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절 붉고 노란 단풍으로
내 마음 끝없이 일렁이게 하더니
내 마음 일렁여 술미치광이버섯처럼
내가 네 속을 헤매며
네가 내 속을 할퀴며
피 흘리게 하더니
이제 산은 겨울산이다
너는 먼빛으로도 겨울산이다
어느 결에 소스라치게 단풍들어
네 피에 내가 취해 가을이 가고
풍성했던 열애가 가고
이제 우린 겨울산이다
마침내 헐벗은 사랑이다
추운 애인아
누더기라도 벗어주랴
목도리라도 둘러주랴
쌀 한줌 두부 한모 사들고 돌아오는 저녁
내 야트막한 골목길에 멈춰 서서 바라보면
배고픈 애인아
따뜻한 저녁 한끼 지어주랴
너도 삶이 만만치 않았으리니
내 슬픔에 네가 기대어
네 고독에 내가 기대어
겨울을 살자
이 겨울을 살자
-겨울산 / 김태정
https://youtu.be/qQldpnafj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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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을 좋아했던 그대, 너는 영영 겨울산인가
두리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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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7 22:5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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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겨울산이야 내년에 환생하지만 우리는 끝장을 향해 가는 막장산이지요!!
북한산 응달에 물이 얼었습니다.
내년 봄 돼야 풀릴 것이니
두리조아도 내년 봄까지 동태로 ㅎ
이 겨울에 따뜻한 저녁 한끼 지어주게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