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SKGC 골프장 사업 20일 ‘결판’… 시의회, 부지매각 여부 결정

[감사]

포항SKGC 골프장 사업 20일 ‘결판’… 시의회, 부지매각 여부 결정

상임위서 매각안 ‘4대 3’ 통과… 3차 본회의에서 표결 예상
식수 등 환경오염 우려… 환경·시민단체들로부터 큰 반발 불러
SKGC, 시유지 90만8천902m² 매입해 18홀 골프장 조성 추진


포항시의회가 시민의 젖줄인 형산강 상류에 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시유지 매각을 최종 허락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의회 해당 상임위에서 시유지(임야) 매각 안을 통과시켰으나 20일 열릴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들의 표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시유지 내 골프장 조성사업은 그간 환경·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다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골프장의 40%가 시유지이며, 그곳과 7.4km 떨어진 곳에 50만 포항시민 식수원인 유강정수장과 제2수원지 정수장이 있어서다. 상류 꾸꾸림천, 송학천은 자명천으로 연결돼 형산강으로 이어지고 있다. 골프장에서 다량 사용하는 농약으로 식수원 오염은 물론 골프장 개발이 가져올 산사태와 하천 범람도 우려돼서다.

시의회 역대 의장들은 “지역사회를 달군 첨예한 현안의 경우 상임위에서 통과돼도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들의 뜻을 물어 처리해왔다”며 지금의 포항시의회도 전체 의원들의 뜻을 물어 순리대로 표결처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제2차 정례회 위원회를 열고 ‘포항SKGC 골프장 조성사업 편입 토지 매각안’을 심의, 원안대로 가결했다.

자치행정위는 비공개 회의에서 식수원 오염, 환경문제와 주민갈등, 개발이익 등을 두고 격론을 벌인 끝에 찬반 표결에 들어갔다. 편입토지 매각안은 참석한 의원 7명 중 찬성 4표, 반대 3표로 한 표 차로 통과됐다.

박희정 의원은 “매각할 시유지는 산지로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포항시민의 식수원 오염도 우려된다”며 “매각하지 말고 공유재산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대 의견을 낸 의원들도 “넓은 시유지를 수의계약으로 특정인에게 판다는 자체가 많은 이익을 주게 된다”며 매각에 더 신중해야 한다란 입장을 보였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골프장 조성이 필요하다. 포항시가 도시계획을 변경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의회에서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맞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포항SKGC 골프장 반대 주민대책위와 포항환경운동연합, 포항시농민회 등은 “시의회가 공유지 매각을 허가함으로써, 골프장 개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놓쳤다”고 탄식했다.

이들 단체는 “골프장 개발 예정지 인근 지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을 포함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될 경우 심각한 환경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공익감사 청구 등을 통해 포항시장에 대한 법적책임도 묻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민들은 “시에서 골프 대중화와 관광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골프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식수원 오염이 우려된다면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SKGC는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 산 1번지(새만금포항고속도로 포항톨게이트 인근) 일원에 2026년까지 102만4천287m²(31만평) 규모로 18홀 골프장 조성과 관광휴양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포항시유지 임야 46만7천702m² 매입을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는 시의회에서 포항SKGC 골프장 조성사업 편입 토지 매각안을 가결하면  시유지 임야 46만7천702m²를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그곳의 공시지가는 m² 당 6천420원(30억원)이다.

포항SKGC는 2023년 2월 포항시에 도시관리계획 입안제안서를 제출했고, 포항시는 그해 9월 도시관리계획결정(안)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열람공고와 지난 2월 도시건축공동위 심의, 도시계획위 심의를 거쳐 3월 도시관리계획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를 했다.

한편, 포항에는 오션힐스 포항CC 27홀, 포항CC 18홀, 이스턴CC 9홀, 해병대 골프장 9홀 등 모두 63홀 규모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또 신규 골프장 4곳과 기존 골프장 2곳의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사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

새만금포항고속도로 포항톨게이트 인근에 위치한 포항SKGC 골프장 예정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