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복피해
10월 중순은 영농기철이다.
벼 베기, 고구마 캐기, 깨 수확 등 농촌은 사방 일거리다.
올해는 일기조건은 좋지 않았다. 벼농사의 경우 도복되어 농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예산군 보급종인 삼광 벼는 도복이 잘된다. 다른 품종에 비해 수확량이 떨어진다. 단지 미질이 좋아 밥맛이 좋다는 이유로 예산군(농협)에서 권장하고 있다. 유난히 많이 쓰러진 벼를 보면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어릴 적 벼가 쓰러지면 군인, 공무원 동원하여 벼를 일으키는 일이 다반사였다. 농민들은 이제 벼가 논에서 쓰러져도 별 애정이 없다. 작대기 등으로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면 피해를 좀 덜 수 있다. 하지만 농가들은 그런 일에 힘쓸 여력도 없다. 고령화로 인하여 쓰러진 벼를 아예 방치하고 있다. 농사 잘 지은 벼와 도복된 벼의 탈곡시간을 비교계산하면 쓰러진 벼가 2~ 3배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콤바인 작업중에 쓰러진 벼는 탈곡이 않되고 중단되어 막힌 벼를 손으로 잡아당겨 빼내야한다.
벼이삭 하나라도 더 건지려고 논으로 나갔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첫댓글 도복피해
가뭄도 이겨내고 장마도 견뎌내고
태풍도 지나가서 풍년을 바랬거늘
쓰러진 벼들 보면서 마음까지 쓰러져.
농민의 심정이
이 시조에 다 담겨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