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소리 카페 2009년 추계 정모 ; 계룡산 기행 / 2009. 10. 17(토) / 평화와 선
계룡산에 울려 퍼진 나팔 소리
기다려지던 마음, 금년도 국군의 날에 즈음하여 국군 훼스티발에 참여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국군의 날 행사가 인푸루엔쟈로 취소된다는 소리에 실망했다. 그래도 10월 모임은 열렸고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동학사 관람과 도예체험, 그 빠듯한 시간에 일정을 맞추어 잘 진행한 봉사자위원회의 노고에 큰 박수와 벅찬 찬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 해 주신 울 나팔 방 모든 벗님들, 바쁜 시간, 아까운 시간 나누어 주신 것 너무 고마웠고 익숙한 얼굴에 반가움과 연민의 정을 느꼈습니다.
특히 묵은지, 예비역, 이제 막 입대한 훈련병 그리고 명예로운 이등병 가족님들 등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아들들의 얼굴을 그리며 열정적으로 만났습니다. 너무나 좋았고 그 여운은 1년을 금방 넘길 겁니다. 아들들은 일각이 삼추 같겠지만. 울님들과의 만남은 의외로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이 있지요.
새벽같이 일어나 서둘러 나선 것이 아침 7시,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하고 지난 밤 요밀조밀 따져 보았던 전철역 수를 되짚어 봅니다. 그래도 마음은 급해 열심히 뛰어 여유롭게 전철을 타고 신길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 15분전, 1호선을 바꾸어 타고 3 정거장만 가면 되는데 바로 전 역에서 열차가 누가 비상벨을 눌렀다고 확인하고 출발 한다는 방송이 나오니 이 얼마나 큰 낙심인가. 그래도 다행히 일찍 출발하여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겠구나하고 구로역에 내리자마자 누가 먼저라고랄 것 없이 평소 실력을 발휘 냅다 달렸다.
구로역 2번 출구를 야구연습장 공 튀어 나오듯 튕겨져 나갔는데 버스라고는 보이지도 않고 버스를 세울만한 공간도 없는 것이다. 얼마나 당황 했는지 시간을 보니 정확히 8시40분.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 전 날 시간이 앞 당겨지면서 장소가 바뀐 것이 아닌가하고 2번 출구 앞에 매점에 혹시나 하고 여기 많은 사람들이 모인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오히려 구로공단역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분명 뭔가 잘못 된 것을 직감하고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발길을 돌리려니 부인 보기가 미안 했다. 내 실수, 공지사항을 잘 봤어야 하는데. 이럴 수는 없다. 내가 확실히 장소를 잘못 알은 것이다 하고 낙담 반 차라리 쉴 수 있어 잘 되었다고 서로 위안하며 돌아서는데 그 끈끈한 정은 우리를 놓아 주지 않았다. 달덩이 같은 욱이 파파와 찐이 아빠의 얼굴이 화사하게 웃으며 닥아 오는 것이다.
이건 반가운건지 원망스러운건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래도 엄청 반가웠어요. 그러나 꼭 이방인 같은 마음이 잠시 들긴 하였지만 이내 잊어 버리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호프 언어 마술사 욱이 파파가 두 사람의 마음을 녹이고 우리는 그렇게 버스에 오르고 반가운 님들을 한없는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 했습니다.
새로운 얼굴도 많았지만 그보다 늘 함께 했던 것 같은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면서 우리는 황홀했습니다. 이미 출발한 버스인데 지난번 보다 빈자리가 많은 것이 의아했지만 진행자 말씀이 대전에서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과 합세하게 된다는 기쁜 마음을 가지고 출발 했지요. 욱이 파파의 참가하신 분의 소개 과정이 끝나면서 저는 피로에 지쳐 정말 신나게 잤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툭 치며 “잠 잘랐고 왔나.” 하는데 놀라 깨니 우리의 여걸이시며 분위기 메이커인 영미님, 차는 어느새 대전에 이르렀고 정신도 맑아지더군요.
대전, 거기다 계룡산하면 골수에 사무쳐 있는 추억의 장. 33년전 옆지기와 4월4일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산으로 가기로 하고 밤 무대복은 따로 준비하고 등산복 차림으로 찾았던 곳. 4월5일이면 식목일이니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산을 오르는데 정상을 오르도록 사람하나 못 만난데다 하산 길에 길을 잃고 헤매게 되니 웬 양 옆으로 깍아지른 절벽 길을 가는데 바람은 불고 덜덜 떨면서 걷자니 이건 완전히 공포의 신혼여행이 되어 버린거죠. 꽃다운 새 색씨를 그렇게 고생을 시켰는데도 그의 신랑에 대한 믿음이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한거죠.
