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아픔을 딛고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가로지른 통일대교를 건너면 DMZ(De-Militarized Zone)가 있습니다. 65년 전 일어난 한국전쟁은 3년간이나 피비린내 나는 처절한 전투가 지속되었었지요. 온 山河에 처참한 주검들이 나뒹굴고 총성과 포연(砲煙)이 자욱하던 때 정전협정으로 치열했던 격전지에 총성이 멎고 휴전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 후 휴전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각각 2km의 구역을 군대주둔, 무기배치, 군사시설 설치는 물론 군인과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비무장지대가 설정된 것이지요.
DMZ는 60년 이상을 전쟁의 상흔을 스스로 치유하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해 왔습니다.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진 생태계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높이 평가받고 있지요. 또한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분단국가이자 냉전시대를 대변하는 상징물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DMZ는 얼마나 오래 참고 견뎌야 자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분단과 좌절의 아픈 상흔을 딛고 생명을 품은 꿈과 희망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지요.
녹이 슨 철조망사이로 산양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긴장감이 감도는 판문점에도 경계를 초월한 시공간으로 날아드는 새들의 나래 짓이 분단의 현실을 잠시 잊게 합니다. 지금 고라니는 수도 없이 많이 늘어났지요. 무리지어 다니는 멧돼지가 가끔 농사를 망쳐놓곤 합니다. 겨울철 독수리 무리가 먹이를 찾아 기웃거리는 모습 또한 DMZ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볼거리이지요. 이렇게 분단의 통증이 채 가시지 않은 아픈 허리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이곳에 캠프 그리브스가 있습니다.
캠프 그리브스는 바로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곳이지요. 1953년부터 미군기지로 이용되다가 주둔 미군이 철수한 이후 2012년 관련 기관들이 안보체험시설로 활용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곳은 민통선 내에 자리 잡은 미군 반환기지로 희소성이 있고 임진강과 맞닿아 있어 생태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곳이지요. 또한 인근에 판문점과 제3땅굴, 대성동 마을, 도라 전망대, 평화공원, 임진각 평화누리 등 안보관광자원이 있어 DMZ 관광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냉전 60여년의 스토리와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소중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거될 위기에 놓인 공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DMZ 안보관광지엔 지난해 8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았지만 체류시간이 짧아 지역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지요. 캠프 그리브스를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화 하는 일은 민통선 내에 근대문화자원의 창조적 재생을 통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관광자원의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간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이 일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캠프 그리브스 역사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역사공원의 기본 구상도 마련되었습니다. 군사적 시설물을 그대로 활용해서 전시, 체험, 교육, 휴양, 식음 위주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공간을 안보체험 문화예술지구, 창작 예술 촌, DMZ 체험관, 자연경관지구로 나누어 개발한다는 전략입니다. 이곳에 평화공원이 조성되면 금상첨화(錦上添花)겠지요. 세계생태관광협회 아시아사무국이나 유엔의 아시아사무국이 유치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이미 이곳의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숙박시설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이 바로 그 것이지요. 임진강 자락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옛 장교 클럽은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지요. 이곳에서 보이는 임진강과 임진각 일원의 情景은 말 그대로 환상 그 자체입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내다보는 일은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지요. 캠프 그리브스를 포함한 DMZ 일원이 새로운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멀지 않아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새로운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지난 1월 초 행정자치부 장관 일행이 이곳에서 1박 2일 동안 머물면서 DMZ 안보 생태관광 체험을 했습니다. 전국의 시, 도 실, 국장과 부시장, 부 군수들도 이곳에서 1박2일간 안보 생태 체험시간을 가졌습니다. 안보 생태 체험은 군(軍)당국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이제 캠프 그리브스를 중심으로 판문점과 대성동마을, 제3땅굴과 도라산 전망대, 도라산 역과 평화공원 등 안보 생태관광은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관광의 중심이자 Land mark가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참혹했던 전쟁이후 분단과 냉전의 땅에서 자유와 평화의 땅으로 바뀌는 역사적인 현장으로 탈바꿈 할 것입니다. DMZ 는 통일의 전진기지이자 중국과 유러시아로 가는 기점이고 세계로 향한 출발점입니다. 전쟁과 대립의 땅이 소통과 협력의 땅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며 미래와 통일을 준비하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DMZ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지요. DMZ는 오늘도 생태계의 보고(寶庫)이자 세계 평화의 발신지로 거듭 나고 있습니다.
첫댓글 마지막 문구가 마음에 너무 와닿습니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세계평화의 발신지....
고맙습니다. 우리가 잘 지키고 보존해나가야할 세계적인 자연생태계의 寶庫이자
평화의 발신지가 틀림없습니다. 따뜻하고 넉넉한 호국보훈의 달 6월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추억이있는 켐프그리브스가 다시 안보. 생태 .예술의장소로 태어난다니 반갑습니다.
저도 작년 여름 캠프 그리브스에서 일박하였습니다. 사장님의 말씀대로 꼭 이루어 지리라 봅니다. 파이팅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