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유감(有感)
늘푸른언덕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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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새롭게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 ‘오미크론’의 위세가 무섭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를 지배하고 일상을 무력화시킨 코로나 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이란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되어 ‘신께서 주신 마지막 시련이자 선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한반도에 상륙한 이래 급속도로 확산세를 보이더니 결국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지난 3월 16일에는 전국 확진자, 62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로 정점을 찍은 후 다소 감소되는 분위기입니다. 또 어떤 새로운 변종이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이제 이 오미크론 바이러스를 끝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일단락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발....
일부 전문가들은 이 코로나19가 종식을 거둔 후 시기가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제2, 제3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 상황을 다시 예견하고 있어 그동안 자연을 무침히 짓밟고 파괴한 인간들의 죗값을 한동안 톡톡히 치러내야 할 듯합니다.
한편 기존의 변종 바이러스인 델타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속도는 가히 폭발적이지만 중증도가 비교적 덜하고 회복시간이 짧은 상황이라 이를 대하는 국민들의 자세도 이전보다 덜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양성 반응의 경우 발병일 기준 1주일간 격리치료 후에 회복되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상황이라 이제는 ‘걸리면 걸리리라’는 각오로 오미크론과의 전쟁에 임하는 다분히 의연한(?) 모습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항원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지금까지 잘 버텨 온 저는 지난 주, 어쩔 수 없이 인근 병원을 찾아 확진 여부를 판정받는 심판대에 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주중에 지방에 내려와 일을 하는 상황에서 지난 주로 예정된 연말 결산 회계감사를 위해 지난 한 달 동안 꼬박 야근을 하면서 준비해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외부 감사가 시작되던 첫날인 지난 화요일 외부감사 팀과 1일차 감사 일정으로 소화하고 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가 불가피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수요일 아침, 전날 바로 앞에서 식사를 했던 회계 감사인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초긴장 상태가 됩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확진되는 것은 결코 두렵지 않지만 만일 감염되어 확진 상황이 발생하면 열심히 준비한 회계감사가 큰 차질을 빚게 되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는 상황이라 책임자였던 저는 바로 검사를 받으러 병원을 찾게 된 것입니다.
신속 항원 검사를 위해 인근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고 대기 중입니다. 순서에 따라 등록 후 한쪽 구석에서 대기합니다. 잠시 후 호명과 함께 신속 항원 검사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장소로 안내됩니다. 그곳에는 앞서서 검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처음 검사를 받는 상황이라 신기한 듯 앞선 사람들의 진행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개인별로 이름이 불리면 준비된 의자에 앉혀지고 이어 익숙한 검사요원이 준비된 검사 키트에 약물을 묻혀 환자의 목을 약간 젖힌 후 코 속으로 깊숙이 질러 넣는 순식간의 작업이 진행되면 간단히 끝나게 됩니다. 그리고 약 10분에서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그 결과를 기다리게 됩니다. 뒤에서 대기하며 조심스럽게 관찰해 보니 10명 중 약 5명 정도는 양성으로 분류되는 것 같았습니다.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 중에서 절반 정도가 확진이 될 정도로 확률이 높은 판정 결과입니다.
차례가 되어 같은 절차에 따라 잠시 코를 찔리고 한쪽 구석에서 대기하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이전보다 심각한 상황이 아니어서 양성이 나와도 잠시 불편할 뿐 일주일만 격리되면 당분간 감염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고 핑계 김에 일주일 혼자 지내며 푹 쉴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자 걸려도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한결 편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처한 상황은 조금 달랐습니다.
만일 확진이 되면 많은 부분들이 복잡해지고 불편해지는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50%의 확률 게임이 갑자기 절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디 이번 회계감사 기간만 잘 넘길 수 있도록 음성 판정이 나오길...’
잠시 후에 판정이 내려집니다.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습니다. 짧게나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쁨을 만끽합니다.
대체 이게 뭐라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병원을 나와 회사로 돌아오면서 잠시 이런 묵상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가 만일 이 세상에 주어진 소명을 다하고 하늘 나라에 갔을 때 아마도 우린 이런 모습이 아닐까?
천국문 앞에서 우리를 줄 세워 놓고 한 명,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천국과 지옥에 대한 심판을 받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만일 천국문 앞에서 천국과 지옥 중 하나를 부를 때 그 때 천국문에 들어가는 대상자로 나의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면....
나는 분명히 천국문 입성을 향하여 평생을 열심히 달려 왔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떤 심정일까?
생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천국문에 들어가는 기준과 천국문 입성의 정한 기준이 생각보다 더 엄격하고 다르다면....
하나님 백성의 신분으로 살아간다고 하면서 정작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위선적이고 거짓 선지자의 모습이 나에게 있지나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열심히 주일을 지키고 성경 말씀을 가까이 하고 또 기도를 생활화하면서도 정작 겉으로는 익숙해진 경건의 외양만 갖춘 형식적인 크리스천으로 지내며 영적 교만에 사로잡혀 산다면 주님은 이런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그리고 정작 입으로만 ‘주여 주여’ 외치는 형식에 얽매인 바리새인과 거짓 선지자의 모습으로 살아 간다면 천국문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신앙의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인가?
오미크론 바이러스를 통해 다시 한 번 나의 신앙의 모습과 영적 성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로마서 10장 9절~10절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태복음 7장 21절~23절
첫댓글 아주 가끔씩은
달리는 삶 속에서
내 믿음의 모습을 돌아보고
점검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늘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