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분세수 2 [윤관영]
무림사에 종종 어이없이 죽는 고수자가 있었다.
오직, 무에 미친 자. 일생 이룬 내공을 폐하고 새롭고 정순한 내공으로 채
우려는 자.
정적이나 사문의 계승자는 그 때를 노렸다. 그런 위험천만을 알면서도 스
스로 내공을
폐하고 다시 채우려는 시도를 하다니,武狂을 넘어선 자다.
항아리는 비워야 거꾸로 세울 수 있다.
비워야 내부를 닦을 수 있다. 바닥도 닦을 수 있다. 똥자바리도 닦을 수 있
다.
비워야 그늘에 둘 수도 있고 거풍도 시킬 수 있고, 재정비가 된다.
일단, 다, 게워내야 한다. 고수자라고 비운 내공을 채우는 속도가 빠른 것
도 아니다.
비워야 한다, 말려야 한다.
고수가 아닌, 하수자가 내공을 폐하다
다만, 덜 채워진 통은 비우기가 쉽다.
정적도 없고, 암투도 불러오지 않는 허접한, 잡다한 내공을 가진 이가 있다.
그가 내공을 폐한다. 자식, 겁나게, 겁나는 모양이다.
문과 무가 무에 다르랴.
항아리는 거꾸로 세워야 비워진다.
* 번개팅 때 윤관영시인이 시와세계 2016 여름호를 한 권씩 나눠주셨다.
시잡지 속에 들어있는 윤관영시인의 시다.
아마 윤시인이 가장 아끼는 시일 수도 있다.
번개팅에서는 '쁘띠, 하고 말하면 웃음이'라는 시와 '정물3'을 낭송하셨다.
본인의 시를 본인이 낭송하니 시와 시인의 음성이 하나가 되고 온전히 윤시인이 되는 시간이었다.
시를 사랑하는 우리 시민들도 항아리를 거꾸로 세우고 비워야할 게다.
첫댓글 쁘띠 쁘띠 ㅎㅎ 육성을 듣는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회원중에 작곡 능력이 있는 분이 더러 계시면 좋겠어요.ㅎㅎ
노래까지 잘 하시면 금상첨화구요.^^*
ㅎ 감사^^
@JOOFE 감사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