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동문의 ‘새로나CS가구’ 공장 담장벽화
박해수 동문이 경영하는 ‘새로나CS가구’ 남양주 공장의 수로 옆 뜨락에는 호두나무, 느티나무와 함께 아름드리 참옻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그런데 두어 달 전, 한 지인이 약으로 쓰려는데 참옻나무를 구할 수 없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가구공장 수로 옆에 있던 참옻나무를 기억해내고는 당장 구해주겠노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내 나무도 아닌 터에 구할 수 있다고 대뜸 말한 것은 쓸데없이 오지랖이 넓은 탓이겠다.
그동안 참옻나무를 베러 가려 했으나 여러 가지 일로 차일피일 미뤄오다 며칠 전 무작정 남양주를 찾아갔다. 참옻나무 수액에는 우루시올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이를 약용이나 도료로 쓰지만 잘못 다루면 옻이 오를 위험이 있다. 그런데 박해수 동문이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서넛이 참옻나무에 달려들어 맨손으로 톱질을 하더니 참옻나무 가지 한 묶음을 뚝딱 꾸려줬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톱질하는 동안 심심하기도 해서 공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그런데 길에 연해 있는 콘크리트 담장에 개, 돌고래, 나무, 곤충 등을 그린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얼핏 훑어봐도 투박한 솜씨로 그린 벽화지만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 했다. 그 가운데 사람이 나비 그림 속에 서서 사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고, 세계적 명화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옆으로 뉘어 놓은 그림도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담장벽화 사이사이에 괴발개발 써놓은 글귀 가운데 ‘최고가 되기보단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는 글귀와 ‘소중한 인생 뜨겁게 살자’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이 또한 박해수 동문의 평소 신념이리라. 하지만 이제 다 늙어 모든 활동을 접은 마당에 이 글귀를 가슴에 새긴다 한들 무슨 소용이랴.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삶이나마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뜨겁게 살아가리라 맘속으로 젊잖게 다짐해 보았다.
첫댓글 ㅎㅎㅎㅎ ᆢ
볼것도 보잘것도없는 초라한 공장이나
그담벼락입니다.
회사 간판 위에는 노동부장관과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 명의의 <클린사업장> 명판이 걸려 있더군요.
다른 사업장에 비해 작업환경이 깨끗하다는 것을 정부에서도 인정한 것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꽤나 오래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직장이기 때문이겠지요.
박해수 동문이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