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하와 협곡, 호수가 어우러진 카트마이 국립공원(Katmai NP)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싸늘한 공기가 몸을 에워싼다. 피부 아래 혈관이 조여드는게 느껴질 정도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의 연중 평균기온은 16°C, 겨울철 평균 기온은 -10°C 안팎이다. 지도에 보이는 알래스카 최남단 섬조차 우리 나라보다 위도가 훌쩍 더높다. 이 말은 우리나라와 식생과 환경이 아주 다르다는 것. 알래스카의 풀꽃과 나무, 곤충과 물고기, 육지동물과 수생동 물은 무척 낯설다. 한낮의 반짝이는 은빛 풍경부터 깊은 밤 오묘하게 일렁이는 오로라(Aurora)도 북극만의 모습이다. 사계절 남다른 알래스카, 그 신비한 모습을 찾아 떠났다.
1 하늘에서 내려다본 페어뱅크스 시내. 페어뱅크스는 알래스카 내륙 관광의 중심지다. 2 페어뱅크스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의 디날리 국립공원(Denali National Park)에서는 거대한 뿔이 근사한 순록과 무스 등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로라부터 온천까지 알래스카 여행의 거점, 페어뱅크스(Fairbanks)
페어뱅크스는 알래스카 관광의 거점지이자 무역-교통 중심지다. 시애틀과 로스 앤젤레스를 오가는 항공편이 많고, 중남부 항구도시 수어드행 기차도 자주 오간다. 페어뱅크스를 중심으로 알래스카의 상징도 모두 즐길 수 있다. 오로라, 체나 온천 그리고 디날리 국립공원이다. 페어뱅크스에서 체나 온천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이내, 디날리 국립공원까지는 2시간 내외다. 오로라는 빛이 닿지 않는 외곽 곳곳에서 관측할 수 있다.
낮에는 도심과 산타 마을 구경, 온천을 즐기고, 밤에는 오로라 관측에 나서는 게 페어뱅크스의 일과다. 오로라 시즌은 11~3월, 딱 이맘때다. 그렇다고 원할 때마다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날씨와 운이 잘 맞아야 한다. 오로라를 보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My Aurora Forecast’ 등으로 관측하기 좋은 날을 예측할 수 있다. 오로라는 밤 10시부터 1시 사이에 가장 선명하게 관측된다. 앱이 ‘길일’을 점지해 주는 날은 온종일 미묘한 흥분감에 휩싸인다. 잔잔한 설렘은 해질 무렵부터 부쩍 커진다. 오로라를 향한 기대, 빙판길을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스릴, 그 너머 마주하는 황홀한 오로라…. 심박수가 낮아질 새가 없다. 격한 흥분감과 환희로 온 하루가 물든다. 운이 좋으면 형형색색 오로라의 황홀경을 매일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슷비슷한 별자리와 달리 어제와 오늘의 오로라는 다르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롭고 알면 알수록 그리울 수밖에 없다.
체나 온천에서는 머리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릴지언정 몸은 후끈하게 달아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지하에서는 마그마가 끓고 지상에서는 얼음과 눈이 겹겹이 쌓이는 기묘한 지역이다. 체나 온천 지대는 페어뱅크스 시내와 멀리 떨어졌고, 도심보다 밤이 어두우니 오로라 여행을 겸하기도 좋다. 노천 온천을 품은 대형 리조트도 있다.
디날리 국립공원은 드라이빙 명소이자 북극 생태 여행지로 각광받는다.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산의 만년설부터 알래스카 최대 빙하의 위용까지 감상할 수 있다. 국립공원 구역에서는 가이드를 동행한 버스 투어 또는 트레킹만 허용된다. 개인 차량은 들어갈 수 없어 입구에 주차하고 투어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국립공원의 관문격인 새비지강을 건너자 태초의 자연 속에 들어선 듯하다. 비포 장도로가 끝없이 나있고, 그 옆으로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다. 사람에게 냉혹할 지라도 동물에게는 친근한 환경일 것. 회색곰과 흑곰, 순록과 무스, 북극여우와 산양 등 야생동물이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에게 이 땅은 자신들의 ‘집’일 것이다.
디날리 국립공원은 10~4월에 개썰매를 운영한다. 속도감있게 설원을 달리며 바람을 온몸으로 맞을 수 있다. 강물이 녹아 흐르는 여름이면 뗏목 투어도 진행한 다. 네나나강을 따라 잔잔하게 흐르며 수생생물과 육지생물을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관찰할 수 있다.
