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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12
#1. 세진집 골목 (11회 마지막씬 연결된)
세진,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다.
호 숙(E) : 한 세진씨!
세 진 :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 돌리면)
호 숙 : (기다리고 있다가 세진쪽으로 온다) 한세진씨 맞아예?
세 진 : ....누구시죠?
호 숙 : (유심히 세진을 살펴본다)
세 진 : 누구세요?
호 숙 : ....강현기씨 알지예?
세 진 : (흠칫)
호 숙 : 오빠가 세진씨를 애타게 찾고 있어예.
세 진 : .....(당황하는)
호 숙 : 오빠가 지금 많이 아파예. (세진의 손을 덥석 잡으며) 내랑 같이 오빠한테 가입시더.
세 진 : (당황하는데)
찬 석(E) : 세진씨!
세진, 당황해서 고개 돌려보면, 찬석, 저 앞에서 웃으며 오고 있다.
호숙과 찬석을 번갈아 보는 세진의 당황한 표정.
호숙, 잠깐 긴장하고, 찬석, 다가온다.
세 진 : (얼른) 이 형사님.
호 숙 : (긴장하고)
세 진 : (당황하며 호숙에게) 요기 밑으루 내려가시면 커피숍이 하나 있어요. 거기 잠깐 가 계실래요?
호 숙 : (찬석을 경계하듯 흘끗 잠깐 보고) 알았심니더.
호숙, 찬석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내려간다.
찬 석 : (가는 호숙 보며) 누구예요?
세 진 : (표정 수습하려 애쓰며) 예에...좀 아는 언니예요.
찬 석 : (당황하고 있는 세진의 표정을 날카롭게 살피는)
세 진 : 어..어쩐 일이세요?
찬 석 : (얼른 웃으며) 궁금해서요...몸두 성치 않은 사람이 그렇게 술을 엉망으로 퍼 마시구, 괜찮아요?
세 진 : ....괜찮아요.
찬 석 : 퍽이나 괜찮네. 거울 안봤어요? 난 웬 해골 바가지 대장이 서 있는 줄 알구 놀라서 도망칠려구 그랬는데.
세 진 : ......
찬 석 : 앞으론 술 같은 거 절대 마시지 말아요. 어떤 힘든 일이 있어두 절대 술은 마시지 말아요.
세 진 : .....
찬 석 : 왜 대답 안해요? 또 마실거예요?
세 진 : .....
찬 석 : 어? 대답을 안하네. 자꾸 이렇게 사람 속 썩이면 들구 팰수두 있어요.
세 진 : (보는)
찬 석 : 못할 거 같애요?
세 진 : ....알았어요. 안 마셔요.
찬 석 : 약은 안 빼놓구 잘 챙겨 먹구 있어요?
세 진 : ...예.
찬 석 : (피식 웃고) 손님 기다리시죠? 가보세요.
세 진 : .....먼저 가세요.
찬 석 : (고개 끄덕이며) 가께요. 내일 병원 가는 날인거 알죠? (하며 돌아서서 간다)
세 진 : (가는 찬석 보다가 문득 불안해지는 표정)
#2. 커피숍앞
세진, 누가 없나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온다. 저 앞으로 커피숍 통유리에 커피숍에 앉아 있는 호숙의 모습이 보인다.
세진, 커피숍쪽으로 발걸음 옮겨간다. 이때, 세진의 뒤를 미행해 오는 찬석.
#3. 커피숍안
호숙, 메모지에 뭔가 열심히 쓰고 있는데, 세진, 와서 앉는다.
세 진 : 죄송해요.
호 숙 : 아까 그 사람 형삽니꺼?
세 진 : (고개 끄덕이는)
호 숙 : (걱정스러워서) 우리 아저씨 잡을라꼬 온 천지에 형사가 쫙 깔릿는 갑네.
세 진 : ......
호 숙 : (메모지를 세진앞으로 내밀며) 우리집 주소하고 전화번홉니더.
오늘 당장 몬 내려갈 형편이모, 사정 봐서 꼭 한번 내리오이소.
세 진 : (들어서 본다)
호 숙 : 우리 호구는 아가씨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카던데, 그래서 절대로 오빠한테 올 사람이 아이라 카던데
내는 그리 생각 안합니더.
세 진 : .....
호 숙 : 무식하고 별로 배운거는 없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거는 알아예.
