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0일[둘쨋날]..
친구의 동생이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늦잠 대신 부지런한 기상을 했다
겨우 눈을 비비며 일어 나는데 작업복 옷차림으로 챙겨 입고
언능 머우밭 부터 가잔다
10여분을 걸어가니 야산 언저리가 온통 머우밭이다
정말 소문으로 듣던 그대로여서 우리들은 탄성을 지르며
냅다 엎드린채로 머우잎을 캐기 시작했다
머우가 가방 가득히 찰 무렵인 1시간 쯤이 되니 모두 다 이제 그만 가잔다
왔던 길을 놀며 쉬며 그 길을 되돌아 오는데 고개숙인 할미꽃도 보이고
아스라히 핀 하얀 싸리꽃의 군락이 이쁘기만 하였다
집앞에 이르러 논가의 돌미나리를 캐는 동안에 아침 밥상을 마련하는데
우리 모두는 밥 보다는 국수를 즐겨함에 일부러 국수를 청했고
유독 국수를 즐기는 친구와 나는 그 아침에 곱배기로 먹었다
이내 가벼이 준비해서 나들이를 떠나기로 하고 보니
다행히도 그 근처엔 육영수 생가와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었다
먼저 육영수 생가부터 들리기로 했다
앞마당에 들어서면 한창 멋스런 자목련과 막 피어난 수선화가 우릴 반겼고
작다란 연못엔 작년에 지고 난 연꽃을 둥지삼는 비단잉어 몇마리가 놀고 있었다
연자방아,물레방아 심지어 냉장고 역활을 했던 석빙고까지 갖추어진
시골 갑부만이 사용했던 기물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오래된 그 당시에도 자가용을 갖고 집이 몇채나 될만큼 넓은 땅을 지닌채
생활했던 대 부호의 저택에 놀랐다
박대통령과의 정치시절의 사진들이 고스란히 기념으로 남아있어
새삼 육영수 여사의 그 시절을 회상하는 흠모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곳에서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또 그리 멀지가 않더란다
울타리로 쳐진 시골의 전형적인 소박함이 그대로 묻어있는 집 이었으며
생가 곁의 마당에 동상이 우뚝 서 있고 그에 딸린 기념관이 따로 있었다
기념관에 들어가 어린 시절 부터 탁월한 문학에로 등단한 시인의 작품을 둘러 보았다
스크린에 담아 시인의 생애를 담은 짧은 영화를 조용히 감상하기도 했지만
한국 전쟁중에 생사를 알수 없는 시인의 마지막 장면이 오래토록 가슴 짠하게 느껴졌다
또 차를 조금 몰으니 시인을 기리는 공원이 멋지게 조성되어 있었다
꽤 넓은 저수지 한복판에 그 분의 작품을 형상화한 모형물들이 서 있었고
쉼을 구축하는 멋스런 정자와 공연을 하도록 설계가 잘 되어 있었다
아침을 국수를 먹은 탓인가?
슬금슬금 시장기가 돌았다
유명한 맛집으로 추천한 곳을 갔는데 도리뱅뱅이와 어탕 국수 집이었으나
생각만큼은 썩 흡족하지가 않아서 따로 국밥을 더 주문해서 먹었다
이 일대는 쉬어가라는 공원들이 눈에 자주 띄이는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다
우린 차에서 내려 뜨거운 낮의 열기를 식히려 시원한 나무그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애기들을 주고 받을만큼 타이트하게 움직였다
서울로 올라갈 열차 시간이 오후 5시 20분이기에 늦지 않도록
넉넉한 시간을 남겨놓고 아우집으로 가서 제각기 각자의 짐을 챙겼다
아우는 아카시아,포도, 복분자로 우려낸 효소를 일일이 담아서 준비했고
이르게 캐서 냉동시킨 쑥과 냉이도 잊지않고 담아내 준다
가방이 마땅찮은 나에겐 아예 베낭에 까지 넣어서 메고 가란다 ㅋㅋㅋ
불러준 콜 택시로 우린 옥천역을 왔다
옥천역 안에도 정지용 시인의 이미지로 점철된 향수의 고장인듯 함이
우리 어릴적의 내 고장마냥 훈훈하기도 했다
올라올적엔 기차표가 좌석권이 없는 입석이라 서와야만 했으며
평택에서 겨우 죄석에 앉았으니 무려 2시간 가량을 서있은 셈인데
앉자마자 피곤했던지 어느새 한 친구의 눈이 감겼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당도하니 저녁 9시였다
한 동안은 옥천의 들녁이 내 눈을 어지럽게 만들고
내 머리 속에선 힘찬 유영을 즐길테지
그 논가에서 본 올챙이 마냥...
초가로 둘러 쳐진 시인의 생가 뒷뜰에 서 있는 키 작은 명자나무 한 그루!
여기저기 떨어진 꽃잎에서 웬지 모를 안스러움이 깃들었다 ....
첫댓글 흥겨운 음악과 함께 즐감 했습니다~~~~
영웅님...
제 글에 머물러 주시어 감사합니다
글 이쁘고 영상 이쁘고 사진 너무 아름다워요,,이쁜 하루 되세요,,
실비아님....
의 가시나 칭구들과 나섰던 옥천 여행은 봄날에 꼬오옥 어울리는 나들이 였답니다
참고로 민솔이도 루시아랍니다
제 글에 머물러주시어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