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 발표…
2024년 12월 24일 성문 개방으로 시작해
2026년 1월 6일까지
가톨릭신문
발행일 2024-05-19 제 3393호 6면
2025년 희년 (cbck.or.kr)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희년을 공식 선포하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두려움과 낙담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2024년 5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聖門) 앞에서 주님 승천 대축일 저녁 기도회를 주례하면서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Spes Non Confundit, Hope Dose Not Disappoint)를 통해 2025년 희년을 선포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가끔 지치고 상처받는 일상에서 희망이 필요하다”며 “우리 마음은 진실과 선과 아름다움을 갈망하고, 우리의 소망은 어떤 어두움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이 희년을 선포할 때 교황 양옆에는 추기경과 주교, 수도자, 외교사절 등 200여 명이 자리했다.
주님 승천 대축일에 앞서 마련된 이날 전례에서 교황은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안과 밖 모든 것들이 희망을 갈망하고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추구하고 있다”며 2025년 희년의 주제가 희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에 따르면, 올해 2024년 12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이 열리며 희년이 시작돼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칙서에는 2025년 희년의 취지가 “신앙인들은 구원의 통로인 예수님과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가져야 하고, 교회는 항상, 어디에서나,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을 우리의 희망이라고 선포해야 한다”고 설명돼 있다.
교황은 희년을 선포하던 저녁 기도회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근거를 두고 있다”면서 “다가올 희년 동안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희망을 기뻐하고, 숙고하고, 온 세상에 선포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희년 축제를 준비하면서 보내고 있는 올해 기도의 해 기간에 너무나 많은 절망으로 가득 찬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그리스도에게 우리의 마음을 올려 드리자”며 “희망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심각하게 상처받고 망가진 피조물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하지만, 특히 “오직 ‘지금, 여기’의 일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과 개인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근심과 두려움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희년을 선언한 칙서에는 2025년이 325년 5월에 시작된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교회일치에 힘쓰는 기간이 돼야 한다는 점도 언급돼 있다. 칙서에는 가톨릭교회와 가톨릭신자들이 희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주로 다뤄져 있지만, 교황은 “희년 축제에 타 그리스도교 교회와 공동체들의 참여,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의 재조명을 원한다”고 밝혔다. 니케아공의회에서 채택된 신경은 모든 교회가 일치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톨릭 신문: 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catholictimes.org)
2025년 희년의 로고는 지구의 사방에서 모이는 인류를 가리키는 네 사람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 네 명은 서로를 껴안고 있는데, 이는 민족들을 결합시키는 연대와 형제애를 가리킵니다. 첫 번째 인물이 십자가를 붙들고 있는 모습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포용하는 믿음의 표징일 뿐만 아니라 희망의 표징이기도 합니다.
희망은 우리가 언제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절실한 순간에 필요한 결코 놓아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 출렁이는 파도의 물결이 보입니다. 이는 삶의 순례가 늘 잔잔한 물 위에서 이루어지지는 않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따금 개인적인 상황과 세상사의 우여곡절로 더 큰 희망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흔들리는 파도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닻이 바로 십자가의 아랫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잘 알다시피, 닻은 자주 희망을 가리키는 비유로 사용되곤 합니다. 실제로, 해상 전문 용어인 ‘희망의 닻’은 폭풍우가 몰아칠 때 선박을 안정시키기 위한 비상 수동 선박 운행을 위한 예비 닻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순례자의 여정이 개인적인 한 사건이 아니라 점점 더 십자가를 향하여 나아가며 성장하는 역동성의 자취가 담겨 있는 공동체의 여정임을 이 로고의 그림이 보여 주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결코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이며, 인류를 만나러 가서 결코 홀로 내버려 두지 않고 오히려 확실하게 존재하면서 희망의 보증이 되려는 듯이 인류를 향해 굽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5년 희년의 표어 ‘희망의 순례자들’이 녹색으로 선명하게 쓰여 있습니다.
2025년 희년 기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
우리 형제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믿음과
성령을 통하여 저희 마음에 부어 주신
불타는 사랑으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리라는 복된 희망을
저희에게 다시 일깨워 주소서.
악의 세력이 패배하고
아버지의 영광이 영원히 드러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확신에 차 기다리며
온 인류와 우주가 떨쳐 일어나도록
아버지의 은총으로
저희가 복음의 씨를 뿌리는 성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
희년의 은총이
희망의 순례자인 우리 안에서
천상 보화를 향한 갈망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우리 구원자이신 주님의 기쁨과 평화가
온 세상에 흘러넘치게 하소서.
영원히 복되신 하느님께서는
세세 대대로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프란치스코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