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관 장두석】 서양의학과 자연의학의 차이
우리가 서구식으로 살아가면서 언제부터인가 소금을 도깨비 보듯하는 해괴한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높아지느니, 암에 걸린다느니 하는 말들이 상식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구구한 설명은 제쳐두고 단 하루만 소금 없이 지내보면 소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단번에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소금은 제독작용, 정혈작용, 신진대사 기능 촉진, 살균, 방부작용, 파괴된 세포 회복 작용, 체질 개선 작용, 조압 작용, 항균작용 등등 우리 몸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입니다.
무릇 이 세상 모든 것 중 약이 아닌 것이 없고, 또 약 중에 독을 함유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소금 역시 약과 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천연소금은 각종 유기 미네랄이 약 10% 정도 함유되어 있으나 가공된 표백 소금은 나트륨이 주성분이어서 유기 미네랄 공급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기진맥진해 있을 때 물에 간장을 타 마셨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지쳐 있던 사람이 싱싱하게 되살아나는 모습을 우리는 어렸을 적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소금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든가 "짜게 먹으면 나쁘다."라는 이야기는 왜 생겼을까요.
우리 사회에 상식화되어 있는 이 말의 의미를 풀어 가면서 나는 오늘 서양의학과 민족의학의 차이, 곧 의학에 있어서의 신토불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소금을 죄악시하는 우리 사회의 풍습은 서구의 칼로리 영양학이 우리 식탁을 지배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동양과 서양은 의식주 생활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육식을 주로 하고 밀, 양배추,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합니다. 또 침대에서 자며 동양 사람에 비해 땀을 덜 흘립니다. 한편 그들은 광활한 대지에서 목축, 수렵생활을 주로 하다 보니 일찍이 운송수단이 발달하고 기계문명이 발전해 인간의 노동력에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또 신체구조상으로 보면 창자의 길이가 짧아서 육식을 많이 해도 배설이 빨라 독을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나트륨의 함량이 많은 고기류와 밀, 양배추를 먹는 데다가 땀을 적게 흘리므로 서양 사람들은 특별히 소금을 더 섭취할 필요가 없으며 소금을 더 섭취하면 염분 과잉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서양 사람들의 경우 소금을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화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가 살고 있는 동편은 나무에 속하고 녹황색을 띠고 있으므로 곡식과 채소가 주식입니다. 이것들은 상대적으로 나트륨의 함량이 적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많은 노동과 온돌생활을 하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신체구조상으로도 장이 길어서 육식에는 맞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장이 긴 우리가 육식을 많이 할 경우 고기가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독이 장에 오래 체류하게 되어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동양과 서양은 의식주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러므로 단언컨대 '소금을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은 것은' 서양 사람이지 동양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동양의학과 서양의학
목축, 수렵을 생업으로 삼고 살아온 서구에서는 일찍이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서양에서는 기계문명, 과학문명이 발달했고 그것은 이후 서양의 정신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무엇이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과학과 합리성을 최대의 미덕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의학에도 똑같이 적용되었습니다.
의학에 있어서도 서양의학은 인체의 각 기관을 나누어서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체의 각 기관을 조립부품처럼 부분적으로 분석하여 접근합니다.
인체를 진단할 때 부분적으로 각종 기계에 의존하여 병의 이름을 붙이고 그 병명에 따라 그 증세를 보고 즉각적으로 대응을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구토나 설사를 하면 지사제를 사용하고, 간질환자가 떨 경우 떨지 못하도록 항경련제 및 안정제를 사용하고, 체내에 악성 신생물 종양이 발견되면 공격 대상으로 보고 수술 또는 항암제 투여, 방사선 연료법으로 대처합니다. 또,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열을 내리기 위해 해열제를 쓰고 편도선이 부어서 열이 날 때도 일단 해열제로 열을 내린 뒤, 소염제로 염증을 삭이는 즉각적인 대응을 합니다.
서양의학은 '증상 즉 질병'이라는 생각 속에서 증상을 없애는 것을 일차적 과제로 삼습니다. 동양 사람들은 우주와 자연과 인간을 동일 순환계 속의 하나로 봅니다. 자연히 통일적인 사고, 조화로운 사고를 하게 되며 농업을 생업으로 하기 때문에 기계문명이나 과학의 발달은 다소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신세계를 중요시하는 동양적 사고는 의학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민족의학에서 우리의 몸을 하나로 보는 것은 바로 동양적 우주관을 반영한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머리, 몸통, 다리로 나누어져 있고, 인체 각 기관이 분리되어 있으나 그것은 하나의 통일된 유기체로써 부분과 전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생체 일자(生體一者)로써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질서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민족의학에서는 증상을 곧 치료법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오한이 들면 옷을 엷게 입히고, 통풍이 잘 되게 하고 열이 나면 열로써 치유하게 도와주고, 구토나 설사를 하면 구토나 설사를 잘하게 도와주고, 간질환자가 떨 경우 더 떨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몇 가지 질병을 예로 들어 서양의학과 민족의학의 차이점을 간단하게 다시 살펴보기로 합시다.
