있어
나라의 곳간을 채워 국가 재정을 이어나가고
군대를 키우며 나라의 발전을 도모해
백성들이 삶을 영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은
지당한 일이오나
이 나라의 조세 제도는
십시일반의 미덕이 아닌
육참골단의 고통으로 전락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오며
부유한 것이 죄는 아니거늘 소득의 절반을 빼앗고
부자의 자식이 부자가 되면 안되니 다시 빼앗고
기업을 운영하니 재벌이라 가두어 빼앗고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
일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
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
한평생 고을을 지킨 노인은 고가주택에 기거한다하여 빼앗으니
차라리 개와 소,말처럼 주인의 사료로 연명할지언정
어느 누가 이 땅에서 기업을 일궈 나라에 이바지하고
어느 누가 출세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사옵니까
또한 증세를 통해 나라의 곳간은 채울 수 있을지언정
소비 둔화와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 역시 존재하거늘
이토록 중요한 국가시책을 어찌하여 나라에 널린
학자들의 의견 한번 여쭙지 않고 강행하시옵니까
폐하
조세는 나라의 권한이고
납세는 백성의 책무이나
세율은 민심의 척도이옵니다
증세로 백성을 핍박한 군왕이
어찌 민심을 얻을 수 있겠사오며
하물며 민심을 잃은 군왕이
어찌 천하를 논하고 대업을 이끌 수 있겠사옵니까
부디 망가진 조세 제도를 재정비하시고
세금으로 혜택을 받는 자가 아닌,
세금을 납부하는 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세율을 재조정하시어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시옵소서
二.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스스로 벌어먹지 않고 노니는 백성이
스스로 벌어 토하듯 세금을 각출한 백성의
피와 땀에 들러붙어 배를 두드리고
나라의 곳간을 갉아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것은
감성이오
진정으로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곳간을 열고 자비를 베풀어 구휼하며
재정을 알뜰히 하여 부국강병의 초석을 닦는 것은
이성이니
감성이 이성을 앞서면
게으른 백성이 고기를 씹고
병약한 백성이 마른 침을 삼키는 것과 같으며
이성이 감성을 앞서면
게으른 백성이 고기를 얻기 위해 화살촉을 갈고
병약한 백성이 죽 한 사발로 기운을 차리어
다시 일터로 나가는 것과 같사옵니다
또한 기업을 옥죄는 규제와 세금을 완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저절로 토해내게끔 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하는 것은 이성이오
비정규직철폐니 경제민주화니
소득주도성장이니 최저임금인상이니
세상물정 모르는 것들의 뜬구름 잡는 소리로
기업의 손과 발을 묶어 결국
54조의 혈세를 쏟아붓는 것은 감성에 불과하니
감성이 이성을 앞서면
암탉을 때려잡아 그 고기를 잘게 나누어
굶주린 이들에게 흩뿌려 기름진 넓적다리살에
아귀다툼을 벌이게 하는 것과 같고
이성이 감성을 앞서면
암탉에게 좋은 먹이를 내어 살을 찌우고
크고 신선한 달걀을 연신 받아내어
백성 모두가 닭 한마리씩을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사옵니다
또한 폐하께오서 그리 씹어대고 물어뜯던
22조의 4대강 사업이 그 실체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성이 감성을 누른 까닭이옵고
