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매년 맡아놓고 돈을 잃어주는 호구(虎口)였다면 올 설에는 한번 분발해보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다크 호스의 출현의 게임의 묘미를 한층 배가시킨다. 두뇌 게임으로 즐겨보는 고스톱 그 열기 속으로….
'Go, Stop'의 매커니즘
경제학에서 설정하는 '인간'이란 이성을 바탕으로 합리적 선택을 내릴 줄 아는 인간이다. 그 축소판이 바로 화투판이다. 고스톱 판에서 선수는 매순간 고(Go)냐, 스톱(Stop)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경제학적 동물'이다. 고를 했을 경우와 스톱을 했을 경우의 수익과 기회비용을 철저히 따져 최상의 합리적 선택을 내려야만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비용편익분석(주)을 살펴보자.
선수는 새로운 판이 시작될 때마다 어떤 패를 취하고, 어떤 패를 버릴 것인가? 계속해서 고를 부를 것인가, 스톱을 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수익과 기회비용을 따져 3점씩 차근차근 축적하는 관리형 게임 운영을 할 것인가? 리버스(독박)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야무지게 고를 밀고 들어가 대박을 터트리는 통 큰 게임을 할 것인가? 선수는 항상 경제적 효율성에 근거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미시적 관점의 비용편익분석이다.
비용편익분석은 무형적인 인간 행위까지도 수치화한다. 점당 100원 화투판에서 만원이라는 약소한 돈을 땄을 경우 바로 자신의 지갑 속에 넣을 수 있지만, 10만원이라는 거금(?)을 땄을 경우 이후에 감당해야 하는 유무형의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 이때는 판세를 적절히 컨트롤하면서 다만 100원이라도 남는 장사를 해야 한다.
만족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수익과 기회비용을 고려해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고스톱은 귀신 같은 감각과 냉철한 이성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전장이다. 그래서 고스톱은 과학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무대뽀' 정신으로 덤비는 비이성적 사람은 언제나 화투판의 들러리로 남을 것이다. 일상적인 활동에서 항상 합리적 선택을 취하려는 근성이야말로 고스톱 판에서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비결이다. 이 순간만큼은 철저하게 경제학적 동물로 변신해라.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종 대체안에 관해서 각각의 필요한 비용과 그것에 의해서 얻어진 편익을 비교평가한 후, 채택 여부나 우선 순위를 검토하는 방법론이다. 화폐화가 가능한 모든 비용과 편익 항목을 계량화하여 대안별로 비용편익 특성에 가장 우수한 안을 선택한다.
게임에 임하는 자세 반듯한 폼은 곧 맑은 정신, 강한 정신력을 뜻한다. 비록 상대가 친구라도 일단 전선에 나선 이상 필승의 의지를 가져야 한다.
● 기선제압 판세를 주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일단 담요를 깔게 되면 고스톱의 룰을 정하게 되는데, 되도록이면 자신에게 익숙한 룰을 정하는 게 낫다. 위험을 무릅쓰고 'Go'를 선호하는 선수라면, 판세를 키우는 쪽으로 룰을 정한다. 최근 들어 피박, 광박에 이어 멍박(망통을 한 장도 못 먹는 경우)을 적용하는 예가 많다. 간혹 정해진 룰을 잊어버리고 서로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경우가 있는데, 친선도모를 꾀하다 돈도 잃고 친구도 잃어버리게 되니 유념하자.
●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자고로 처세든, 잡기(雜技)든 손자의 병법만한 지침서는 없다. 세 사람의 선택과 판단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고스톱의 경우, 나의 판단보다는 상대방의 선택에 의해 판세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고냐, 스톱이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상대방의 미간을 살짝 훔쳐보라. 의외로 답이 쉽게 보일 수도 있다.
● 안정적인 게임 운영 고스톱은 비교적 시간제한이 없는 게임. 몇 시간 이상 치다 보면 누구든 따는 타이밍이 있고, 잃는 시간대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페이스 조절. 세심한 성격의 선수는 한판 확실히 땡긴 이후엔 안정적인 게임 운영을 하게 된다. 대개 이런 친구들이 손을 털고 일어날 때, 돈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화투에는 끗발이라는 게 있게 마련. 끗발 좋을 때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고스톱 기본 룰 고스톱은 과학! 기본적으로 머리 싸움과 숫자 놀음에 익숙해야 한다
● 패가 안 좋으면 치지 마라 '초짜'일수록 삼봉패(폭탄)에 집착하거나, 조커(예비군) 한두 장에 무조건 판에 끼여드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험 많은 선수일수록 패를 볼 수 있는 안목이 높다. 광이나 약(청단, 고도리 등)을 할 수 있는 패보다는 피로 점수를 내서, 쓰리고 가능성이 있는 패가 들어왔을 때 '고'를 외쳐야 한다.
● 철저한 계산은 곧 돈이다 고스톱을 배운 구력은 비슷하나, 화투판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대개 계산이 영민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피 점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 조커 활용법 고스톱판의 피(껍질)의 합은 30점에 보통 조커(예비군 내지는 보너스패) 3장(쌍피)을 포함할 경우 36장 정도이다. 피로 3점(12장)을 나고, 양쪽 모두 피박을 당하고 있더라도 조커 2장이 상이 숨어 있을 경우 쉽사리 Go를 불렀다가는 독박 당하기 일쑤다. 5장이던 상대방의 피 점수가 예비군 2장(4점)을 내려놓고, '치고박고'피 3점 이상을 획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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