고혈압에 대하여
고혈압은 양성 체질(산성체질) 중 동맥경화형 체질로 봅니다. 과식과 편식, 육식편중(산과잉) 영양과잉, 음주, 발한에 의한 수분, 염분, 비타민C가 소실되었을 때 변비, 괴혈병, 염증 등 운동 부족이 고혈압의 원인이 됩니다. 서양의학에서는 혈압강하제(이뇨제), 베타차단제를 사용하지만 고혈압은 낫지 않습니다. 강하제는 혈압이 내려졌기 때문에, 순환이 나빠지고 혈액이 굳어져서 뇌전색에서 뇌연하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민족의학에서는 코에 피가 난다든지, 결막이 출열한다든지, 혈압비가 8/11을 넘었을 경우에는 즉시 영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1일에서 3일간 정도의 단기 단식, 1주일간에서 10일 정도의 순생식요법 등은 뇌일혈의 위기를 벗어나게 해주고 혈압을 자연히 내려가게 하여 치유의 전기를 마련해 줍니다. 물론 코피나 결막 출혈도 멎어 버립니다. 생수 또는 감잎 차를 1일 2ℓ 정도 마시고 마그밀 복용도 유효합니다. 1%의 마그밀수를 1일 아침·저녁 2회 계속 마시는 것(형탁제 8g+생수 300g)은 숙변을 배제하고 혈압을 내리는 데 유효합니다.
고혈압은 혈액이 진하고 하지가 굳어져서 혈액이 상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모관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하지 유연법,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 등으로 다리를 유연하게 하고, 보행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도 고혈압을 고치는 데 필요하며 또한 매우 유효한 것입니다.
그리고 매육엑기스, 난유, 죽염 등을 보조 식품으로 이용하고 장기간 생식을 하도록 합니다.
당뇨병에 대하여
당뇨병은 산성체질 중 글로뮈 연하소실증입니다. 가공식을 많이 먹고 과식을 하여 당분을 지나치게 섭취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당분을 과잉섭취하면 체내에 포도당이 많아져 당도가 높아집니다. 그러면 당분을 분해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다량으로 분비하게 됩니다. 당분 섭취가 점점 많아지면 췌장은 인슐린을 더욱더 많이 분비해야 합니다. 그런 현상이 되풀이되면 췌장은 과도한 노동으로 기능을 상실해 인슐린 분비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미 글로뮈의 소실로 인해 베타 세포가 상해 버린 상태에서 당분이 분해되어 배설되지 못한 채 체내를 마음대로 떠돌게 됩니다. 이어 체내에 축적된 당은 혈관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뇨당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혈당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오줌으로 당이 배출됩니다.
뇨당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민족의학과 서양의학은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서양의학에서는 당뇨 현상을 질병으로 보고 혈당강화제 및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투입합니다. 그러면 일시적으로는 뇨당과 혈당의 수치는 떨어집니다. 그러나 계속 인슐린을 투입하게 되면 췌장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그 지점부터 '당뇨병'은 불치의 병이 되는 것입니다.
민족의학에서는 일단 뇨당현상을 자연치유력의 발현이라고 보고 체액을 중성으로 하여 체질을 개선하고, 우리의 몸이 체내에 당도를 낮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법을 씁니다. 생식을 시키고 수분, 염분, 비타민C를 적절하게 공급해 몸을 맑게 합니다. 그리고 숙변을 제거해 몸의 독소를 배출해 냅니다. 그리고 적절한 운동으로 췌장이 되살아나게 도와줍니다. 다만 바다 해초류인 뜸부기나 미역 등을 다량 섭취하고 치커리 진액 등을 보조 식품으로 쓰는 것입니다.
암(신생물 종양)에 대하여
서양의학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암의 원인을 확실히 모르고 있습니다. 암이란 유전적 소인이 있는 조직세포에 화학적 또는 물리적 자극이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하는 것이 통설이 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예방법도 없고 적절한 치료법도 없습니다. 다만 암이라고 하는 무서운 목숨을 빼앗는 악성의 종양이 생기므로 되도록 초기에 발견하여 외과적인 수술로 절제하거나 방사선에 의하여 태워 죽이거나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약에 의한 화학요법이 행하여지고 있지만 정확한 치료법이라 할 수 없으며 그것도 대단히 부작용이 강합니다. 민족의학에서는 암의 원인을 일산화탄소 정체와 산소부족으로 봅니다. 일산화탄소 정체는 익혀 먹은 채소, 육류를 구워 먹을 때, 튀겨 먹는 음식에 의하여 체내에 정체되고 산소부족은 옷을 두껍게 입을 때, 발한을 할 때, 밀폐된 온돌방, 음주, 흡연 등으로 봅니다.
그 외에도 수분, 염분, 비타민C 결핍, 변비로도 볼 수 있고 체질적으로 보면 음성 체질, 염기성(알칼리성 체질), 빈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료요법으로는 일산화탄소의 해소, 비타민C의 보급, 글로뮈(정동맥 접합관)의 재생 부활을 가장 큰 목표를 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목적을 위하여 피부 기능 회복, 숙변의 배제, 변비의 해소, 혈액 임파액의 환류, 체액의 정화, 자세의 교정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식과 단식, 풍욕, 냉온욕으로 자연치유력을 도와주고 환부에 마고 약 찜질과 겨자찜질을 합니다. 죽염, 감잎 차, 유근피를 보조 식품으로 사용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몇 가지 질환들을 민족의학에서는 의·약에 의지하지 않고 신체 이상을 본인 스스로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한 것입니다.
간단히 민족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점을 짚어 보았는데 저는 의학에 있어서도 신토불이를 기본으로 동양과 서양의 의학이 서로의 장단점을 취사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서양의학계의 성인 히포크라테스도 "질병이란 복구력, 즉 자연치유력이 작용하고 있는 과정이다." "진정한 의사는 내 몸 안에 있다. 몸 안의 의사가 고치지 못하는 병은 어떠한 명의도 고칠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양의학이 고도로 발달된 현재에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현실 속에서 민족의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증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호부터는 본격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물, 채소(비타민C), 소금을 잘 먹으면 어떤 보약도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배전의 성원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1993.08 사람 사는 이야기 (제23호) pp.102-104
<자연의학강의④> 기고문 중 장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