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날 연극캠프에 참여할 생각이었던 나는 화요일 처음 시작된 연극캠프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전화를 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마음은 하늘을 둥둥 날고 있었다.
그 목소리를 듣기만하여도 연극캠프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선생님의 표정이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덩달아 설레이는 이 기분.. 수요일의 연극캠프가 기대되었다..
수요일....
예천에서 선생님의 차를 타고 안동의 청소년수련관에 도착하였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태양을 담은 아이... 쑥쓰러워 말끝을 흐리는 아이... 말이 너무 많은 아이.... 얼굴이 무지 큰 아이...
일단 아이들의 이름보다는 아이들의 모습과 행동이 하나 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건 아마도 아이들 하나 하나가 너무나 이쁘게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만에 복식호흡을 하였다.
고등학교 연극반을 하면서 복식호흡하던 것이 생각나긴 했어도.. 과연 그 때의 기억이 머리가 아닌 몸으로 남아있는지 무척 궁금하였다.
일단은 선생님이 말씀하신데로 따라 하였다.
윗배가 조금 튀어나와 성곡이라 할 것은 없었지만.. 아이들에게 수업하면서 복식호흡을 통한 음성을 사용하였기에 호흡을 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
아이들은 아직 익숙치 않은 호흡방법에 많이 어색해 하는 것 같았다.다리를 45도 머리를 15도 들어올리는 방식... 자신의 배를 의도적으로 호흡에 맞게 움직이는 방식(나중에 복식호흡을 연습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된다. )
원래 일반적으로 하는 호흡방식은 흉식호흡으로 가슴뼈와 횡경막이 오르네리면서 하는 호흡이지만 이에 복식호흡을 하면 복부를 팽창시켜 들이마쉬는 숨(흡기)와 내쉬는 숨(호기)의 양을 늘려 별 부담없이 오랜동안 대사를 말할수 있다. 뿐만아니라 소리를 내는 것도 복식호흡을 하면 곧고 정확한 소리를 내어 넓은 장소에서도 정확하고 듣기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게된다..
복식호흡을 하면서 옛날에 학교 운동장에서 했던 연습이 생각났다.
운동장 한쪽끝에 밑둥(예천여고 연극반의 이름)의 반수가 있고 다른 한편에 나머지 반수가 있다. 그리고 대사 연습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운동장을 울렸고, 그 소리를 들으며 나의 대사를 말하는 방법으로 했는데... 때로는 들리지 않는다고 어떤 방식으로 하라고 충고를 하기도 했고, 때로는 서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한 때도 있었다...
그래서 가끔씩 만나는 밑둥의 아이들은 그렇게도 목소리가 큰가보다...ㅋㅋㅋ
다양하게 이야기 이어가기였다.
도구를 이용해도 좋고, 그냥 이야기를 이어가도 좋았다.
나이든(??) 내가 학생들에게 느낀것은 생각의 자유로움이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 친구들에게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많은 창작과정에서 유별나게 내게 기억에 남는 것은...
안동고등학교 친구중에 참여하는 것을 쑥쓰러워하는 프로도 라는친구가 있었는데... 훌라후프로 그 프로도를 극 속으로 참여시킨 얼짱이다.
남자답지 않은 세심한 배려와.. 친구에 대한 믿음이 보여서 짠 하니 감동을 받았는데.. 나중에 소감을 말하면서.. 프로도가 얼짱의 우정을 느꼈다고 하는 부분에서..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져 왔다.
마직막으로 했던 활동은 그림을 보고 연극만들기였다.
A4용지에 그려진 단 한장의 그림으로 5분짜리 연극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첫번째는 그림에 그려진 장면을 재연해 보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5-10여분간 연극을 만들어야 했는데.. 연극의 마지막장면은 그림에서 나온 모습이여야 했다.
세번째로 관객들에게 짧게 만들어진 연극을 보여주었다.
우리 모둠의 경우엔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어린아이 두 명과 한 명은 무언가에 마음이 상해 있고(삐져있다고들 하죠...) 나머지 두명은 그 한명을 나무라는 장면의 그림을 받아 연극을 만들어야 했다.
처음엔... 조용히 조그만 역할을 할려고 텔레버젼으로 나섰었는데...
아이들의 쏟아지는 아이디어와 톡톡튀는 생각들 덕분에.. 많은 대사와 동작들을 취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떠올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 즐겁게 참여하여 웃음이 가득한 눈가...하면서도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었다
오히려 짧은 연극을 하는 눈깜짝할 시간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렇다..
연극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복잡하게 연극의 역사를 외워야 할 필요도 없고,
무대에 대한 구조에 대해, 무대에서의 행동방법, 동선구성방법, 의상, 대본, 연극의 종류, 극작가와 유명한 배우,,, 등등... 모든 것을 알아야만 시작할 수 있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연극은 쉬운 것만도 아니다.
배우, 스텝 등 여러사람이 같이 하는 것이 연극인 만큼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고정된 대본, 고정된 무대에서 연극을 할지라도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과 대사가 있어야 하는 것인만큼 자유로운 사고 방식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연극에 대한 정열,,너무 거창한가? 단순히 연극을 좋아해도 충분하겠지..
연글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것...
아마도... 사람에 대한 믿음과 자유로운 사고방식 무엇보다도 연극을 사랑하게 된다면.. 대사, 동선, 의상과 같은 것은... 이루어지리라 본다.
.
아이들의 웃음속에..
때로는 쑥쓰러워 마지못해하는 행동속에서..
그리고 다른 친구들을 생각하는 마음속에서..
끝도 없이 뛰어나오는 기발한 생각들 속에서..
연극을 하면서 즐기고 좋아하는 모습속에서...
나는 이날 모인 친구들의 모습에서 이 세가지를 다 발견했다
그럼요... 당근히... 많은 것을 배웠죠. 다만.. 어정쩡하게 아이들과 같이 보냈던 것이 못내 미안하고 죄송스러울뿐이예요. 저도 이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좋은(??)샘이랍니다..ㅋㅋㅋㅋ 그럼.. 나중에 더 좋은 이야기 해요... 그리고 쏘가리.. 그리고 상주여고 친구들 얼굴볼수 있어 (넘 넘 넘) X 3 좋았어...
첫댓글 네 글을 보니 나도 행복해진다. 박경숙을 괜히 데리고 간 게 아니었네^^
경숙언니,,너무 아쉬워요,,ㅠㅠ 끝까지 같이 갔으면 좋았을텐데,,^^ 난중에 또 뵙으면 좋겠어요,, 쏘갈이예요
그럼요... 당근히... 많은 것을 배웠죠. 다만.. 어정쩡하게 아이들과 같이 보냈던 것이 못내 미안하고 죄송스러울뿐이예요. 저도 이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좋은(??)샘이랍니다..ㅋㅋㅋㅋ 그럼.. 나중에 더 좋은 이야기 해요... 그리고 쏘가리.. 그리고 상주여고 친구들 얼굴볼수 있어 (넘 넘 넘) X 3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