세 진 : ......(보는)
호 숙 : 세상이 아무리 이상해져서 보험금 타묵을라꼬 아들이 아버지를 직이는 세상이라카지만, 그거는 정신 병자들 얘기고...
세상에는 두살 때 버린 동생 때문에 자기 인생 다 바치가며 사는 오빠같은 사람도 있심니더.
그래서 내는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데라꼬 생각합니더.
세 진 : ......(가슴이 메어온다)
호 숙 : (일어서며) 꼭 오이소. 기다리께예...기다리도 되지예?
세 진 : .....기다리지 마세요.
호 숙 : (흠칫)
세 진 : .....못 갈거예요. 기다리지 마세요.
호 숙 : (보다가) 달몬 삼키고, 쓰몬 뱉고...형제간에는예, 핏줄간에는 그런 짓 하는 거 아입니더...기다리께예. (하며 나간다)
세 진 :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는)
#4. 커피숍앞
호숙, 나온다. 심난한 표정으로 한숨 내쉬고, 걸음을 재촉해서 간다.
찬석, 선글라스를 꺼내쓰며 호숙을 뒤쫓는다.
#5. 커피숍안
세진, 호숙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들어서 본다. 그러다...문득 걱정스러워지는.
#6. 골목
호숙, 걸어가고 있고, 찬석, 미행한다.
한켠에 숨어서 호숙을 미행하는 찬석을 지켜 보는 호구. ‘젠장! 저럴 줄 알았어’ 하며 난감한 표정 짓는 호구.
#7. 다른 거리
호숙, 택시를 잡고 있다. 찬석, 한쪽에 서서 그런 호숙을 지켜 본다.
이때, 호구, 찬석쪽으로 오며.
호 구 : (큰 소리로) 아이구, 이게 누구십니까? 이 형사님 아니십니까?
찬 석 : (흠칫하는데)
호 숙 : (그 소리 듣고 깜짝 놀라며 당황하고)
호 구 : 야아, 난 리차드 기어가 나타났나 했네.
찬 석 : (기가 막힌데)
호 구 : (큰 소리로 강조) 형사 관두시구, 저랑 같이 허리우드나 진출하실래요?
찬 석 : (선글라스 벗으며 입술을 깨물며 호구를 노려보는데)
호 숙 : (서둘러 몸을 휙 돌려 다른 곳으로 걸음을 빨리 해 걸어간다)
찬 석 : (얼른 호숙을 뒤쫓아간다)
호 구 : (짜증난) 어우, 저 바보.
#8. 거리
호숙, 거의 뛰듯이 와서 건물 한켠에 몸을 숨긴다.
뒤쫓아오던 찬석, 호숙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난감한 표정으로 둘러보며 다시 호숙을 찾으며 간다.
호숙이 숨어있던 건물을 그대로 지나치는 찬석.
안도하는 한숨 푸 내뱉고, 긴장이 풀린 듯 스르르 무너지듯 주저 앉는 호숙.
#9. 일각
호숙을 놓친 찬석, 젠장!하는 표정 짓는.
#10. 거리 (편도1차선의)
찬석, 호숙을 놓친 게 짜증이 나 머리를 흐트리며 걸어와 신호등 앞에 선다.
찬석, 문득 건널목 맞은 편을 보다가 당혹스러운 표정이 된다. 저편 건널목에 세진이 길을 건너기 위해 서 있다.
서로 시선을 마주치는 찬석과 세진...착잡한 표정 짓는.
#11. 일각
세진과 찬석, 약간 거리를 두고 서 있다.
세 진 : (시선 안 보고) 안 가구 나...미행했었어요?
찬 석 : (시선 안 보고) 그냥 아는 언니...아니죠? 그 여자 강현기하구 같이 있대요?
세 진 : (좀 화가 나서) 사람 안심시켜 놓구 뒤에서 뒷통수 치는 게 전문이예요?
찬 석 : 형사가 밥 먹구 하는 일이 범죄자 잡는 거예요.
세 진 : (보는)
찬 석 : (세진을 보며) 난...형사예요.
세 진 : (쓰게 웃는) 고맙습니다. 가르쳐 주셔서.
찬 석 : (보는)
세 진 : 가끔씩 당신이 누구라는 걸 잊어버려요. 당신은 형사라는 거, 범인을 잡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사라는 거....
자꾸 잊어 버려요, 내가.
찬 석 : .....(그건 아닌데...마음이 아프다)
세 진 : (착잡한 표정 짓다가) 이제 어떡해요? 나도 데려다 심문하고 취조 해야 되는 거 아녜요? 경찰서로 같이 갈까요?