피어오르는 운무 속을 반 미친 듯 헤매고 다니기를 한참. 그래도 스카우팅을 하면서 배운 가락이 있어 더듬어 잘 내려 오긴 했지만 차라리 사람을 안 만나는 것이 나은데 조그마한 허름한 집이 있으며 남자 하나가 나와 앉아서 우리를 쳐다 보는데 왜 그리도 그 사람이 무서웠던지. 서둘러 내려와 한 숨 쉬며 되돌아 보았던 그 깊고 큰 계룡산을 오늘 다시 찾게 된 것이다. 동학사는 산의 초입이고 그래도 옛날 고적한 분위기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는 패넌트가 상당히 유행 했었다. 기념될만한 일에는 페넌트를 선물로 많이 했는데 둘이 나누어 맨 배낭 뒤에 팔락거리는 결혼 축하 패넌트. 지금도 색깔이 퇴색되긴 해도 잘 간직하고 있다. 그 날의 그 현장을 감개무량하게 바라 보면서 기회 있으면 울님들에게 들려 드려야지 했는데 시간에 쫒기다보니 들려 줄 기회가 없었다. 애써 한마디 하겠다고 하기에는 멋쩍고 그냥 넘어 갔으니 울님들 좀은 손해 본 거요.
찐이 아빠의 능수능란한 사회에 울님들 노래를 시작하는데 울님들의 노래 솜씨와 몸짓이 너무 황홀하고 그 놀라움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 했습니다. 그 실력이 10%밖에 안 보여 준거라니 언제 한번 8도 대항전이라도 한 판 벌려 봄이 바람직하네요. 공예실로 향하는 우리의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 간 거지요. 아이들이나 보내곤 했지 직접 해 본적이 없어 내심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갔고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사랑과 영혼’의 주제가를 연상하며 흉내라도 내 볼까 했는데 시간에 쫒기어 그냥 꾹꾹 주물러 놓고 나온 것 같아 좀은 불만스러웠지만 그러면 또 어떠리 추억의 한 장인데.
서둘러 우리는 기념식장인 ⌜호아 빈⌟으로 이동 했다. 카페 개설 6주년 기념식 행사라야 국민의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창설자 인사 말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볍게 촛불을 끄고 케익을 커팅하는 정도라. 우리 나팔방의 자상함이 묻어나는 인물선정 즉 훈병, 이병, 일병들의 엄니들이 이에 참여 하는 것이기에 더욱 진가가 있다. 이어서 맛보게 되는 월남 쌀국수로 만든 음식과 주거니 받거니 한 술잔이 모두의 흥을 돋구었고, 또 한 차례의 참가자들의 소개가 있었다. 부부동반을 시작으로 계급 순 등 다채롭게 진행 되었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허허실실 온갖 정을 나누었다. 헤어질 시간이 되니 서둘러 귀가 길을 챙기는데 그누무 정이 무엇인지 헤어지질 못 해 시간은 자꾸 가고, 버스는 가자카고, 우메 워쪄! 남북한 이산가족 헤어지듯 버스 창에 얼굴을 들이대고 흔들어 대는 손이 아쉬움을 더한다. 돌아오는 길은 모두가 피곤한지 하나 둘 잠들기 시작하고 참나무님의 사랑 고백은 남녀 구분 없이 철철 넘쳐 반가웠고 어디서 났는지 소주가 있어 종이컵 가득 따라 주는 것을 단숨에 들이키고 나니 나도 잠이 솔솔.
지난번 임진각 다녀 올 때는 버스 안 뒤쪽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장.(내용은 비밀, 알 사람은 다 안다.) 그랬는데 몇 달 사이에 팍 늙어 뿌렸는가, 아니면 감시의 눈길이 두려버서.... 아쉽지만 나도 조용히 잠들었다. 그래도 구로동에 도착하니 귀가 시간이 여유가 있었다. 지난번 구로동에서 만났을 때는 근거리 모임이라 그랬는지 노래방까지 진출하는 바람에 차가 끊어져 고생 했는데 이번은 장거리를 다녀 오다보니 도착하기 무섭게 자연스럽게 해산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12시30분. 온 종일 혼자 있었을 큰 발(큰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술발도 발동하고 해서 닭을 한 마리 튀겨서 들어가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피규어 그랑프리 대회가 생중계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김연아 참으로 잘 했다. 정말 멋졌다. 이런 기분으로 한 잔 하노라니 새벽 3시가 넘어 버렸다. 본 사람 손들어 봐여! 각설하고, 아주 즐거웠던 신명 난 하루였습니다.
사랑하는 울님들, 말씀 못 드렸는데 울 아들 작은 발 정기휴가를 9월1일부터 10일간 나왔다 들어갔습니다. 아주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 기특했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해서 무려 500여 km를 주행 했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꿀통을 보내 와 한바탕 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아이 둘이 이렇게 차이가 있어요. 큰 놈 땐 그런 일이 없었는데 작은 놈은 때마다 꼭 챙기니 자랑스럽습니다. 11월19일에는 포상휴가를 나온다니 가다려집니다.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2박3일 온다더니 그래도 부대에서 하루를 더 준 모양이예요. 그 동안 얼마나 심한 훈련을 받았는지 물집이 13군데나 생겼다고 보고하니 놀랬지요. 그러나 이젠당연시 되어 속으로 “짜슥, 군인이 다 그런 거지, 뭐 그런 거 가지고.” 완전히 상병 부모답게 강해진 것이지요. ㅎㅎ
너무 길어 졌습니다. 이만 끝.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잘 안 쓰다가도 한번 쓰면 거미 줄 풀리듯이 줄줄 나옵니다. 지금 막 큰 발이 작은 발 면회 다녀온다고 인사하고 나가네요. 울님들 <고•감•사•행•평>
첫댓글 기쁘고 넉넉한 마음으로 자리해주신 두분의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였답니다.. 광주에서 처음 참석하신 사람사랑님께서도 두분을 뵈면서 정말 다정함을 느꼈다고 하셨지요. 조금만 더 술자리가 길어졌으면 형님! 하고 부르고 싶었다고 하시더군요... 어제 직접 따라주신 소주 쬐끔 마시고 얼굴 빨개져서 혼났답니다.. 또 뵐수 있겠지요?
