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에서 산길로 한참 가면 산계라는 동네가 있어요.
산계는 한라시멘트가 들어오기 이전에 천국 바로 그 천국이였었는데요.
지금은 산 허리 마다 고통스러운 패임이 드러나 고개 반듯 들기도 민망하지요.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길 따라 시냇물이 흐르는데 바로 그곳에 청동오리 가족들이 무진장 자라고 있답니다.
겨울 지나 이때쯤 찾아가면 물가 숲에서 오르르르 다섯마리 또는 일곱마리 아가를 거느린 어미 청동오리가 나타납니다.
왜냐고요?
제가 건빵을 던져주기 때문이랍니다.^^
물론 인간이 먹는 좋지 않은 건빵을 주는 제가 바른 모습은 아니지만 물에 둥둥 뜨는 건빵을 잘도 먹는 모습을 보노라면 맘속에 사랑의 뭉개구름이 몽실뭉실 피어나곤 한답니다.
믿지 않겠지만 물가에서 '애들아.....나 왔다아......'고 소리치면 오르르르 나온다구요.
여기와서 그러한 내 그리움들 때문에 병이 났었거든요? 일년 정도 되었을 적에. 아..그리고 또 눈은 얼마나 보고싶던지....
이모저모 렝귀지 일년 차 연수 오는 일에 도움을 주었던 현철이(그때 공부한 덕분^^에 SBS 사진부 보도 기자로 취업한)가 왕엄마 소원풀기라는 제목으로 두 시간 가량 가야하는 빅베어 호수에 데려다주었어요.
우와아.........나는 옥계 냇물에서 작은 철새들만 보다가 처음으로 호수에 서식하는 미국 청동오리를 보았는데 얼마나 크고 씩씩하고 아름다웠던지 곁에 외국인들이(하하하 내가 외국인이지만)흘깃 볼 정도로 우와아~~~청동오리다아!!!하고 소리쳤었어요.
어떤 텁석부리 수염쟁이가 사진기를 들고 물가에 발 담그고 오리를 계속 찍다가 그만 내가지른 비명^*^ 소리에 오리들이 푸타타탁 하고 달아났거든요? 난 은근히 그가 날 째려 볼까봐 꼬랑지를 내리고 모자만 만지작 거렸는데 글쎄.
이 남자가 주머니에서 예의 그 건빵~ 아아...감격했었어요.
빵 부스러기와 멕시코 작은 빵 (나는 악착같이 맹렬하게 간빵~이라고 명했음)을 나에게 주면서 다시 오리들이 오면 이걸 주라고 아주 선한 웃음을 머금고 한 주먹이나 주더라구요.
나 같으면 그렇게 푼수 없는 여자는 째려보았을 터인데....
나는 오늘 또 청동오리 ..보러 호수에 가고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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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오리 가족 봄 나들이지요?
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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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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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건빵이라..ㅎㅎ요즘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나면 건빵을 준다..주니까 받지반 먹게 되지 않더만...고걸 울 강쥐 훈련 시키는데 쓴다구 ㅎㅎ앉아 엎드려..손..일어섯..이거 잘하면 한개씩 준단말이쥐..ㅎㅎ3달도 안된 것이 아주 영리햐..건빵 먹겠다구 아주 잘하거든 ㅋㅋ
강아지와 함께 자주 산책 가는 집 근처 호수에 가면 청동오리를 볼 수 있지. 호수옆 공터엔 유채꽃도 피었어. 너무 아름다워서 보고 있으면 눈물 날 것 같은 호수 보여주고싶네.
쑥부쟁이야 우리가 벌써 옛날 옥계 그모습이 그리워 좋아 그러는 나이가 되엇네~ 너무 너무 아쉬어...지금도 거기서 산골을 주워 먹을수 있을런지 모르겟다~ 관절에 좋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