찬 석 : .....(착잡한) 혹시 강현길 다시 만나게 되면 자수하라구 설득하세요. 폭력은, 살인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수 없어요.
세 진 : .......
찬 석 : 세진씨가 꼭 설득해 주세요. (보다가 발걸음 돌려서 간다)
세 진 :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
#12. 현기방 (암자내)
앓고 있던 현기, 천천히 눈을 뜬다. 호구, 옆에서 지키고 있다가.
호 구 : 형!!
현 기 : (일어나 앉는다)
호 구 : 괜찮아요? 정신이 들어요?
현 기 : ....니가 여긴 어떻게 왔어?
호 구 : 누나가 찾아왔었어요. 정말 괜찮아요?
현 기 : (고개 끄덕이는)
호 구 : 왜 그렇게 사람 속을 썩여요? 누구 도는 꼴 보구 싶어 그래요?
현 기 : (쓰게 웃는)
호 구 : 사장님 지금 혼수상태래요. 물개 형님 또치 형님....형 잡을려구 형 잡아서 가만 안두겠다구 난리도 아니래요, 지금.
현 기 : ......(담담하게 듣는)
호 구 : 대체 왜 그랬어요? 왜 쓸데없이 벌집을 건드려요?
현 기 : ......
호 구 : 자수해요. 자수하세요, 그냥. 차라리 그게 훨씬 더 안전할거예요.
현 기 : .....나중에. 좀 있다.
호 구 : 좀 있다 그놈들이라도 찾아오면 어떡할라 그래요?
현 기 : .....(잠깐 생각에 잠겨 있다가) 세진이가 위험할텐데...어떡하냐?
호 구 : (흠칫 보는)
현 기 : 근석들이 분명히 세진이도 노릴텐데...어떡하냐?
호 구 : 어우 그놈에 세진이, 세진이... (귀를 가리며) 왜요? 또 세진씨가 걱정돼요? 세진씨 때문에 이제 자수도 못해요?!!
현 기 : .....
이때, 문 벌컥 열리며 미자, 둘어온다.
미 자 : 어, 현기 오빠 일어났구나. 이제 안 아파요?
현 기 : (고개 끄덕이며 따뜻하게 웃어주는)
미 자 : (현기 손을 잡으며) 그럼 오빠, 우리 바닷가 걸으면서 데이트 해요....삼촌은 오지마.
호 구 : 오라 그래두 안간다, 기집애야.
현 기 : (피식 웃는)
#13. 바닷가
현기, 미자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앓고 난 후 인 듯 안색이 창백하다.
미 자 : 이제 절대 아프지 마요. 오빠 때문에 우리 엄마 걱정이 돼서 잠두 못잤어요.
현 기 : (피식)
미 자 : (눈치 살피며) 우리 엄마 이쁘지 않아요? 우리 친구들은요 우리 엄마가 우리 동네에서 제일 예쁘대요.
현 기 : (피식) 그래, 이뻐.
미 자 : 그리구요, 우리 엄마 되게 되게 착해요. 돈도 되게 잘 벌구.
현 기 : (피식)
미 자 : 우리 아빤 정말 나빠요. 술만 먹으면 엄마 때리구, 엄마가 번 돈 다 가져 가서 다방 언니들이랑 놀러나 다니구...
현 기 : ......
미 자 : 이건 비밀인데요, 내가 30등만 하면 엄마랑 나랑 오빠한테 도망가기루 약속했었어요.
현 기 : (피식 웃으며 미자 머리를 쓰다듬는)
미 자 : 근데 오빤 다른 여자 좋아하죠?
현 기 : (보는)
미 자 : 오빠는 현주라는 여자 좋아하죠? 그 여자 우리 엄마보다 이뻐요?
현 기 : (흠칫 굳어지는)
이때, 저편에서 “미자야!” 부르며 호숙이 나타난다.
현 기 : (돌아보고)
미 자 : 엄마!
호 숙 : (현기 보고 걱정스러워) 아픈 사람이 요게는 만다꼬 나와 있어예?
현 기 : (빙긋 웃으며) 괜찮아요, 다 나았어요.
미 자 : 난 가서 숙제 할테니까 엄마가 오빠랑 놀아줘. (호숙에게 눈짓 보 내고) 오빠, 나중에 봐요. (하며 집쪽으로 간다)
호 숙 : (입고 있던 가디건 벗어서 현기에게 덮어준다)
현 기 : 괜찮아요.
