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漢詩 한 수, 안쓰러운 인정세태
내가 돈이 많으면
마누라와 아이는 내게 참 잘하지.
옷 벗으면 날 위해 차곡차곡 개주고,
돈 벌러 나가면 큰길까지 배웅해주지.
돈 벌어 집에 돌아오면 날 보고 함박웃음 지으며,
내 주변을 비둘기처럼 맴돌며 앵무새처럼 조잘대지.
어쩌다 한순간 가난해지면
날 보고는 금방 싫은 내색.
사람은 아주 가난하기도,
또 부유해지기도 하는 법이거늘,
재물만 탐하고 사람은 돌보지 않는다면,
장차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수밖에.
吾富有錢時(오부유전시), 婦兒看我好(부아간아호)
我若脫衣裳(아약탈의상), 與吾疊袍袄(여오첩포오)
吾出經求去(오출경구거), 送吾即上道(송오즉상도)
將錢入舍來(장전입사래), 見吾滿面笑(견오만면소)
繞吾白鴿旋요오백합선), 恰似鸚鵡鳥흡(사앵무조)
邂逅暫時貧(해후잠시빈), 看吾即貌哨(간오즉모초)
人有七貧時(인유칠빈시), 七富還相報(칠부환상보)
圖財不顧人도재불고인), 且看來時道(차간래시도)
―‘내가 돈이 많으면(오부유전시·吾富有錢時)’
왕범지(王梵志·약 590∼660·唐)
선승(禪僧)이 시를 통해 대놓고 부유할 때와 가난한 경우를 대비한 예는 흔치 않다. 재물 앞에 각박해진 인정세태를 이렇듯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건 자신이 세속의 명리와는 동떨어진 승려였기에 가능했는지 모른다. 재물이 있고 없음에 따라 가족조차도 나를 대하는 태도가 수시로 표변할 수 있다. 극도로 가난했다가 큰 재물로 보상받아 부유해지기도 하는 게 인생이련만 재물만 탐하느라 사람을 돌보지 않는 세태가 시인의 눈에는 안쓰럽고 딱하다.
종교적, 교훈적 효과에 가려 시적 흥취가 다소 퇴색되긴 했지만 그의 시는 일상 대화처럼 쉽고 친근한 어휘와 어투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당시 많은 사원에서 초학자의 학습용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옷이 없어 날 추위에 떨게 하고, 먹을 게 없어 날 굶주리게 하느니/하늘이여 그대에게 날 돌려줄 테니, 태어나지 않은 그때로 돌아가게 해주오’처럼 자유분방하고 기발한 발상, 해학미 넘치는 풍자 등으로 해서 ‘범지체(梵志體)’가 생겼고, 한산(寒山), 왕유, 백거이 등 적지 않은 시인들이 이를 답습했다.
✵ 왕범지(王梵志, 590년~660년·생몰년 추정): 당나라 때의 시승(詩僧). 원명은 범천(梵天)이고, 위주(衛州) 여양(黎陽, 河南 浚縣) 사람이다. 생애는 알려진 바가 없다. 어릴 때 집이 상당한 부자여서 책을 많이 읽었고 처자까지 있었는데, 중년 이후 가업(家業)이 기울자 마침내 불교에 귀의했다. 나이는 일흔을 넘겨 살았다. 원래 문집이 있었지만 이미 망실되었고, 돈황(敦煌)의 잔권(殘卷)에 몇 편이 보존되어 있을 뿐이다. 프랑스 파리 도서관에 돈황잔본(敦煌殘本) 3권이 있는데, 일본의 우전형(羽田亨) 영인본에 이 잔본이 포함되어 있다. 금나라 사람이 편집한 『왕범지시교집(王梵志詩敎輯)』에는 320여 수의 시가 실려 있다. 시는 속세를 벗어난 생활을 그리면서 철리(哲理)를 밝힌 것이 많아 불가의 게어(偈語) 같은데, 그 안에 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작품은 풍자성을 띠기도 했다. [출처: <중국역대불교인명사전>(2011)]
안빈낙도(安貧樂道)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 늦은 밤,
고향 집 마을 어귀에 산수유 열매가
눈 속에서 빨갛게 익어갑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눈 덮인 겨울 풍경으로
깨끗한 자연과 계절의 감성을 전합니다.
들풀 李永日 두손 모음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 〈이준식의 漢詩 한 수(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동아일보 2022년 1 2월 02일.(금)〉, Daum, Naver 지식백과/ 이영일 ∙ 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 최미나수, ‘미스 어스’ 1위…한국인 최초 우승
‘2021 미스코리아 선’ 출신 최미나수가 글로벌 국제 대회 ‘미스 어스(Miss Earth)’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4대 미인 대회인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 ‘미스 어스’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최초의 기록이다.
최미나수는 지난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미스 어스 2022’에서 콜롬비아-팔레스타인-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TOP4에 진출하는 경합 끝에 최종 1위에 올랐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최미나수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스러워했다.
환경 보호를 주제로 개최되는 국제 미인 대회인 ‘미스 어스’에서 최미나수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전 심사 당시부터 수중 촬영을 활용한 해양 쓰레기, 사육 환경 등으로 고통받는 돌고래를 표현,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해외 포럼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전 경연에서도 금메달 3개(수영복 경연․비치 웨어 경연․드레스 경연)를 수상하며 유력한 우승 후보에 등극했다. 본선에서는 당당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넘치는 매력을 발산해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제65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에 당선된 최미나수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재원. 채널A 서바이벌 예능 ‘펜트하우스’에서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며 활약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기도 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세계 4대 미인 대회에서 한국인 중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게 됐다.
최미나수는 미스코리아 주최사이자 자신의 매니지먼트사인 글로벌이앤비(Global E&B)를 통해 “한국을 대표해서 가장 멋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와 노력을 많이 했는데, 한국인 최초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당당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출처: 스포츠 동아 2022년 11월 30일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