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대부분이 감독 글인데
주의도 환기할 겸, 조금 다른 야구 얘기 한번 해보겠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투수 FA들은 실패사례가 많은데, 타자들은 그래도 성공사례가 많죠.
올해 한화도 정근우가 야무진 활약을 해줬고
이용규도 (수비 문제가 있었지만) 훌륭한 영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역대 최고의 FA타자는 누굴까요?
저는 지난 2009년에 팀을 옮긴 이 타자라고 생각합니다.
1년차 : 타율 2위 / 출루율 5위 / 장타율 8위 / OPS 7위
2년차 : 타율 2위 / 출루율 3위 / 장타율 2위 / OPS 2위
3년차 : 타율 8위 / 출루율 12위 / 장타율 20위 / OPS 18위
4년차 : 타율 15위 / 출루율 15위 / 장타율 10위 / OPS 9위
2년 연속 타율 2위에 오르며 맹타를 휘둘렀고
이후 2년간도 성적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아주 좋은 타자였습니다.
15위~20위 이런 숫자가 얼핏 '상위권'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각 구단에서 잘 치는 타자 2명씩만 줄세워도 16명(지금은 18명)이잖아요.
특히 FA 2년차 성적을 보면 M.V.P급 활약과 비슷한 정도로 보입니다.
저 선수가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지금은 원 소속팀 두산으로 돌아간 홍성흔의 롯데 시절 성적입니다.
이대호-가르시아 등과 함께 공포의 중심타선을 구축했고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올려놓았죠.
당시 홍성흔의 계약금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고,
두산 시절보다 연봉을 50% 올려 받았습니다.
이후 FA타자들의 가치가 폭등합니다.
그래서 A급 타자들은 FA를 맞아 아래와 같은 돈을 법니다.
이택근 4년 44억 (연평균 11.0억) *옵션 6억 포함시 최대 4년 50억
김주찬 4년 50억 (연평균 12.5억)
이용규 4년 67억 (연평균 16.7억)
정근우 4년 70억 (연평균 17.5억)
강민호 4년 75억 (연평균 18.7억)
우리를 기쁘게 해준 정근우 이용규의 모습도 보이고
이택근이나 김주찬도, '비싸다'는 평가는 있지만 그래도 3할 언저리를 치며 팀에 공헌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명 더 짚고 넘어가고 싶은 선수가 있습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이라면 제가 누구 얘기를 하려는지 벌써 아실 것 같습니다.
FA계약(?) 후 3년 동안 아래와 같은 성적을 찍은 타자입니다.
1년차 : 타율 1위 / 출루율 1위 / 장타율 4위 / OPS 1위
2년차 : 타율 5위 / 출루율 1위 / 장타율 8위 / OPS 4위
3년차 : 타율 2위 / 출루율 1위 / 장타율 8위 / OPS 5위
대단하지 않습니까?
3년 동안 KBO 타자들 중에서, '타석에 서면 누상에 살아나갈 확률'이 가장 높았고
안타를 저렇게 많이 치는 와중에 장타율도 수준급입니다.
발이 빨라서 2루타-3루타를 많이 쳐낸 선수거나, 그렇지 않으면 분명 파괴력을 가졌음에 분명한 선수겠지요.
이쯤 되면 누군지 다들 아시겠지요?
김태균입니다.
이대호나 가르시아 같은 선수와 함께 뛰었더라면
유먼이나 옥스프링같은 외국인 에이스가 던지는 팀이었다면
장원준이나 송승준같은 선발투수가 팀에 있었더라면
손아섭이나 전준우같은 동료 야수가 있었다면
홈런이나 타점같은 숫자들이 지금보다 더 늘어났을 비운의 4번타자 김태균 말입니다.
출루율이 높으면 '상대 투수가 좋은 공 안 주고 자꾸 견제하니까 볼넷만 늘어나서 그런것이다'라고 평가절하 받는데
그 와중에 타격 AVG가 매년 최상위권이고 장타율도 몇손가락안에 꼽히죠.
연봉이 15억인데
(FA였으니까) 따지고 보면 김주찬 이택근보다 조금 비싸고 이용규보다는 오히려 몸값이 더 쌉니다.
FA계약때, 혹은 해외에서 복귀할 때 누구처럼 다른 팀으로 가지도 않았고
모든 인터뷰에서 "내가 더 잘해야 된다, 팀 성적이 안 좋아서 팬들께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선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어디선가는 '저 사람 연봉을 떼어서 다른 선수 몇명을 영입해야 된다'는 얘기를 듣는 선수.
(심지어 돈 몇억으로 다른 선수를 데려올 합법적인 방법조차 없는데 말입니다)
만일 올해 같은 액수로 계약하면 '자진해서 삭감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될 선수입니다.