호 숙 : 가만 있으이소. 바닷바람이 찹아예.
시간 경과.
현기과 호숙, 나란히 바닷가에 앉아 있다.
호 숙 : 아저씨 동생은 몬 만났어예.
현 기 : (보는)
호 숙 : 사실은 만나서 아저씨한테 데부다 줄라꼬 올라갔었는데...몬 만났어예.
현 기 : (바다를 본다)
호 숙 : 다 이자 뿌리이소.
현 기 : .....
호 숙 : 똑같이 산에서 내려온 물이 어떤 거는 바다로 가고 어떤 거는 강으로 가는 거 봤지예? 내는 우리 인생도 똑같다꼬
생각합니더. 누구나 다 지 갈길이 따로 있는기고...그거를 사람이 억지로 거스를 수는 없다고 생각해예.
현 기 : ......
호 숙 : 아저씨하고 아저씨 동생도 인연이 아인께네...인연이 아인 사람들이 자꾸 만날라꼬 그라이께
그래 자꾸 나쁜 일만 생기는 깁니더.
현 기 : ......
호 숙 : 다 이자뿌이소, 예?
현 기 : (쓸쓸하게 웃는)
#14. 세진집 대문앞 (밤)
세진, 털레털레 걸어올라 온다. 대문앞으로 와 잠깐 걸음 멈추고, 주머니에서 호숙이 준 메모지 꺼내 본다.
마음이 다시 심난하고 복잡해진다. 메모지를 주머니에 다시 넣고 대문열고 들어간다.
한쪽에 숨어서 세진을 지켜 보고 있는 사내1. (용구)
#15. 세진방
세진, “다녀왔습니다.”하며 방문 열고 들어서면...
수미, 세진의 가족사진을 들고 쪼그리고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앞에 놓인 술상에는 막걸리 빈병이 두병 놓여 있다.
세 진 : (막걸리병 놓인 것 보고) 어? 엄마...술 마셨어?...이햐, 해가 서쪽에서 뜰일인데, 이거. 이걸 정말 엄마가 다 마신거야?
수 미 : (그대로 꿈쩍도 않고)
세 진 : (흘끗 수미를 보며) 이상하네, 정말...(수미앞에 바짝 무릎대고 앉으며) 복수하는 거야?
세진이가 어제 술 엉망으루 취해 들어왔다구 열 받아서 복수하는 거지?
수 미 : (제법 취한, 멍한 표정으로 세진을 보다가) ..오늘 세영이한테 전화가 왔어.
세 진 : 정말이야? 언니한테 전화 왔어? 언제 온대? 한국에 언제 온대?
수 미 : 안온대...다신 한국땅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없다구 기다리지 말래.
세 진 : (기가 막혀) 엉?
수 미 : 가난해져서 이제 저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엄마가 싫은 가봐.
세 진 : 그 기집애 아주 정신이 나갔구나. 전화 번호 몇번이야? 연락처두 말 안하구 전화 끊었어?
수 미 : (울컥하는 것 참고) 한세진...넌 어때? 이제 엄마 너한테 아무것도 해 줄게 없구, 너한테 짐밖에 안되는데...
너두 엄마 싫지 않어? 귀찮지 않어?
세 진 : 그런 말이 어딨어?!!
수 미 : 가고 싶음 가, 너두! 내 속으로 낳은 내 딸두 가난해진 엄마 싫어서 떠나는 판에 가고 싶으면 가! 붙잡지 않을테니까 가!
세 진 : (충격으로 보는) 엄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수 미 : 엄마 다 알아. 니 맘 다 알아...너 겉으론 아닌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두 니 친부모 찾고 싶지? 니 친오빠 보구 싶지? 그치?
세 진 : (당황하는) 엄마...술 너무 많이 취했어.
수 미 : 보구 싶으면 보구 싶다구 말해, 바보야...핏줄인데 그럼 안 보구 싶겠니? 안 땡기겠어?
세 진 : (버럭) 안 땡겨! 하나두 안 땡겨!!
수 미 : .....
세 진 : 나 버린 그 사람들...하나두 보고 싶지 않아! 하나두 그립지 않아!..
나한텐 엄마밖에 없어! 내 식구는 내핏줄은 세상에 엄마 단 하나야! 알았어? 알았어요?!!
수 미 : .....(보다가 세진을 와락 안는다)
세 진 : 엄마 지금 술 너무 많이 취해서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는 거니까 봐준다. 응?
