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1,000억원이냐, 6조5,000억원이냐.’삼성카드가 금융감독원에 공식적으로 보고한 대환대출(연체금을 장기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대출로 전환) 규모와 이 회사 재무담당 임원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대환대출 규모의 차이가 1조3,000억원 이상 나는 것으로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가 증자를 고려해 의도적으로 대환대출 규모를 줄여 금감원에 제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삼성카드의 재무담당 임원은 6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은 20조원, 이가운데 6조5,000억원이 대환대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지난달18일 발표한 ‘2003년 신용카드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대환대출 규모는 5조1,448억원으로 재무담당 임원의 발표와는 무려 1조3,552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대환대출은 고객들이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신용구매를 한 사람들이 대금을 연체할 경우 이를 연리 20%대의 장기대출로 전환시켜주는 대출로 부실위험이 높은 자산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대환대출의 경우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카드사측에서는 시장에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금감원에 제시된 자료와 발표된 금액이 1조원 이상 차이가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는 최근 “삼성카드의 5조2,000억원에 이르는 대환대출 규모를 감안하면 삼성카드가 추진 중인 1조5,000억원의 증자는 크게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