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01 (금) "해맞이 보러 오지마세요"… 동해안 한파 속 해변 단속
"올해는 제발 해맞이 보러 오지마세요!" 2020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전에 찾은 강릉 경포해변. 예년 이맘때에는 이른 아침부터 해맞이 인파로 붐비던 곳이지만, 올해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대신 해변 입구에 들어서자 출입 통제선을 지키는 단속 요원들만 눈에 띄었다. 강릉시가 연말연시 해맞이 인파 등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해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입 통제선을 설치했지만 혹시나 이를 넘는 관광객들을 단속하기 위한 요원들은 아침부터 나와 있었다.
이날 강릉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데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낮은 상황. 단속 요원들은 마땅한 쉴 곳도 없이 방한장비에만 의존한 채 해변 통제선을 따라 몸을 움직이며 한파 속에 주위를 살폈다. 단속 요원 이광일(27)씨는 "지난 성탄절 연휴에는 통제선을 넘는 일부 관광객들도 있었지만 이후 언론에 보도도 나가고 하면서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오늘부터 내일까지가 최대 고비여서 단속을 24시간 풀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씨도 춥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인 만큼 보람도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국민들이 해맞이도 자제하고 통제에도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 12월 24일부터 경포와 정동진 등 주요 해변 통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성탄절 연휴 일부 얌체 관광객들이 통제선을 무시하고 넘나드는 행위가 발생하자 12월 29일부터는 아예 모든 해변을 봉쇄했다.
이에 옥계에서 주문진까지 약 45km에 이르는 구간을 대상으로 해변 출입이 가능한 통로(송림 포함)에 통제선 설치를 완료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옥계에서 주문진에 이르는 모든 해변에 1400여 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해변과 주차장 등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이 기간 임시 주차도 허용하지 않으며, 이를 어길 시 즉시 견인 조치와 함께 과태료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 3시부터 새해 1월 1일 오후 3시까지는 지역 모든 식당에서 취식이 금지되고,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도록 했다. 숙박시설은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하는 정부방침에 따라 혹여 찜질방이나 사우나시설 등으로 인원이 몰릴 것을 우려해 이날 0시부터 오는 1월 2일 자정까지는 찜질방과 사우나시설 이용도 통제한다.
이 같은 '초강수' 방역에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했던 해변 인근 상인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묻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처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경포에서 2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69)씨는 "우리는 아침 식사를 하는 집인데 오늘은 아직 개시도 못했다. 연말에 이렇게 손님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며 "장사를 생각하면 정말 힘들고 마음이 무겁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것이 더 걱정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냐"고 심정을 털어놨다.
바이크 대여업을 하고 있는 B(68)씨는 "여기 있는 상인들 대부분이 생활하는데 상당히 어렵고, 심지어 일하는 직원도 나오지 못하게 하는 곳도 많다"며 " 우리같은 상인들한테 피해는 말도 못하겠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계속 번지는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겠냐. 어차피 이럴때는 관광객들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시·군들은 올해 해맞이 명소인 주요 해변과 관광지 출입을 모두 통제한다. 일부 지자체는 주차장과 도로까지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새해 연휴가 방역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동해안 지자체 관계자들은 "연말연시 방역강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출을 보기 위한 발걸음은 제발 다음 기회로 미뤄 주시기를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마지막 비서실장'에 유영민… 민정수석 '檢 출신' 신현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뒤를 이을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유영민(69)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2월 31일 발탁됐다. 김종호 민정수석 후임으로는 신현수(62) 전 국가정보원 비서실장이 임명됐다. 노영민 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직접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수석비서관급 이상 주요 참모진 개편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노영민 실장은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산업, 경제, 과학계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강한 추진력으로 과기부 장관 재직 시절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규제혁신 4차산업혁명의 기본 토대 구축 등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을 선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영민 실장은 특히 경제, 행정, 정무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이라며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뉴딜의 성공적 추진, 4찬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다양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대통령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8일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던 노영민 실장은 2년 가까이 일한 후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2017년 5월10일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던 임종석 실장은 1년 8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났었다. 지난 8월 임명된 김종호 수석은 임명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 등 주무 부서로 국정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전날 노영민 실장과 김종호 수석, 김상조 정책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종호 실장을 제외한 두 참모에 대한 사의를 하루 만에 즉각 수리한 데에는 신속히 국정 혼란을 매듭짓고 새해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집권 5년차를 맞아 '포용형' 인사 배치를 통한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나서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유영민 신임 실장은 계파나 성향 등에 있어서 비교적 색이 옅은 인사"라며 "집권 후반기 조직을 관리하기에 맞춤형"이라고 평가했다. 유영민 실장은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LG전자 전산실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보유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역임했고 포스코 ICT 총괄사장, LG CNS 부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거치면서 융합적 리더십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20대 총선 당시에는 '문재인 인재 영입 11호'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수 장관'을 역임했고 당시 국무위원들 사이에서 간사 역할을 맡았다. 그러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갑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검찰 출신'인 신현수 수석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사법고시 26회, 사법연수원 16기로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검찰에 20년 간 몸 담으며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과 마약과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으로 일하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2017년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렸다.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비서관 자리에 검찰 출신이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 출신인 조국 전 수석에 이어 감사원 출신인 김조원·김종호 수석이 자리를 이어왔는데, 최근 일련의 법검 갈등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임명한 것은, 앞으로 남은 검찰개혁 과제 완수에 있어서 검찰 조직까지 아우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청와대 3기' 시작을 알리는 비서실장 교체로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새 진용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상조 정책실장 등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추가 개각에 나설 방침이다. 김상조 실장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3차 긴급재난지원금 등 당면한 현안이 있어 이번 교체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조 실장 후임으로는 이호승 경제수석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거론된다.
2021 신축년 새해 첫날에 찾은..... 원주의 야산 천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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