수 미 : (그대로 눈을 감는)
세 진 : (멍한)
#16. 경찰서 외경 (아침)
#17. 강력반 사무실
찬석, 들어서는데, 차반장, 백형사, 문형사, 하형사, 작은 테이블에서 회의 하고 있다.
찬석, 가볍게 목례만 하고 자기 자리로 가 앉으려는데.
차반장 : 이리와, 이 찬석!
찬 석 : (돌아보면)
차반장 : 이리 와서 이 형사두 회의에 참석해.
찬 석 : (의아한 표정짓는데)
백형사 : (웃으며) 이형사 징계 풀렸대.
문형사 : (표정 슬쩍 일그러지고)
하형사 : 정직처분 내려진 거만 풀린 거구, 감봉은 그대루랜다.
찬 석 : ....(차반장 보는) 고맙습니다.
하형사 : 그게 넌 고마운 일이냐? 일은 일대루 열나게 하구 월급만 깍는다는 건데.
문형사 : (날카롭게) 낙하산!
하형사 : 아! 정말 낙하산 소리 한번만 더하면 저두 가만 안 있습니다.
백형사 : 가만 안 있음 어떡할건데, 낙하산!
하형사 : (식식거리며 노려 보는)
차반장 : 그만들 놀려! 낙하산 오명 떼구 싶으면 하형사두 지금부터 제대루 열심히 하면 돼! 알았어, 낙하산?
하형사 : (식식거리는)
찬 석 : (자리로 와 앉는다)
차반장 : 박태민인 아직 혼수상태야...박태민이 수한가 하는 놈도 전혀 꼬리가 안 잡히고 있고...
분명히 강현기와 강현기의 동생 한세진이쪽으로 앙갚음을 하려 들거야.
찬 석 : (표정) 차반장 제 2의 보복극을 피하기 위해선 일단 강현기를 검거 하는게 일순 위고,
한세진이도 제대로 누군가 붙어서 보호를 하는 게 좋은 거 같은데.
찬 석 : .....
하형사 : 이 형사가 하면 되겠네요. 한 세진이 보디가드 이형사 시키세요. 님도 보고 뽕두 따구 좋겠네.
백형사 : (하형사 뒷통수를 탁 치고)
찬 석 : .....
차반장 : (무시하고) 한 세진이 옆에는 문형사가 붙고, 나머진 강현기를 검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특히 이 형사!
찬 석 : .....예.
차반장 : 강현길 검거하는덴 누구보다 이 형사가 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 한다. 기대해두 되지?
찬 석 : .....(착잡한)
#18. 경찰서 마당
찬석, 답답한 표정으로 나와 선다. 담배를 피워 무는데, 차반장, 와서 담배를 뺏는다. 찬석, 돌아보는.
차반장 : (자기가 피우며) 아버지한테 얘기 들었지? 이번 사건 마무리 짓는 대로 다혜하구 식 올리자.
찬 석 : .....(표정 흔들리는)
차반장 : 다혜 오늘부터 혼수준비 들어갔다. 넌 준비할 거 하나두 없대. 나중에 결혼식장엔 몸만 오랜다...복도 많은 놈.
찬 석 : 반장님.
차반장 : 다혜랑 결혼하게 되면 경찰 생활은 관둬...내가 여기 저기 알아보구 있으니까..
찬 석 : (O.L.) 다혜, 제가 가서 말리겠습니다. 저희 결혼...안합니다.
차반장 : 찬석아.
찬 석 : 다혜 반장님한텐 자식같은 조칸데...마음에두 없이 그러지 마십시오.
차반장 : .....
찬 석 : 저 같은 놈 위하느라 다혜 인생까지 망치는 일...하지 마십시오. 그러지 마세요.
차반장 : .....
찬 석 : (시선을 돌리는)
#19. 다혜 아파트안
앞치마 두른 다혜, 현관문 열면 찬석,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다 혜 : (환해져셔) 오빠!
찬 석 : (굳어 있는)
다 혜 : 오빠 온다 그래서 오빠 좋아하는 동태찌게 끓이구 있었어.
(찬석의 손 잡아 끌어 거실로 들어오게 하며) 일루 와. 식탁으로 와 앉어.
찬 석 : 가봐야 돼. 업무중이야, 지금.
다 혜 : (잠깐 서운한 표정 짓다가 다시 환하게 웃으며) 나 지금 경기도쪽에 전원 주택 알아 보구 있어.
