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이 있거나 없거나 새벽 5시 반이면 무조건 일어납니다.
드러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책도 읽다가
컴퓨터도 하다가
커피도 마시고 그러다보면 2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요.
오전 8시쯤이면 해가 적당히 떠서 산책하기 좋은 시간.
길을 나섭니다.
첩첩히 쌓여있던 눈이 녹자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졸졸졸 들리는데.
오늘은 그 냇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참 이상하다. 근데 왜 냇물이 맑지 않은 거지? 무슨 일일까?
상류 어디쯤에 공장이 있는 걸까? 혹시 거기서 무슨 이상한 거 내려보내는 거 아냐?
만약 그렇다면 신고해야 하는데..."
그러다가 다시 걸어서 늘 가던 길로 방향을 잡습니다.
오늘도 저수지까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오른쪽 발목이 또 지끈지끈 아프기 시작했거든요. 뭐지? 왜 아픈 거지? 천천히 걸어보자.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 주워서 한참 들여다 보았어요.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죠?
날개 달린 씨앗.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걷다 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돌다리에 도착했어요.
조선 시대 석교.
우연히 인터넷 검색하다 어떤 동화작가가 이 돌다리를 소재로 단편동화를 썼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아마도 글을 낳는 집에 머물었던 작가가 아닐지...
어떻게 썼을까, 궁금하더라구요.
와우! 예쁜 애 발견!
되돌아 오는 길에 만난 길가 명자나무....꽃이 필 것처럼 순이 돋아났어요.
날씨가 따뜻해져서 어쩌면 꽃이 필지도 모르겠어요.
서리 뒤집어쓴 새싹들. 햇빛 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초록빛깔 반짝일 풀들.
남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겠죠.
눈 듬성듬성 남아 있는 들판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을 볼 수 있다는 건....
오늘 아침엔 유난히 새가 많아요.
볕이 따뜻하니까 새들도 놀러나왔나 봐요.
글을 낳는 집으로 들어가는 다리.
바로 입구에 있는 호랑가시나무.
새들이 와서 빨간 열매를 몽땅 따먹었어요.
좋은 일인가, 안 좋은 일인가....
얼마 전까지 이랬던 호랑가시나무....
겨울철 새들의 먹이가 되어주었으니 고마운 나무.
그러니까 열매가 사라진 건 좋은 일이겠죠?
눈 녹자 새순이 뾰족뾰족 나왔어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이것은 칠포나리가 아닐지....
내년에 산모퉁이 가득 칠포나리를 꽃피울 꿈에 부풀어 있어요.
오늘의 반찬과 국.
오전 10시 아침을 먹었어요. 혼자.
옆방시인은 오전9시부터 줌 수업을 하느라 바빠 아침도 걸르고.
인기스타 옆방시인은 오후 1시까지 줌 수업한 후 순천으로 곽재구 시인 만나러 간답니다.
곽재구 시인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간다는군요.
아, 곽재구 시인 - 제가 대학시절 엄청 좋아했던 작가였는데....
햇빛 쬐고 있는 냥이들...
위에 있는 냥이랑 요 방울이는 아주 친하게 지내요.
아마도 부녀 사이든가, 부자 사이가 아닐지....
텃밭에 냉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고요.
또 요상한 포즈로 물 먹고 있는 방울이.
이 녀석이 이러느라 항아리 뚜껑을 몇 개나 깨먹었다네요.
따뜻해진 뚜껑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방울이.
그러더니 꾸벅꾸벅.
팔자 좋은 방울이....
갖고 간 책 '굿바이 미쓰비시'를 강준 소설가와 박준서 소설가에게 싸인해서 드리려고 하는데
"나도 주세요." 하듯 책을 내놓지 않는 방울이....
싸인해드리면서 글을 낳는 집 거실 구경을 했어요.
글을 낳는 집에는 총 7명의 작가가 머무를 수 있어요.
커다란 독채 건물에 5명,
작은 독채 건물에 2명.
여기는 5명의 작가가 머무는 곳이에요. 지금은 남자 작가 5명이 머물고 있고요.
저와 옆방 시인은 작은 독채 건물에 머물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화순온천에 다녀왔습니다.
차도 없고 사람도 없는 적막한 길이지만
드라이브길로 최고입니다.
화순온천은 100% 천연온천수이고 특히 관절염, 신경통 등에 좋다고 합니다.
제가 요즘 어쩐 일인지 오른쪽 발목이 시큰거려서요.
뜨거운 온천수에 발목 담그고 맛사지 하니 통증이 많이 줄어든 거 같아요. 제발 빨리 낫기를...
오늘 아침, 오늘의 목표인 이야기2를 쓰다보니 이야기3, 4, 5까지 다 썼어요.
시놉 짤 때부터 스토리 구성을 자세히 해 놓아서 금방 쓰게 된 것 같아요.
지금 쓰고 있는 수학동화는 명작을 스토리로 하고 그 속에 수학적 요소를 넣어
스토리텔링으로 배우는 수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요.
근데 저는 그 스토리라는 게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명작이라는 타이틀은 갖고 왔지만 그 명작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스토리를 쓴다는 건....아무래도 맘에 들지 않네요.
그래서 제가 쓰는 이야기는 가급적 명작의 묘미를 살리려고 해요.
아무튼...
스토리는 완성되었고, 이제 수학 정보만 잘 배합해 넣으면 될 듯합니다.(그건 1월에 도서관에 가서 해야할 작업)
하여...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역사동화 시놉짜기에 들어갔습니다.
본의 아니게...ㅋㅋ
그래서 저 바람숲, 아주 신났습니당.
사실 글 쓰러 온답시고 와서 수학동화만 하고 가기가 좀 아쉽고 속상하고 그랬거든요.
세상일은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잘 풀릴 때도 있어서 살만한 거 아니겠어요?
첫댓글 항아리에는 못 가게 해야 하는 거 아닌지...
어제는 진자 봄 같았어요. 문화의 날이라고 해서 영화 반값, 미술관 박물관 공짜인 좋은 날이었죠.
못가게 해도 가나 봐요. 사람 맘처럼 안되는 듯.ㅋㅋ
어제가 마지막 수요일. 좋은 것 많이 보셨어요?
@바람숲 양주 장흥에 미술관이 그리 많은지 몰랐어요.
장욱진 미술관, 양주시립미술관, 자개박물관. 그리고 가나미술관에 들렀는데
가나미술관은 개인이 하는 거라 입장료가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뜻밖에 보물들이... 피카소 작품들이 그렇게 알차게 있는 데는 처음 보았어요.
예전 대학로에서 피카소전 한다고 해서 갔을 때는 스케치 종류만 있어서 엄청 실망했는데
어제는 도자기와 그림과 와!
어제 너무 돌아다닌 덕분에 아직도 발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아요.
@산초 장흥이 원래 볼거리가 많은 곳. 하루에 네 군데나? 가나미술관에서 피카소 작품 보신 거예요? 가 보고 싶네요^^
역사 시놉 잘 짜고 발도 다 낫기 바랍니다 ☆
예, 선생님 고맙습니다. 시놉 짜느라 읽은 책들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독서일기에도 감상평 써넣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