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와 영속성의 시적 탐구: 모상철, 「절터의 상사화」
어디로 가셨을까 목탁 치던 옛 스님들
무너진 돌무지는 풀덤불에 뒤덮이고
빈터엔 예대로 살아 흔들리는 핏빛 꽃
서원(誓願)은 자취 없고 암자는 사라져도
진 뒤에 피어나는 한 뿌리 꽃과 잎이
그리움 수레바퀴 돌리는 저 속뜻은 무얼까
-모상철, 「절터의 상사화」, 『조각배에 흔들리며』(열린출판)
모상철 시인의 "절터의 상사화"는 과거의 절터를 무대로 현재를 관통하는 생명력의 상징인 상사화를 통해 시간의 굴레 안에서 변화와 영속성을 탐색한다. 이 시조는 시적 전언(傳言)을 통해 잊힌 공간에서 새로운 생명의 꽃이 피어나는 순환적인 자연의 법칙과 인간 존재의 미묘한 연결고리를 탐구한다.
시조의 전통적 구조를 따르며 각 장마다의 음절 구조와 소절 분배를 통해, 시인은 공간적 장소와 시간의 흐름을 넘나드는 시적 이미지를 구축한다. 여기서 상사화는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불멸의 생명력을 상징하며, 절터는 한때의 영적 풍요로움과 현재의 폐허 사이의 대조를 드러낸다. 이러한 시적 배경은 향유와 상실, 존재와 부재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적 화자는 이러한 주제를 탐구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첫째 수의 각 장은 과거로의 회귀와 현재의 성찰,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라는 시간적 차원을 아우르며, 시적 대상인 상사화는 이러한 시간적 틀을 넘어서는 영속적 가치를 표상한다. 이 과정에서 시적 화자는 자연과 인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들을 성찰한다. “어디로 가셨을까 목탁 치던 옛 스님들”이라는 초장에서는 시적 화자의 고뇌와 탐색이 드러나며, “무너진 돌무지는 풀덤불에 뒤덮이고”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와 소멸의 자연 법칙이 반영된다.
상사화의 ‘핏빛 꽃’은 생명과 죽음, 시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재생되는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며, 이는 인간의 삶과 연결되어 깊은 성찰을 이끈다. 시인은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 사이의 미묘한 연결고리를 탐색하며, 시적 상상력으로 이러한 주제를 재해석한다.
시조의 둘째 수에서는 “서원(誓願)은 자취 없고 암자는 사라져도/ 진 뒤에 피어나는 한 뿌리 꽃과 잎이/ 그리움 수레바퀴 돌리는 저 속뜻은 무얼까”라는 시구를 통해, 심오한 의미를 탐구한다. 여기서 서원과 암자의 사라짐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물질적, 정신적 유산의 소멸을 의미하며, 이러한 상실 속에서도 끊임없이 재생되는 생명의 상징인 상사화는 인간의 기억과 갈망, 그리움을 자아낸다. 이 꽃과 잎이 지닌 ‘속뜻’은 과거의 영적인 삶이 현재에도 여전히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자연과 인간, 기억 속에 존재하는 불멸의 가치에 대한 시적 탐구를 깊게 한다.
시적 표현은 이러한 복합적인 의미를 다층적으로 전달한다. ‘그리움 수레바퀴 돌리는’이라는 비유는 인간의 감정과 기억이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며 변화하는 삶의 과정을 구현한다. 이는 상사화가 지닌 시간을 초월한 생명력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들로 확장된다. 시적 화자는 이를 통해 존재의 본질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들을 탐색하며, 독자로 하여금 과거의 잊혀진 순간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끈다.
결론적으로 「절터의 상사화」에서 모상철 시인은 시의 구조와 언어적 표현을 통해 현대적인 주제와 심오한 철학적 성찰을 탐구한다. 시간과 기억, 그리고 자연의 순환적 법칙 속에서 인간 존재의 연속성과 재생의 힘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와 감정적 공명을 일으킨다. 시인은 상사화를 통해 독자가 삶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도 영속하는 가치들을 발견하도록 초대한다.(리뷰: 김태균)
Mo Sangchul's "Sangsahwa in the Temple Grounds" explores change and permanence within the confines of time through the symbol of Sangsahwa, the life force that penetrates the present, set in the temple grounds of the past. Through a poetic message, the eponymous poem explores the subtle connection between the cyclical laws of nature and human existence, where new life blossoms in forgotten spaces.
By following the traditional structure of the eponymous poem, and through the syllable structure and distribution of each chapter, the poet builds a poetic image that transcends spatial place and the passage of time. Here, the Sangsahwa symbolizes timeless beauty and immortal vitality, while the temple grounds reveal the contrast between its former spiritual richness and its current ruins. These poetic settings raise issues of enjoyment and loss, presence and absence, and the poetic narrator functions as a vehicle to explore these themes.
Each chapter of the first number encompasses a temporal dimension of return to the past, reflection on the present, and anticipation of the future, and the poetic object, Shangshahua, represents enduring values that transcend this temporal framework. In this process, the poetic speaker reflects on nature, humans, and values that remain unchanged over time. The first chapter, "The old monks wondered where they had gone," reveals the poet's anguish and search, and "The collapsed stone mound is covered with grass" reflects the natural law of change and decay over time.
Sang Sa-hwa's "Blood Flower" symbolizes life and death, the cycle of nature that is constantly renewed through time, which is connected to human life and invites deep reflection. Through it, the poet explores the subtle links between nature and humans, past and present, and reinterprets these themes with his poetic imagination.
The second stanza of the eponymous poem explores its profound meaning with the lines, "Even though the vow is gone and the hermitage is gone/ What is the meaning of the root flower and leaves that bloom after the sun/ Turning the wheel of longing?" Here, the disappearance of vows and hermitages signifies the loss of material and spiritual heritage over time, and despite this loss, the sangsahwa, a symbol of life that is constantly renewed, evokes human memory, longing, and nostalgia. The "meaning" of these flowers and leaves suggests that the spiritual life of the past still has a meaningful impact on the present, deepening the poetic exploration of the immortal values that exist in nature, humans, and memory.
The poetic language conveys these complex meanings in layers. The metaphor of "spinning the wheel of nostalgia" embodies the process of life, where human emotions and memories are constantly moving and changing through time. This extends to the timeless vitality of the Sangsahwa and the fundamental questions of human existence found within it. Through it, the poetic narrator explores the nature of existence and the values that remain unchanged over time, leading the reader to discover new meanings in forgotten moments of the past.
In conclusion, in "The Sangsahwa of the Temple," Mo explores contemporary themes and profound philosophical reflections through the poem's structure and linguistic expression. The poem reveals the continuity of human existence and the power of regeneration in the cyclical laws of time, memory, and nature, which provokes deep thought and emotional resonance in the reader. Through Sangsahwa, the poet invites readers to reinterpret the meaning of life and discover the values that endure even in a changing world.(Review: Kim Tae-gyun, Translation: Deep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