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미국에서 신형 파일럿을 공개했다. 포드 익스플로러, 쉐보레 트래버스 등과 경쟁하는 대형 SUV로 국내에서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모델이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풍요로운 파워트레인, 꼼꼼한 품질 등이 매력이다. 신형 파일럿은 안팎 화장을 고치고 ‘준자율주행’ 장비인 혼다 센싱, 캐빈톡(CabinTalk™), 9단 자동변속기 등을 더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표정도 근사하게 변했다. ㄱ자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은 유지하되, 램프 안쪽을 신형 어코드나 오딧세이처럼 ‘반짝이’ LED를 촘촘히 심었다. 콧날 역시 어코드처럼 두툼한 패널을 덧대 기존보다 넓고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범퍼에 있던 방향지시등을 램프와 통합하면서 더욱 군더더기 없고 매끈한 얼굴을 빚어냈다. 네 발엔 새로운 휠을 신기고, 테일램프도 화장을 고쳤다.
실내도 ‘호감형’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새로운 터치스크린을 입히면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빠짐없이 챙겼다. 빨갛게 물든 시동 버튼과 버튼식 기어레버도 포인트. 파일럿은 8인승 구조를 기본으로 7인승을 고를 수 있다(2열 독립시트). 생색내기에 불과한 여느 SUV의 3열보다 널찍한 공간을 뽐낸다. 신형 파일럿은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를 더해 편의성도 높였다.
신형 파일럿의 심장엔 V6 3.5L 3.5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80마력, 36.2㎏‧m로 기존과 같다. 그러나 투어링과 엘리트 트림엔 6단 자동변속기 대신 9단 자동기어를 짝 지었다. 평범하게 출발할 땐 2단 기어를 물고 부드럽게 가속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거나 S모드, 모래(Sand)와 진흙(Mud) 모드에선 1단으로 출발한다. 또한 정차 시 시동을 끄고 켜는 아이들 스탑 기능을 넣어 연료효율을 개선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Honda Sensing®)도 눈에 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 보조(LKAS), 충돌경감 제동장치(CMBS™) 등 안전장비를 푸짐하게 담았다. 오토매틱 하이빔과 멀티-앵글 리어뷰 카메라는 가격과 상관없이 기본으로 적용했다. 이외에 오딧세이에 들어간 캐빈톡과 캐빈워치도 반갑다. 운전석에서 2열과 3열에 탄 아이들을 살피거나 목소리를 스피커로 전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다.
신형 파일럿은 엘리트 AWD 트림 기준 미국에서 4만8,020달러(한화 약 5,420만 원)이며 국내 출시일정은 미정이다. 한편, 국내에선 오는 연말 현대자동차가 베라크루즈의 후속 모델인 ‘팰리세이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쉐보레도 트래버스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쌍용 G4 렉스턴과 닛산 패스파인더와의 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과연 파일럿은 대형 SUV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