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 행진의 박정환 9단(왼쪽)이 일본 최강 이야마 유타 9단을 완파하고
월드바둑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했다.
월드바둑챔피언십2018 결승전
중ㆍ일 최강자 꺾고
2연패 달성
박정환 9단이 무적 행진을 벌이며
월드바둑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했다. 19일 도쿄 일본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 8관왕 이야마 유타 9단을 불계승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일본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을 대표하는 최강 기사 6명 간의 초청전. 박정환은 인공지능 '딥젠고'가 출전했던 원년 대회에서도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준결승에서 중국 1위 커제 9단을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박정환 9단은 일본의 독보적
1위 이야마 유타 9단을 맞아 백을 쥐고 국면을 수월하게 풀어 나갔다.
▲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바둑에만 집중하겠다"는 임전 각오를 밝혔다. 스스로도
말했듯이 "편한 마음으로 두는 것"이 예전과 가장 달라진 점으로 꼽힌다.
이야마의 두터움과 박정환의 발빠름으로 출발한 반상은 하변에서 일어난 첫 번째 몸싸움에서 박정환이 점수를 올렸다. 그
후 이야마의 계속된 변화구에 맞대응을 하지 않고 쉽고 간명하게, 그러면서도 좌변과 우변을 단단하게 키우면서 편한 흐름을 이어갔다.
-숙적 커제 꺾은 데 이어 이야마 유타 완파
-올해
5개 대회 우승으로 7억5000만원 획득
그 후 좌상으로
옮겨진 공방에서도 박정환의 연속 득점이 이어졌다. 이야마가 선호하는 전면전을 피하면서 줄 것은 주고 내 것을 차지하는 유연한 전법이 곳곳에서
먹혀 들었다. '공배의 한수'도 돋보였다. 인공지능이 진단한 박정환의 승률은 70수 언저리에서 80%가 넘었고, 90수 언저리에서 90%에
육박했다.
▲ 일본 일인자의 결승 진출에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야마는 일본 7대 기전 전광왕에
TV속기전 NHK배도 보유하고 있다.
박정환의 탁월한 완급 조절에
이야마는 끝내 이렇다 할 실마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대국을 시작한 지 5시간 30분, 128수째를 보고 패배를 시인했다. 박정환은 이야마와의
상대전적을 4승2패로 벌렸다.
올 들어 박정환은 가공할 우승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새해 벽두에 몽백합배 우승을 시작으로 2월에 하세배와 크라운해태배를, 3월에 농심신라면배(단체전)와 월드바둑챔피언십을 차례로
거머쥐었다.
이 5개 대회를 제패한 우승상금만도 7억5000만원에 이른다(외국
주최는 환율에 따른 근사치). 몽백합배 3억원, 하세배 1억4000만원, 크라운해태배 3000만원, 월드바둑챔피언십 2억원, 여기에 농심신라면배
우승 배당금이 8000만원 넘는다.
6억7000여만원으로 상금왕에 올랐던 자신의 2017년도 상금 총액을
이미 훌쩍 넘겼다. 내일은 중국으로 날아가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며, 다음 주 월요일엔 KBS바둑왕전 우승에 도전한다. 김지석
9단과의 결승3번기에서 선승을 거둬 1승을 추가하면 올해 단체전 포함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월드바둑챔피언십2018의 상금은 우승 2000만엔(약 2억원), 준우승 500만엔,
4강 패자 250만엔, 1회전 패자 100만엔이다. 대국은 제한시간 3시간, 초읽기 1분 5회로 진행했다.
▲ 시대를 대표하는 6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4강 시드를 받은 두 명이 결승에
올랐다.
▲ 국후에 열린 시상식에서 박정환 9단이 우승 트로피를 받고
있다.
▲ 2000만엔(약 2억원)이 씌어 있는 우승상금 보드를 받고 포즈를 취한 박정환
9단. 왼쪽은 구와타 이치로 일본경제신문 전무.
▲ "막강한 상대들이라 배운다는 자세로 집중해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전투가 강하고 수읽기가 센 이야마 9단이 좋아하는 전투를 피했고, 오늘은 제 컨디션이 더 좋아 이겼지만 다음에 만나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월드바둑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박정환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