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주택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전·월세는 물론 매매가격까지 꾸준히 동반 상승하는 바람에 이사철을 맞아 서민주거 안정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전·월세를 전전하는 저소득층은 올 봄 ‘집없는 설움’을 톡톡히 맛보고 있다. 전북, 구체적으론 전주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비정상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도대체 얼마나 올랐고, 원인은 무엇이며, 전북도 대책은 있는 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
“올라도 너무올랐다. 중소형 평형은 매물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전주 서신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식례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기 시작해 정점에 달했다.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오랫동안 미분양 상태로 있던 대형 평형도 대부분 소진 됐으며, 20~30평형대는 전월세 및 매매가격 상승폭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얼마나 올랐을까. 먼저, 공식적인 통계자료부터 훑어보자.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26일 처음 공개한 도내 아파트 전·월세 가격에 따르면 전주 평화동 그린타운(47㎡)의 경우 지난해 12월 전세가격은 6,000만원으로 한 달전에 비해 1,500만원이 올랐다. 익산 어양동 주공6단지(50㎡·15층) 월세 보증금은 달전에 비해 무려 2,800만원 상승했다.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매매와 전세간 경계는 무의미하게 됐다.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익산 어양 주공6단지(50㎡·5층) 전세가(6,500만원)와 매매가(7,000만원) 차이는 500만원에 불과하다. 전주 송천주공(60㎡·1층)도 매매가격은 9,500만원인 반면 전세가격은 8,000만원에 이른다. 전주 효자 서곡주공(60㎡·14층) 전세가격 1억원, 매매가격은 1억3,500만원으로 전세나 매매나 큰 차이가 없다. 매매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전주 송천동 진흥더블파크(85㎡)는 2억5,000만원으로 전년 5월에 비해 4,500만원이 뛰었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국민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도내 주택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주지역의 집값 상승폭은 가파른데, 올해 2월 중 전주 완산구 전세가격(2.2%)과 매매가격(2.4%)은 모두 전국 평균(매매 0.8%, 전세 1.6%)을 훨씬 웃돌았다.
이번엔 부동산중개사무소를 통해 현장에서 거래되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가늠해보자. 이달 현재 전주 서신동 대림 e편한세상 38평의 거래가격은 3억1,000만원으로 4년전 분양가격 2억3,000만원에 비해 8,000만원 올랐다. 48평형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분양가(3억300만원)보다 5,000~6,000만원 가량 올랐다. 전세가격 상승폭은 훨씬 가파르다. 38평형 2억1,000~2억2,000만원, 48평형 2억6,000만으로 2년전에 비해 무려 6,000~7,000만원가량 치솟았다. 그나마 38평형대는 매물은 물론 전세마저 자취를 감췄다.
서신동 대우대창(33평형)은 입주한지 13년가량된 노후 아파트임에도 최근 3,000~4,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하가지구에서 30평형대 루벤스(400여호)를 분양한 진흥의 분양 경쟁률은 무려 4대 1에 달하는 등 미분양은 오래전 일이 됐다.
서신 e편한세상의 경우 대림건설은 최근 회사 보유분 170여호를 분양한 결과 3~4호를 제외하고 모두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 진유정 부장은 “분양 초기 미분양이 극심해 궁여지책으로 170여호를 전세로 돌렸지만 최근 분양전환 결과 98% 분양 계약을 마쳤다”며 현실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