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휴식기간이라 그런지 그리즐리스에 관련된 글이 하나도 없군요. 나름 만족하다면 만족할 만한 시간을 보내왔던 이 팀에 대해 중간 정산을 해 보고자 자판 좀 두들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직장 폐쇠가 끝난 직후 굉장히 짧게 주어졌던 그리즐리스의 오프시즌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5년 만에 포스트 시즌 나들이, 그리고 NBA 역사상 4번째 8번시드의 기적을 연출해내며 팀 역사상 최초로 2라운드 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낸 곰돌네들에게 직장폐쇠는 정말로 아쉬움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이제사 팀이 도약했고 한 경기라도 더 경험을 쌓아서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 선수들에게 활동할 무대가 없어졌다는 것은 모멘텀을 잃어버릴 수 있기에 충분한 사건이니 말입니다. 선수측과 구단주 간 협상은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지루한 공방전만 이어졌지만 12월이 되어서 협상 타결의 기미가 보이더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 예상보다 직장폐쇠는 빨리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리즐리스 선수들은 특별히 선수노조 활동에 참가해서 움직인 인원이 없었고 그 덕(?)에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개인 훈련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다시 시즌이 재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함께 환호했다고 하죠.
이렇게 직장폐쇠 후 약 20일가량의 오프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선수들이 다행히도 열릴지도 모르는 시즌을 위해 대비를 해 뒀으니 이제 남은건 팀 프론트진의 로스터 정리뿐이었죠.
일단 10~11시즌 2라운드 진출 멤버들의 대대적인 정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부자 구단이었다면 왠만한 선수 다 붙들어 놓으면 좋았을 정도의 훌륭한 선수구성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한게 현실이었죠. 일단 하심 타빗과 트레이드 되어 친정팀으로 복귀한 쉐인 베티에가 팀을 떠났습니다. 하이즐리 구단주는 베티에를 붙들어 둘 생각이었지만 본인이 선수 말년에 꼭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놔 줬죠. 그가 떠난 공석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어쨌든 팀의 에이스인 루디 게이가 복귀하기 때문에 그리 큰 타격은 아니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즐거웠소....
베티에는 히트와 계약을 하게 되었고 며칠 뒤 프론트진이 뜬금포를 터뜨립니다. 바로 제레미 파고와 2년 2M 계약을 채결해 버린것이었죠. 베티에가 빠졌지만 그리즐리스 가드 라인은 여전히 포화상태였습니다. 이스마엘 스미스, 마이크 콘리, OJ 마요, 자비에 헨리, 그레이비스 바스케스, 토니 알렌에 드래프트 때 뽑았던 조쉬 셀비까지... 여기에 파고가 추가되면서 8명!!!!의 가드진을 보유하게 되었죠. 문제는 상대적으로 빈약해진 빅맨진이었습니다. 이미 팀 셀러리는 사치세선을 건드릴 정도로 치솟았는데 정작 보강해야 할 빅맨진 선수를 수급할 여력이 없어진거죠. 게다가 그나마 남은 빅맨 중 마크 가솔은 FA 상황이어서 자칫 잘못하면 빅맨진 고갈사태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새로 곰돌네 식구가 되었다우....
파고 영입 후 드디어 그리즐리스는 이번 오프 시즌 지상 최대의 과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바로 마크 가솔과의 재계약이었죠. 팀의 기둥 센터로 성장한 가솔이었지만 그 전년도에 비해 위력이 조금은 감소된 상황이라 대체 어느정도의 액수로 잡을지 감을 잡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답은 금방 나왔죠. 워리어스에서 클리퍼스의 백업 센터였던 디안드레 조던에게 연 10M을 제시했고 그 돈을 클리퍼스는 그대로 매치시켜버립니다. 뒤이어 매버릭스 우승의 주역이었던 센터 타이슨 챈들러가 뉴욕과 연 14M에 계약을 하게 됩니다. 가솔에게는 저 중간치에 해당하는 연 12M은 최소한 줘야 할 상황이 되었던 겁니다. 여기에 쐐기타가 하나 터졌죠. 휴스턴 로케츠가 마크 가솔에게 4년 55M에 해당하는 오퍼를 던졌던 겁니다. 여기서 작은 반전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저 금액에 그리즐리스가 매치할 것이다...라고 예상을 했지만 프론트진은 한 발 더 앞서나가서 4년 58M의 카운터 오퍼를 날리고 그대로 계약을 성사시켜 버립니다. 총 3M의 금액이 더 나가게 되었지만 어쨌든 프론트진은 마크 가솔에게 '우린 널 절대 잃지 않아!'라는 메시지를 던져준 계약성사였기에 그리 오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나 돌아오니 좋음?
가솔과의 재계약이 성사되기 무섭게 그리즐리스 프론트진은 이스마엘 스미스를 방출시킵니다. 파고가 들어오면서 정해진 수순이었으니 놀랄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빅맨진 뎊스는 문제로 남아있게 됩니다. 이러던 와중에 얼토당토않은 기사가 던져졌습니다. 바로 작년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불발났던 OJ 마요 <-> 조쉬 맥로버츠 딜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이 소식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았았었습니다. 일단 지난 시즌의 경우 마요 폼도 많이 하락한데다 팀의 빅맨진은 보강해야 할 상황이었기에 트레이드로 데려올만한 유일한 백업 빅맨인 맥로버츠의 트레이드가 가능했다지만(그것도 1라운드 픽을 받고 셀러리를 낮추니까요),플레이 오프를 치루면서 마요는 재조명 받게 된데다 만기계약이 되었기 때문에 굳이 트레이드 시킬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맥로버츠를 데려오려면 어차피 FA가 된 선수를 MLE를 쪼개서 영입하면 되지 멀쩡한 선수하나 희생시키며 받을 이유는 더더욱 없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기사는 인디애나폴리스 지역 기자가 섣불리 보도를 한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콘리와 알렌이 트위터를 통해서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Juice is still here!' 라면서 안도섞인 트윗을 올렸습니다.