1 케나이 피오르 국립공원에서는 카누를 타고 유빙 사이를 유영할 수 있다. 2 앵커리지 시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크로우 크릭 광산. 옛 광산을 유원지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얼음 왕국의 정수를 만나다
앵커리지는 알래스카 최대 도시다. 알래스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 거주한다. 아시아~유럽 간 비행기의 중간 기착지이기에 ‘하늘의 도시’라고도 한다. 경비행기가 활성화한 점도 별칭에 한몫한다. 앵커리지를 비롯한 알래스카 전역에서 경비행기를 자동차처럼 이용한다. 자동차 못지않게 경비행기를 보유한 가정이 많고, 호숫가에서는 수상 경비행기도 흔히 볼 수 있다. 앵커리지 레이크 후드 수상 비행장에서는 경비행기를 택시처럼 탈 수도, 낚시나 투어용으로 빌릴 수도 있다.
알래스카의 국립공원 중에는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어도 경비행기로 투어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앵커리지에서 수어드까지 기차나 버스로 이동, 수어드에서 경비행기를 빌린뒤 케나이 피오르 국립공원을 관광하는 코스가 인기다. 케나이피오르 국립공원은 앵커리지 필수 코스로 추천한다. 동양 무협지에 나오는 듯한 풍광이 절경을 이룬다. 우리 나라라면 분명 ‘촛대바위’ 혹은 ‘밤섬’으로 불렸을 법한 섬들이 청명한 바다위에 솟아 있다. 카누나 보트를 타고 섬과 빙하 주변을 유영할 수도있어 액티비티를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국립공원은 겨드랑이 살처럼 지구의 은밀한 속살같다. 빙하가 얼마나 거대한지, 수풀이 얼마나 다양하고 무성한지, 이 환경에 비하면 사람은 얼마나 작은지…. 대자연 앞에서는 언제나 겸허해진다.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은 광활한 풍광을 배경삼아 드라이브하기 좋다. 앵커리지에서 글렌 하이웨이를 따라 자동차로 5시간가량 걸린다. 멀리 보이는 웅장한 만년설부터 밤하늘에 가득한 오로라, 투명하게 얼어붙은 빙하의 광경까지 도로 위에서 만날 수 있다.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국립 공원으로, 미국 본토의 옐로스톤 국립공원보다 무려 6 배나 크다. 1만8,000피트(약 5,600m) 이상 고봉이 이어져 ‘대륙의 왕관’이라고도 한다. 국립공원 남단의 허버드 빙하와 글레이셔 베이는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절경이 근사하기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의 흔적(케니콧)도 만날 수 있고, 빙하 트레킹과 래프팅, 아이스 클라이밍까지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여행자는 매카시와 케니 콧, 글레날렌과 코퍼빌, 치티나, 가코나를 거점 삼아 국 립공원 여행을 시작한다. 마을에는 캠핑 그라운드와 게스트 하우스, 아담한 호텔, 식당과 상점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에서 알래스카의 정수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에 드리운 화려한 오로라가 케니콧의 옛 구리 광산 시설을 은은하게 비춘다. 2 거대한 크루즈를 타고 관람하는 글레이셔 베이는 알래스카 여행의 정수다. 3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가 오묘한 푸른색으로 빛난다. 랭겔-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소도시 여행
알래스카의 대도시 페어뱅크스와 앵커리지가 슈트 차림의 멀끔한 모습을 연상시킨다면, 남동쪽으로 꼬리처럼 뻗어나간 주노는 캐주얼 차림의 경쾌하고 알록달록한 이미지다. 주노는 188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거대한 금광으로 번성했다가, 폐광 후 어업과 관광업으로 다시 부흥한 도시다. 지금은 연어 통조림의 ‘주산지’이자 크루즈 여행의 기착지, 아기자기한 해안 도시로 유명하다,
스캐그웨이와 케치칸은 주노의 대표 마을. 알록달록한 목조 건축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광이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두 도시의 역사도 이색적이다. 스캐그웨이는 ‘북풍의 집’이라는 의미의 ‘스캐구아(Skagua)’에서 유래한다. 일종의 ‘바람골’인 만큼 생활하기에 척박한 환경이었을 터. 하지만 이 일대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금광에서 흘러 나온 사금을 캐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도시 규모가 확장되었다.
케치칸은 ‘연어 시대’라는 뜻의 ‘키찬(Kichzaan)’에서 유래 했다. 인디언이 연어 낚시를 위해 잠시 머물렀던 도시로, 이름에 그 역사가 담겨 있다. 케치칸은 1900년대 전후 금과 구리, 연어 낚시로 크게 번성했다. 한때 이 조그만 마을에만 통조림회사 11개가 자리해 각각 연간 연어 200만 톤을 가공했다고 전해진다.
