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이었는데 민이형의 추천에 힘을 얻어 덜컥 동방서적에다 8500원을 내놓고 자전거포에서 새자전거 내리듯 받아오는 길에 정민이형을 만났다.
먹심삼겹살앞 횡단보도, 반대편에서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잔뜩 움츠린, 너무 익숙해서 가끔은 어색한 그 특유의 포즈로 책을 잔뜩 옆구리에 끼고 걸어오는 정민이형, 잘 지냈냐, 하고 한마디 던지고.
그렇게 몇학기 남았냐, 공부는 잘 되어가는지, 혹은 뭘 준비하는데 하는 아주 4학년 2학기스러운 대화가 오가고, 형은 중앙광장으로 나는 하숙집으로.
마치 윤대녕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그렇게 벌건 안암동 5가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어느 곳에,따로 밝혀져 있는 형광등을 찾아 갔다.
그리고 4시간만에 다 읽어 버렸다.
'삼성 라이온스'는, 2년전에 연고지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던, 대구시의 '협조'를 얻어 대구 월드컵 경기장 옆에 국내최초의 돔구장을 짓는다고 한다. 프로야구 '프랜차이즈'의 새역사를 다시 쓰고, '지역경제'에도 이바지 할 것이란다. 왜나면 그들은 '프로'이므로 철저한 사전조사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용한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통하여 다시 한번 '꿈의 프로야구'의 부활을 꿈꾸므로.
현 국내 프로야구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 이승엽은 5경기째 홈런이 침묵하고 있고, 그저께 조선일보는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면 74홈런의 기록을 무난히 경신할 페이스라고 다시 한번 국민의 타자에게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나는 83년 삼성라이온스가 전후기 통합 우승을 할 때 '어린이 회원'이었다. 스포츠백과 삼성 블루 빛깔 모자, 그리고 노오란 앞치마, 김시진과 김일융, 이만수 등의 사진이 담긴 달력, 로스터 책, 장효조 사인볼.
방금 들어가본 인트라넷에는 삼성 채용공고가 어림잡아 열개는 올라있고 나는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에 원서를 넣어 두었다.
첫댓글 저의 큰 오빠야도 그 당시 삼성의 어린이 회원이었는데..ㅋㅋ 저도 그 책 읽고 싶었어요...나도 봐야지..헐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