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 너무나 흔한 글귀다. 가훈써주기 행사를 할 때 심심찮게 등장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이 글귀 주문이 있을 때 나는 가끔 “왜, 가정이 화목하지 않습니까?” 하고 농담을 건네면 “아니요. 화목한데 더욱 화목하려고요.” 하고 웃으며 받는다. 우리는 흔히 아주 큰 진리를 때론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마치 공기의 가치를 잊고 살듯.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는 일화를 하나 소개 하자. 중국의 당나라 때 유명한 문장가인 백낙천은 다른 사람들과 논쟁을 하여 골탕 먹이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이 백락천이 항주태수가 되어서 당대에 유명한 조과선사라고 불리우는 도림선사를 찾아 갔다. 조과鳥窠선사는 나무 위에서 새둥지처럼 만들어 놓고 산다는 뜻으로 불리우는 별명이다. 조과선사는 나무 위에 앉아서 졸고 있었다. "선사님, 위험하게 나무 위에 계십니까. 내려오시지요." 하자 조과선사가 말씀 하셨다. "땅 위에 있는 너보다 나무 위에 있는 내가 더 안전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는 땅 위에 서 있어서 안전하다고 생각 하지만, 욕망에 이끌리는 삶을 살다가 황제의 마음 한번 바뀜에 목숨이 위태롭지 아니한가?"
이 한 문답으로 백낙천은 그만 기가 꺾이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정중히 청한다. "선사님, 저에게 한 말씀 가르침을 주십시요" 그러자 조과선사께서는 그 유명한 칠불통계를 알려 준다. "衆善奉行 諸惡莫作(중선봉행 제악막작)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그 뜻이 스스로 맑으면, 이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러자 대단한 가르침을 기대하던 백낙천이 실망하여 말한다. "그건 세살 어린이도 다 아는 말 아닙니까?" 하자 "세살 어린이도 다 알지만 팔십 노인도 실천하기 어려우니라" 한다. 이 말 한마디에 백낙천은 크게 깨우치고 열심히 수행하는 불자가 되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다스리고 국가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 라는 말과 연관 지어 보면 먼저 자신을 수양해야 가정이 화목할 수 있으며 나아가 국가와 세계에까지 화목을 확충시킬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거창하게 국가나 세계까지는 거론하지 말고 지역에 있는 각종 단체를 가화만사성의 차원에서 보자. 가화만사성이 아닌 가불화만사패(家不和萬事敗)-집안이 불화하여 모든 일이 패망함. -의 지경에 이른 곳이 허다하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가화 이전 단계인 수신에 있을 것이다. 그러면 수신 가운데는 어디에 있을까? 그건 자신의 존재를 내세우고자 하고 자신의 존재를 지나치게 인정받고자함일 것이다. 흔히 말하는 자존심 일 것이다. ‘자존심’ 그것 참으로 고상하고 당당하게 보이는 단어이다. 그러나 실상은 뒤집어보면 ‘열등감’의 속살이 뒤집어 나타난 것이다. 헛된 자존심을 버릴 때 진정한 가정, 단체의 자존심이 생겨날 수 있다.
“가화만사성!” 가정과 단체, 국가, 세계가 화목하면 어떤 일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인류의 화두로 삼아도 손색없을 것인저!
첫댓글 열 번 듣고 백 번 써도 싫지 않는 명언이라 거의 가정마다 벽의 일면을 액자로 차지하고 있는 글귀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