마땅히 기업이 해야할 일을 백성의 혈세로 대신한 바
폐하의 54조는 증발하여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감성이 이성을 누른 까닭이온데
폐하를 비롯한 대신들과 관료들이 모두
백성들의 감성을 자극해 눈물을 쥐어 짜내기 위한
지지율 확보용 감성팔이 정책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바,
이러한 조정 정책의 기조 변화없이
어찌 다가올 160조 신분배 정책을 지지할 수 있으며
어찌 그에 따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사옵니까
폐하
역사는 군왕의 업적을 논할 뿐
당대의 지지율을 논하지 않사옵니다
부디 정책을 펼치심에 있어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히 여기시고 챙기시어
작금의 지지율로 평가받는 군왕이 아닌
후대의 평가로 역사에 남는 패왕이 되시옵소서
三.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나라의 지정학적 요소와 주변국들의 정세를 간파하지 못하여
한미일이냐 북중러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니
앉은 자리는 가시방석이오 일어서니 키는 제일 작은 것이
작금의 현실이온데
일본과의 외교 마찰로 무역 분쟁을 초래하였으나
이를 외교로 해결하지 않고 정치로 해결하시려
불매운동을 조장하고 양국관계를 파탄낸 바,
여론은 반전되고 지지율은 얻었으나
결국 동북아 안보의 상징인 지소미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것은 명분의 외교이옵고
중국의 패권주의와 북국 돈왕(豚王)의 핵도발의
엄중함을 먼저 고려하시어 한미일 3국의 동맹을
강화하시며 안보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절치부심하여 국력을 키워 극일을 이룬 후에야
비로소 아베의 골통을 쥐어박고 고환을 걷어차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취하는 것은
실리의 외교이옵니다
또한 일본의 의류업체가 연이어 폐점하고
일본의 자동차 업체가 한국 철수를 선언하며
일본의 기업 또한 한국 기업과 거래를 끊고
심지어 농산물과 수산물까지 수입금지에 처한다니
의류업체 근로자, 매장 근로자, 유통업자, 자동차 업체 근로자
영업사원, 수리기사, 농민, 어민, 수출입 관련 근로자
항공사, 항공사 근로자, 관광사, 관광사 근로자 등
수많은 백성들의 일자리와 생계가 위태롭게 된 것은
명분이 실리를 앞선 까닭이온데
이는 결국 백성이 다른 백성의
밥그릇을 걷어찬 꼴과 무엇이 다르며
손이 발을 밉다하여 입을 틀어막아
함께 굶어 죽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사옵니까
또한 평화와 화해 따위의 허황된 말로
감성에 목마른 백성들을 현혹시켜
실질적인 핵폐기는 안중에도 없는
북국의 돈왕과 더불어 성대한 냉면잔치를 열고
결국 구밀복검한 무리들로부터 토사구팽 당하여
백성의 혈세로 지은 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삶은 소대가리라는 치욕마저 당하는 것은
명분의 외교이옵고
국제적 합의에 따라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시고
적극 동참하시어 북국의 돈줄을 막아
서서히 고사시키시며
동시에 한미일 동맹을 굳건히 하여
북국의 돈왕이 스스로 처지를 깨닳아
핵개발을 포기하고 시장을 개방토록 하는 것은
실리의 외교일진데
과연 폐하께오서는 외교에 임하시오며
명분과 실리 중 무엇을 택하셨사옵니까
또한 명분과 실리 중 무엇을 얻으신 것이오
북국과 일본과 중국과 미국 중 무엇과 화친하였으며
작금에 이르러 결국 무엇이 남았다는 말이옵니까
미국의 트럼프는 미치광이지만
자국민의 이익을 확실히 보호했고
중국의 시주석은 공산당의 수령이지만
중국의 시장경제를 대외로 이끌었으며
북국의 돈왕은 독재자이지만