(이미 올해도 그 돈을 받기로 처음부터 계약되어있을 확률이 높겠죠)
입단 동기 박한이가 한국시리즈 9번 뛰면서 우승반지 7개를 가졌는데
김태균은 한국시리즈를 딱 한 번 밖에 못 뛰어봤습니다.
그것이 전적으로 그의 책임만은 아니겠지요.
역대 최고의 타자 FA가 누구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홍성흔이라고 답하겠지만
FA계약 기간을 넘겨 가장 훌륭한 활약을 한 사람은 아마 김태균일겁니다.
그의 가치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첫댓글 타 카페에서 퍼온 글 입니다..두 타자는 어찌보면 과소평가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두산시절부터 3년연속 타격2위...콩성흔은 롯데에서 4년간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fa때 잡지않은것은 정말 잘했다고 봅니다... 나이많은 지명타자 치고는 너무 비쌌어요...
제목 보고 김태균 생각하고 들어왔네요 일본 안 갔더라면 지금보다 이미지가 훨씬 좋았을텐데.. 한화도 지금보단 나았을 거 같구요
이대호의 우산효과로 전준우, 손아섭 등이 이정도로 성장한거죠 최진행 김태완이 저 둘보다 못한 재능이라고는 생각안하네요. 4번자리에서 우산효과를 만들수 있느냐 없느냐가 이대호와 김태균의 차이라 봅니다.
최진행과 김태완의 경우는 좀 다른게.. 김태완은 김태균이 있을 당시 20홈런도 치고 지타로 꽤 괜찮은 성적을 냈습니다..말씀하신대로 김태균의 우산효과가 조금은 있었죠..그러다 군대가서 올핸가 작년에 소집해제 되서 그 감을 찾아야하구요.. 최진행은 김태균이 없을때 4번타자도 하고 30홈런도 치고 그랬지만 김태균 복귀후 부상을 당하고 제 페이스를 잃은가 싶더니 작년에 무릎수술을 받았죠.. 그러니 전준우, 손아섭 등은 최진행과 김태완의 상황과 반대로 이대호와 싸이클이 잘 맞았죠.. 결론적으로 4번자리의 우산효과 차이를 말하기엔 상황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전준우는 로이스터의 포지션 변경이 신의 한수였고 손아섭은 야잘잘이죠. 이대호가 없었더라도 충분히 성장했을 선수들입니다.
최진행,김태완은 부상 때문에 컨디션 유지가 안되는 선수들이에요. 우산효과가 없어서 부상 당하는건 아니죠.
김태균,,,, 프로들 사이에서 오히려 더 인정받는 선수더라구요,,, 대단하죠..
김주찬 이제보니 비싼거 절대 아니네요.. 누구한테도 뒤쳐지지 않을 성적이니..
김태균은 리빙레젼드입니다.
4년 60억이면 요새추세에 헐값이죠. 다른 선수들과 달리 계약금없이 순수연봉이라 아프거나 부진해서 2군내려면 손해가 크기도 합니다.
이용규 계약은 다시봐도 무시무시하네요 ㄷㄷ
참 대단한 두 선수입니다 갠적으로 대호가 크보 레전드가 되길 바랬는데 ...ㅋㅋㅋㅋ
이원석-김승회 시간차 트레이드인가요??? ㅋㅋㅋ
홍성흔은 두산으로 돌아갈때 김승회까지 선물했으니 역대 넘버1 FA로 봐도 무방하죠.
클러치히터란 말을 떠나서 올핸 김태균보다 피에가 더 4번타자 같더군요
특히후반기에요 내년엔 좀더많은 타점을 기대합니다
홍성흔.. 이번 시즌은 못한줄 알았는데(제가 경기 봤을 때는 클러치 상황에서 병살이나 치고, 삼진 당하는 모습을 유난히 많이 봐서 그런거 같습니다ㅎㅎ)
그래도 홈런 20개 쳤더군요ㄷㄷ 이 많은 나이에 잠실에서 20홈런 치는거 절대 쉽지 않죠.
이승엽도 홍성흔 못지않게 20 홈런 이상 치지 않았나요? 어느덧 38세 이고 곧 40 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타순은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에 밀려서 6 번을 치고 있지만...
@박정아보다 프로농구!!! 이승엽은 32개 쳤어요
이용규에게 들인돈을 생각하면 지금과같은 타고투저 시기에 그정도 성적내고 훌륭한 영입이라고 하는건 무리가있죠.
제가 쓴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상임을 감안하면 한화 팀 사정상 시즌 초반에는 괜찮았다고 봅니다..이제 남은 계약기간 동안 더 지켜봐야겠죠..
@[LAL]yj.com 부상인걸 감안해도 수비쪽에서 전혀 활약하지 못한것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고 공격쪽만 생각해도 절대 훌륭하다고 하기는 힘든 수준이죠.
Yj.com님께서도 말씀해주셨다시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좀더 지켜봐야될 정도이지 절대 훌륭하다고 할수는 없는 성적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