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어떤 건가요?
우선은 애기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이죠. 블로그 댓글들을 보니까 ‘남편이 돈 많이 버니까 트레이너 붙여서 살 뺐겠지’ ‘제가 정종철 황규림 다니는 헬스장 다니는데 거기서 한달에 70만원씩 주면서 운동하더라구요’ 그런 얘기들이 많던데, 저 사실 아파트 지하에 있는 헬스장 다니고, 돈 쓰는 게 아까워서 혼자서 운동하거든요. 대신 애기 아빠가 식단도 만들어주고 운동법도 가르쳐주었죠.
그리고… 처음에는 식단을 철저하게 지켰어요. 처음에는 저염식을 했는데, 저염식이라고 하면 굉장히 맛이 없을 것 같죠? 다행히 저는 엄마니까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해서 요리를 해서 먹으니까 괜찮더라고요. 그러니까 한달 만에 7~8kg이 빠지는 거에요. 운동도 하긴 했지만 애들이 아프거나 방학이라 2주 정도 운동을 못했는데 말이죠.
저염식만 해도 살이 그렇게 많이 빠져요? 와~! 운동은 어떻게 하셨나요?
제가 원래 잘 질리는 성격이라서 처음에는 헬스를 하다가 금방 지겨워져서 엄마들끼리 아파트 지하에서 아이돌춤 배우는 것을 같이 했어요. 굉장히 재밌었는데 이것도 5~6개월 하니까 질리더라고요. 그 다음엔 등산을 했어요. 돈이 안 드니까(웃음). 한 시간 코스의 아파트 뒷산을 다녔는데 그것도 한달 하니까 재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좀 더 먼 우면산을 다녔어요. 그렇게 계속 운동을 바꿔주면서 하니까 별 생각 없이 16~17kg가 빠졌어요.
생각보다 단시간에 살이 많이 빠졌네요?
3개월에 10kg을 빼겠다 그렇게 목표를 가지고 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다보니 살이 빠진 거죠. 라디오에서 들은 얘긴데, 어떻게든 산의 정상까지 가려고 하는 사람들한테 고산병이 생긴데요. 그런데 그런 생각없이 ‘내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자’하고 생각하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한테는 고산병이 안 생긴데요. 너무 목표를 심하게 정하고, 저염식은 닭가슴살만 먹어야 해, 운동은 웨이트를 꼭 해야 해, 하고 너무 정해놓았으면 저도 금방 지쳐서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처음부터 다이어트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생각을 했거든요. 먹고 싶은 것 못 먹고 기운 없고 그러면 스트레스 받고 애들한테 짜증도 더 많이 낼 것 같았거든요. 오히려 목표를 정하지 않고 천천히 하니까 더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도 운동을 계속 하나요?
지금은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한다기보다는 제 취미생활이 생긴 거죠. 몸을 움직이는 게 이렇게 상쾌하고 기분 좋은 것인 줄을 몰랐어요. 그리고 애들 없는 시간에 조용히 제 생각을 할 수 있고, 또 운동하면서 엄마들끼리 만나서 수다 떨고 그런 게 너무 좋아요.
전에는 연예인 와이프인데 이렇게 살이 많이 쪘다고 남들이 손가락질 할까 봐 어울리지 못하고 숨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때 내가 먼저 다가가서 나는 이런이런 일로 힘들어요, 이렇게 얘기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죠.
책에서는 다이어트 전에 불어난 몸무게와 육아에 지쳐 우울증에 걸린 이야기도 다 털어놓으셨어요.
사람들한테 제 우울증 얘기를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살을 뺀 계기를 말하면서 그 얘기를 뺄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결혼을 일찍해서 그런지 첫째를 키우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부모가 될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주변에서는 애를 더 낳지 말라고까지 했는데 덜컥 둘째를 임신했어요. 둘째 임신하고 3개월 만에 하혈해서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몸이 안 좋았는데, 둘째를 낳고 또 바로 셋째를 임신한거예요. 불임 부부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얘긴데, 왜 나는 자꾸 애를 임신할까 원망도 하고 배 속의 애가 잘못됐음 좋겠다 그런 나쁜 생각도 많이 했죠.
그때 제가 의지할 수 있는 건 남편 밖에 없으니까 맨날 남편 들어오기만 기다리는 거죠. 그때 남편이 한창 바쁜 때였거든요. 들어오는 일이란 일은 다 하고, 골프, 낚시, 컴퓨터 조립, 그런 취미생활로도 너무 바쁘니까 빨리 온다고 하면 11시, 9시면 진짜 빨리 들어오는 거고, 새벽에 들어와야 좀 늦게 들어오는 그런 마인드였죠. 그러니까 저한테 신경을 안 쓴다고 느낄 수 밖에요. 그렇지만 애기 아빠한테 얘기하면, 넌 남들보다 돈도 많이 벌어다주는데 어떻게 힘들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 그렇게 화 낼까봐 말도 못하고 혼자서만 힘들어 했죠.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애기 아빠한테 조금만 일찍 와 줄 수 없냐고 부탁을 했어요. 그날 남편이 9시에 들어왔는데 용산에서 컴퓨터 조립하고 왔다는 거에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끈이 끊어지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혼자서 정말 많이 울면서 편지를 썼어요. 거의 유서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울적한 내용이었어요. 그 편지를 출근하는 애기 아빠 가방에 넣어두고는 애기 아빠가 보고 화낼까 봐 혼자 안절부절 못했죠. 그런데 애기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한 시간 동안 말도 없이 펑펑 우는 거에요. 그러면서 내가 이제 바뀌겠다 그러고는 골프랑 낚시를 딱 끊었어요. 그리고 살림도 같이 해주도 둘이서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러면서 우울증이 사라졌죠. 그 시기가 없으면 다이어트를 하지 못했을 거에요. 처음에는 애기 아빠가 몰라준다고만 생각했지만 또 제가 너무 표현을 안 한 것도 있었죠.
저도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너무 힘들지만,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테니까 제 얘기를 듣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었으면 싶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