최빈국의 지위를 핵보유국으로 끌어올렸고
일본의 아베는 굴욕외교로 이름났으나
그만큼 실리는 챙긴다는 평이 있으며
러시아의 푸틴이 장기집권을 꿈꾸는 건
백중 칠십을 넘나드는 지지율이 있기 때문일진데
폐하께서는 핵도 없고 백성의 삶은 파탄이오
시장경제는 퇴보하였으며 굴욕외교 끝에
실리 또한 챙기지 못하였고 또한
지지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으시면서
어찌 장기집권을 꿈꾸며
독재자의 길을 걷는
미치광이가 되려 하시는 것이옵니까
영명하신 폐하
저들은 폐하의 정치적 신념과
감성의 논리에 귀기울여 줄 만큼
한가로운 자들이 아니옵니다
시국은 시급하여 촌각을 다투고
늑대와 표범과 호랑이는 굶주려 먹이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 어찌 폐하께오서는
한가로이 초원에 풀이나 야금야금
뜯어 삼키고 계시는 것이옵니까
부디 통촉하시어 안목을 넓게 가지시고
정치와 이념을 외교와 따로 다루시어
실리를 위한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그리하여 북국 돈왕의 핵탄두 아래
백성들을 지켜주시옵고 국토를 보전하시옵소서
四.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소인이 여염의 촌락을 하릴없이 거닐다
막연히 들린 주막에서는 고을 무뢰배들이
만취해 젓가락을 두들기며 장단을 맞추었고
주막 한 켠 작은 탁자에서 홀로
산낙지를 씹으며 탁주를 들이키던 한 노인이
그에 맞춰 읇조리니 좌중의 시선이 쏠리며
일순간 적막이 흘렀던 바,
그 이야기가 하도 기가 차고 신명이 나
폐하께 아뢰오니 통촉하여 들어 주시옵소서
"반도의 어느 작은 나라에 돼지가 혁명을 일으켜
돼지의 나라를 세웠으니 이를 숯불 공화국이라 칭하였고
연호를 한돈이라 칭하였으니 한돈 사년 어느 날
돼지의 왕이 몸소 교지를 내려
나라의 모든 돼지들에게 이르길
과인이 듣기로 작금의 돈륜이 무너질 대로 무너져
축사가 쪼개지고 울타리가 넘어지니
돈권 또한 참담하기 이를 데 없도다
구유통의 쌀겨가 귀중하기로소니
너희들의 돈격보다 귀중하랴
하여 과인이 이르노니
이 나라의 모든 돼지들은
그 품종과 육질을 막론하고 앞으로
꿀꿀 거리는 소리를 금하며 또한
먹는 것을 금하여 돈성을 다스릴 것인 바,
이를 어길 시 모두 육절기에 넣고 갈아
소시지와 순대로 만들어 정육점에 효시할 터이니
그리 알고 너희는 마땅히 받들라
라고 명하였으니
이에 나라의 모든 돼지가 꿀꿀 거리며 아우성일진데
족발에 불똥이 튄 건 다름아닌 조정의 관돈들인 바,
비서실 돼지는 제 목소리가 제일 큰 줄도 모르고
도리어 수석 돼지들에게 꿀꿀거리지 말 것을 종용했으나
이내 제 몫의 구유통이 청주와 반포에 걸쳐
두 개인 것이 발각되었고
국토부 돼지는 별안간 궤엑 멱 따는 소리를 내며
꿀꿀 파시라 꿀꿀 파시라 구유통을 파시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으며
대변돈실 돼지는 흑석동 상가에 몰래 기어들어가
대부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뻥튀기를 처먹다 발각돼
족발이 안보이도록 줄행랑치니
결국 여섯의 관돈이 한날 한시에 사의를 밝히고
축사 담을 넘어 도주하다 말린 꼬랑지가 밟혀
목살을 잡힌 채 대궐로 끌려와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
그 광경이 처참하기 이를 데 없어
대포집이 껍질을 뜯고 족발집이 족을 잘라내며
국밥집이 머릿고기를 삶아내는 고통에
여섯의 관돈들은 이실직고하였으니 이와 같았다더라
돼지는 꿀꿀거려야 제 맛이오
돼지같이 처먹어야 돼지다운 것인데
어찌 폐하께서는 돼지에게
돼지답지 않을 것을 강요하고
돼지의 본능과 욕구를 버리라 하시옵니까
돼지는 처먹어야 그 삶이 의미가 있는 것이오
돼지가 돼지다워야 돼지로써 살 수 있는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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