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피해자 측과 면담에 나선다. 라임펀드 사태에서 판매사 대표가 피해자 측을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증권 측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피해자들과 면담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피해자들에게 단 한 차례의 사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면담에서 공식 사과를 할지도 주목된다.
1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오 대표 외 대신증권 측 5명과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 대책위원회 5명은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모처에서 면담을 진행한다. 오 대표가 라임펀드 피해자들과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라임펀드 사태에서 판매사 대표가 피해자 면담에 나서는 것도 처음이다. 피해자 측은 지난해 10월 10일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대신증권 실무진과 단 한 번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오는 9월 라임펀드 판매사 징계를 위한 금감원 제재심을 앞두고 있다. 또한 같은 달 국회 국감에서도 피감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 면담에 응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책위 측은 대신증권의 오너인 양홍석 사장과 면담을 요구했으나 오 대표가 대신 나선다. 면담 장소도 대신증권 명동 본사가 아닌 외부로 결정됐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대신증권이 이번 면담을 매우 조심스럽게 추진했음을 알 수 있다.
대책위는 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대신증권의 불법적 행위들에 대한 사과를 먼저 요구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라임펀드에 대해 ‘100% 담보금융 상품’이라고 적힌 거짓자료로 판매를 했다. 이 외에도 펀드가입서류 조작, 환매방해 설명회, 전산조작 등의 불법행위로 고소·고발 당하거나 판매자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신증권이 피해자 측에 공식 사과를 한 적은 없다.
또 대책위는 대신증권이 제시한 선지급안의 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손실액의 30%에 대한 선지급에 대해 오는 21일까지 동의하라고 통보했으나 대책위는 원금의 50%을 선지급하는데 대해 다음 달 30일 이후까지 동의한다는 내용으로 조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대책위는 △금감원 분쟁조정을 위한 ‘객관적 손실확정’ 방안 실행 △대신증권이 판매한 펀드에 대한 기초정보 공개 △양홍석 사장과 면담 △피해자 설명회 개최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 면담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피해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