곁에서 뵙는것 만으로도 푸근하고. 인자함이 느껴지는 평화와선님^^... 장문의 후기글 만큼이나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어제는...> 가을비가 촉촉히내리는 동학사의 단풍길을 걸으며... 님들과의 정다운 추억은 영원히 잊지못할겁니다. 사랑이란 두글자를 떠올리게 하는 두분~ 지금처럼 다정하신 모습으로 오래도록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나팔소리가족들의 모범이 되시는 두분의 모습은 뵐때마다 부럽고... 배워야 할 점이 한 도 끝도 없습니다. 정기모임 있을 때마다 이렇게 꼬옥 참석해 주시는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선배님 내외분처럼 흐르는 세월을 멋지게 보내며 살아야 되는데...하는 생각입니다 . 끝으로, 많이 써 놓으신 좋은 글을 나팔소리가족들도 읽을 수 있도록 가끔 올려주세요~
늘 조곤조곤하게 이야기 나누시고 미소 머금고 계시는 평화와선님 두 분을 뵈면서 우리도 저렇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함께 해서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뵐때에도 늘 그 모습 그대로이길 빕니다. 작은 발 소식도 좋은 소식 가득이라 즐거운 맘입니다. 늘 좋은 날 되시길요...^^*
그야말로 어제계롱산입구를들어서면서 신혼여행때의추억을 아스라히 떠올리게하셨군요...어제구로역에서 집합인원이모두모였는데 평화님내외분만안오셨다고 은하수님발을동동구르고 분명히오실분들이시기에 출발할수는없고 특공대로 욱이파님과찌니아빠를 구로역광장으로 급파시키고 버스를돌려서 구로역건너편으로갔었더랍니다...환하게웃으시며 버스에오르시는두내외분을보니 너무아름답고 기뻤답니다..
어쩜 두분 다정히 손잡고 다니시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시던지...보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곱디고운 모습과 웃음으로 나팔방의 인기짱이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이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두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늘 건강하세요^^
오늘 청남대 구경(아내가 가보고 싶다하여 차를 가지고 갔었습니다)을 마치고 조금전에 도착하였습니다. 나팔소리님들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형님이신 평화와선 님이 계셔서 더욱 좋고 행복했습니다. 다음에 또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나팔소리모임때면 두분함께뵐수있어 행복하답니다.조용하고 단아한모습의 언니 뵐수록 정이가는 모습이랍니다 .어제아침 저만큼이나 당황하셧네요 저도 울산에서 대전행 버스표가없어서 망설임없이 동대구로 달려갓어요 다행히 일찍 도착하여 부산에서 오시는 분들의 열차표를 구햇답니다 .두분 항상 아름다운 모습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언제나 다정하게 두분의 모습은 정말로 뵙기 좋았답니다 오늘도 피곤 하셨지요? 푹 푸셨어요? 다음에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시 뵈요
늘 조용조용하신 두분을 뵐때마다 비둘기 한쌍을 연상합니다 어제 반가웠어요.
두분 알콩달콩 너무 좋아보이셔요..^^ 늘 건강하시고 나팔소리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平和와 宣? 善? 아름다운 이름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이름처럼 살아가시리라 생각을 하니 많이 많이 부럽습니다...欽慕하며 언제나 가정에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우와 대단합니다요.. 이 긴 글을 쓰느라 그리고 작성하시느랴.. 이정성.. 아드님에게루 날려 보내 드립니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아드님도 건강히 전역하세요.
아름답고 멋지셨던 평화와선님 저도 두분처럼 잘 살겠습니다 두분의 모습 집에 와서 식구들에게 많이 자랑했답니다 건강하시고 또 뵐때까지 매일 행복한 날 되십시요
두분정말 뵙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늘 인자하고 온화하신 모습,,,,먼길 다녀오시느라 수고많이하셨습니다. 다음기회에는 꼭 뵐수있을거라 믿으며. 건강하시고 창에서 자주뵐게요^^ 생글~
"잠 잘랐고 왔나" 그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멋진 가을여행이셨습니다. 참석못했지만 직접 반가운님 만나고온 기분이랍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함께하는 두분 너무 부러웟습니다..정말 반가웟습니다,,
손 꼭 잡고 다정하신 두분 모습 뵈오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잔잔하신 모습 정말 정겹습니다.~ 늘 편안하시고 건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