케치칸에는 과거 알래스카 인디언의 생활과 문화를 가늠 할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토템 유적 문화센터는 필수 코스. 우리의 장승 같은 갖가지 토템 기둥이 전시되어 있다. 눈이 툭 튀어나온 부리부리한 토템이 어쩐지 익숙하다. 기둥은 틀링깃과 하이다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던 것으로, 새와 곰 등 그 당시 인디언의 수호신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케치칸의 명소 보델로 로우 산책로는 구시가 를 돌아보기 좋다.
알래스카는 정말 크다. 한반도의 7배, 미국 본토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면적이다. 국립공원 16개와 강 3,000여 개, 호수 300만 개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빙하까지, 감히 범접하지 못한 곳이 훨씬 더 많다. 이미지의 세계만은 지켜 줘야 하지 않을까. 존중하고 보존할 지구의 은밀한구역, 여기에 기대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을 위해서라도.
1 캐나다 유콘에서 알래스카 스캐그웨이를 잇는 화이트 패스 열차. 알래스카의 깊은 산맥을 가로지른다. 2 케치칸 중심가. 아기자기한 간판과 조명이 레트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알래스카(Alaska)주는 미국에서 면적(1,717,856㎢)은 가장 크나 인구(734,002명, 2020년 추계)는 가장 적은 주이다. 1959년에 미국의 49번째 주가 되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이주해오는 많은 젊은이들 때문에 인구증가율이 매우 높다. 원주민은 전체인구의 1/7에 불과하다.
지질학적으로 북태평양 화산대의 가장자리에 위치한다. 내륙은 대륙성 기후이고 북쪽에서는 북극 사막 기후가 펼쳐진다. 연안의 수많은 바위섬은 세계 최대의 바닷새와 물개의 서식지이다.
1799~1867년 사이에 러시아-아메리카회사가 관리했으나 이후 러시아로부터 사들이는 조약을 체결했다. 1880년대 이후 금이 발견되어 미국인의 정착이 크게 늘었다. 현재 알래스카의 경제는 석유, 천연 가스 산업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오로라(Aurora)/ 사진촬영: 이영일 채널A 스마트리포터
✺ KB GOLD&WISE GALLERY BANK
민경갑, ‘무제’, 53×86.2cm, 실크스크린. [현재 해운대PB센터 전시 중]
대한민국 1세대 화가인 유산 민경갑 작가는 과거 동양화의 고루함과 획일성을 일소하는 현대성과 한국화의 전통성을 결합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일궜다. 그는 강렬한 발묵(먹물이 번져 퍼지게 하는 산수화법)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정서와 정체성을 ‘자연’이라는 주제로 표현해왔다. 초기 작품은 숲, 산, 복숭아나무 등 한국화 소재를 즐겨 다뤘으나,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진한 채색과 색 대비를 통한 평면적이면서 현대적인 조형 감각이 가미된 그림을 선보였다. 작가는 화선지와 묵, 천연 안료라는 재료의 전통성을 고수하면서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정서와 정신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자연’이라는 주제에 꾸준히 천착함으로써 한국화의 전통적 특질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대적 조형 감각으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유기적인 구성의 화면을 구축했고, 유화의 색감을 넘어서는 투명하고 깊이 있는 독특한 한국화의 색감을 만들어냈다.
이대원, ‘농원’, 45×110.5cm, 실크스크린. [현재 해운대PB센터 전시 중]
이대원 작가는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과 함께 한국적 구상의 명맥을 잇는 매우 중요한 작가로, 70년간 쉼 없는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에 길이 남을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산과 들, 나무와 연못 등 손쉽게 접하는 자연을 소재로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부호화한 조형 언어로 삶의 즐거움과 생명으로 가득한 자연의 현상을 화폭에 담았다. 특히 한국 수묵화의 거장 청전 이상범이 그의 작품을 ‘서양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한국적인 소박한 맛과 색채의 화려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은 정적이고 소박해 보이지만 밝은 원색의 점과 선으로 리듬감 있게 표현해 생동감과 역동성이 넘쳐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 KB 창작동화제 수상작, <동화는 내 친구>
* 전자 동화책은 컴퓨터로 다운로드 하여 보면 더욱 정감을 가지고 독서할 수 있습니다. 총 14편이 있습니다.
“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 친구를 얻는 것 같고,
전에 잘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옛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영국의 작가 골드 스미스(Oliver Goldsmith, 1730~1774)
KB창작동화제 수상작 보기 ( 은행소개 | 사이버홍보관 | KB 매거진 | 동화는 내 친구 | KB창작동화제 수상작 보기 ) (kbstar.com)
KB창작동화제 수상작 보기 ( 은행소개 | 사이버홍보관 | KB 매거진 | 동화는 내 친구 | KB창작동화제
동화는 내 친구 KB창작동화제 수상작 보기
omoney.kbstar.com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2년 12월호(에디터 장새론여름)》, 《Daum, Naver 지식백과》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