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장이 출근길에 괴한들로부터 피습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잠실시영재건축조합 고상순 조합장은 10일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인근에서 괴한들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대낮 길가에서 피습
고 조합장은 피습 직후 아산중앙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경찰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시영재건축조합관계자는 “갈비뼈 2대가 부러지고 머리가 깨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잠실시영아파트재건축조합은 전임 조합장 김모(67)씨가 한 설비업자에게서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5년 11월 구속된 뒤 줄곧 법정관리를 받아왔다.
그러다 올해 4월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김 전 조합장의 퇴진을 요구해 오던 현 고상순 조합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4월 임시총회 이후 고 조합장의 자격 여부를 놓고 고 조합장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극렬하게 대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과 경찰이 이번 피습을 주도한 것이 고 조합장과 조합의 일처리에 반대해 온 일부 조합원들(이른바 반대파)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 조합장과 일부 조합원들이 대립의 날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4월 임시총회 직후다. 반대파들은 조합장 선거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줄곧 선거 무효를 주장해 왔다.
이들은 “조합원은 총 6207명인데 4월 임시총회 투표 때 조합원들의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고 조합장과 조합 측이 투표용지를 7600여 장 돌렸다”며 “이는 명백한 부정선거로 선거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를 이유로 이들은 법원에 조합장 선거 무효 가처분 신청도 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오는 13일 있을 예정이다.
반대파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조합 측은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한다. 조합 관계자는 “고 조합장 선출 이후 반대파들이 각종 허위 사실을 퍼트리며 업무를 방해해 왔고 오는 14일로 예정된 총회 역시 무산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재건축 공사에 별 지장 없을 듯
고 조합장은 14일 총회에서 조합 집행부 내 일부 임원(김 전 조합장 지지파)의 해임건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 조합장과 반대파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결국 이번 사건을 불러온 불씨가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목격자와 용의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재건축 사업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재건축 아파트 건립 공사가 50%가량 진행된 데다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업체로 참여하고 있어서다.
신천동 인정공인 남이웅 사장은 "2004년 이후 법정관리 상태에서도 별 문제없이 사업이 진행돼 당초 2008년 8월 입주 예정이던 것이 지금은 2008년 6월 조기 입주 얘기도 나온다"며 "조합장 피습 사건으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시세가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분은 1회에 한해 전매도 가능하다. 그동안 손바뀜이 꽤 많았으나 지금은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로 거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매매가는 ㎡ 당 900만~1220만원(평당 3000만~4000만원) 선이다. 86㎡(26평형)이 현재 6억3000만~6억9000만원, 172㎡(52평형)가 17억2000만~19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잠실시영은 66개동 총 6864가구 규모로 지난 2005년 서울시 동시분양을 통해 일반분양됐다. 52~172㎡로 이뤄져 있으며 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쌍용건설•코오롱건설•두산건설 등 6개사가 공동시공하고 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