이 기자놈을 콱 그냥~
한바탕 헤프닝을 겪었던 그리즐리스에 이번엔 실제로 재앙이 터집니다. 바로 백업 PF인 더렐 아써가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었죠. 아써의 시즌 아웃은 그리즐리스에겐 거의 치명타나 다름없었습니다. 위에 설명했지만 빅맨진이 거의 거덜난 상황에 그나마 남아있는 선수마저 잃었기 때문이었죠. 엎친데 덮친격이란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즐리스 프론트 진이 곧바로 발빠른 대응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포틀랜드에 있다가 샬럿으로 트레이드 되어서 이번 오프 시즌에 제한적 FA가 되는 단테이 커닝햄에 7M/3년 계약을 제시한 것이었죠. 샬럿이 매치시키면 무산되는 영입이지만 다행히 밥케츠는 이미 계약되어있는 타이러스 토마스에 DJ 화이트 만기계약인 보리스 디아우, 트레이드로 영입한 BJ 멀른 등이 있었기에 과감히(?) 그리즐리스에 커닝헴을 내주게 됩니다. 인사이더 치고는 너무나도 왜소한 체구에 작은키까지... 외형으로는 여러모로 아쉬운 선수였지만 홀린스 감독이 좋아하는 전술 이해도가 높은 빅맨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더렐 아써의 대체자로 낙점되었던 것이죠. 여하튼 벤치 핵심 멤버인 더렐 아써를 잃은 피해는 나름 프론트진의 발빠른 대처로 어느 정도 진정되게 되었습니다.
뛰고 싶었는데.... 망할....
단테이 커닝헴 영입이 성공하고 프론트 진을 칭찬해 주려고 하는 찰나, 이틀 뒤 청천벼락같은 소식이 전해져 옵니다. 바로 센스 만점의 장신 포인트 가드 그레이비스 바스케스를 뉴올리언즈의 퀸시 폰덱스터와 트레이드 해 버린 것이었죠. 이 소식은 사람들을 아연실색시키기에 충분했었습니다. 당장 지난 스퍼스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콘리가 경기시작 2분만에 2파울로 코트를 떠나게 되는 위기를 맞았을 때 나름 바스켓 센스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콘리의 자리를 200% 매꿔준 선수였습니다. 아니 꼭 플레이오프 때만이 아니라 지난 시즌 내내 백업 포인트 가드로는 아깝다 싶을 정도의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것도 리그에선 멸종되다시피한 장신 포인트 가드를 그 흔해빠진 스윙맨과 바꿔버린겁니다. 더 큰 문제는 유일하게 남은 백업 PG를 잃어버렸다는 것이었죠. 바스케스가 떠나자 정통 PG는 주전으로 뛰는 콘리 뿐이었습니다. 셀비, 파고... 사이즈만 PG지 PG기능을 못하는 선수들입니다. 콘리가 48분 내내 뛰는 선수도 아닌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SF자리가 비어있으면 이해라도하지 지난 시즌만해도 주전 SF로 뛰어주는 샘 영이 건재했기 때문에 이 트레이드는 도저히 이해불가였습니다.
날 포기한 댓가.. 반드시 치룰 것이다!
단 20일 만에 이렇게 크고 작은 일을 겪은 그리즐리스는 더 이상의 선수단 변화 없이 오프시즌을 마쳤습니다. 부족한 빅맨진은 그간 프리 시즌마다 그리즐리스에 들어와서 괜찮은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해 주었던 조쉬 데이비스와 백전노장인 브라이언 스키너를 영입했고 이란에 체류 중이었던 하메드 하다디와도 시즌 시작 후 1주일 뒤에 팀 합류하는 조건으로 단년계약을 맺어서 어찌되었든 물량은 채워넣었습니다. 해서 최종 엔트리는...
PG: 마이크 콘리, 조쉬 셀비, 제레미 파고
SG: 토니 알렌, OJ 마요, 자비에 헨리
SF: 루디 게이, 샘 영, 퀸시 폰덱스터
PF: 작 랜돌프, 단테이 커닝헴, 조쉬 데이비스
C: 마크 가솔, 브라이언 스키너, (하메드 하다디)
이렇게 15명으로 확정되었고 시즌에 돌입하게 됩니다.
첫댓글 시즌전을 다시한번 정리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바스케즈건은 결과론적이나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분명 남습니다. 폰덱스터 기대에 아주 못미치고 있고 파고는 기대를 안했기에 실망이랄것도 없고 뉴올에 간 바스케즈는 더 발전한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단 현 프론트진에 신뢰를 보이고 싶습니다^^ 아써의 아웃이라는 위기속에서 나름 선수들을 잘 꾸려나갔고 다행히 결과도 만족스럽네요. 그리고 바스케즈의 부재때문에 메요의 활용폭이 더 커지기도 했으니까요~
맞아요 .. 폰덱스터 데려올려고 바스케즈 내준건 좀 아니죠 ㅠㅠ
뉴올에서 지금 날라댕기는거 보면 더더욱 -_-;;
휴... 바스케스... 솔직히 파고랑 셀비 합쳐도 바스케스보다 못했는데 차라리 그 둘을 주지 ㅠㅠ
그래도 아써가 나갔을때 발빠르게 커닝햄 영입해온건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요즘 리바운드 괴물같이 걷어내고, 버저비터 역전 팁인슛까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