우리 결혼하면 아버님하구 같이 살자. 같이 살림 합쳐서...
찬 석 : (O.L.) 벌 받겠다구 했잖아. 이러지 말자, 우리.
다 혜 : 나 한세진씨 만났어.
찬 석 : (흠칫)
다 혜 : 내가 포기해두 내가 비켜줘두 두 사람 어차피 안된다며? 절대루 만나선 안될 사람들이 만난거라며?
찬 석 : .....
다 혜 : 내가 보기에 오빤 불나방 같애. 타 죽을지 뻔히 알면서도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
나 오빠 죽으러 가는 거 내버려 둘 수가 없어. 내가 막을거야.
찬 석 : (괴로운 듯 손바닥 쓸다가) 혼수 준비니 뭐니 쓸데 없는 짓 하지 마. 나 너랑 결혼 안해. (돌아서려는데)
다 혜 : 오빠!
찬 석 : 그 여자랑 뭘 어째 보겠다는 거 아냐!! 해피 앤딩 같은 거 생각 해 본 적도 없어.
그냥 버려 둘 수가 없어. 그 여자 혼자 내 버려 둘 수가 없어.
다 혜 : ......
찬 석 : 나 같은 놈 때문에 힘들어 하지마, 다혜야...그럴 가치도 없는 놈이야...니가 돌아서. 나쁜놈, 더러운 자식 침 뱉구 돌아서.
다 혜 : 나 내일은 가구 보러 갈거야.
찬 석 : 다혜야.
다 혜 : 오빤 오빠 하구 싶은대루 해. 난 내가 하구 싶은 대루 할거야....내가 장담하는데 오빤 분명히 다시 나한테 돌아와.
찬 석 : .....
다 혜 : 세상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루 안되는 일이 있어. 금방 제 정신 돌아올거야. 금방 후회하구 나한테 다시 돌아올거야.
찬 석 : ......(굳어져 있는)
#20. 세진방
세진, 무릎을 세우고 앉아 턱을 괴고 잠들어 누운 수미를 지켜 보고 있다. 수미, 인상을 찡그리다 눈을 뜬다.
세 진 : 엄마. 정신이 좀 들어?
수 미 : (두통으로 머리 잡으며 일어난다)
세 진 : (수미를 부축해 일으켜 준다) 꿀물 주까?
수 미 : 어떻게 된거니? 어떻게 된거야?
세 진 : 어제 술 엉망으로 취해서 나한테 복수했던 거 생각 안나?
수 미 : 응?....내가 어쨌는데? (진심이다) 왜 이렇게 하나두 기억이 안나지?
세 진 : (피식 웃으며) 기억 안 나?
수 미 : 으응...뭐라 그랬는데?
세 진 : (술에 취한 수미 흉내) 세진아...엄마 재혼할거야...멋있는 남자 만나서 다시 결혼할거니까 너 나 말리지 마.
수 미 : (당혹스런) 세상에..내가 그랬다구?
세 진 :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는)
수 미 : (세진을 때리며) 이게 엄마를 놀려?
세 진 : 놀리는 거 아냐...난 절대로 진실 같은 거 왜곡 안해.
수 미 : (흘겨 보다가) 어우, 머리야...(하며 머리를 쥐어 싸고 다시 눕는다)
세 진 : (서글프게 보는)
#21. 세진 대문앞
세진, 대문 열고 나온다. 씁쓸한 듯 한숨 내뱉고 주머니에서 다시 호숙이 준 메모지를 꺼내 보는데.
문형사(E) : 한세진씨!
세진, 돌아보면, 문형사, 다가오며 짧게 목례한다.
세 진 : (메모지를 쥔 손을 얼른 오무리며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는다. 경계하듯 보는)
문형사 : (신분증 보여주며) 방배 경찰서 강력3반 문동숩니다.
세 진 : ...무슨 일이시죠?
문형사 : 앞으로 제가 한세진씨곁에서 세진씨를 보호하게 될겁니다.
세 진 : 네?
문형사 : 강현기가 살인미수를 범했던 박태민의 수하들이 강현기씨와 한세진씨에게 보복을 할지도 모른다는 게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불편 하시더라도 협조해 주십시오.
세 진 : (잠깐 기막힌 표정 짓다가) ...됐어요. 그러실 거 없어요.
문형사 : ....한세진씨!
세 진 : 괜찮아요. 필요없어요. 제가 필요없대잖아요!
문형사 : 죄송합니다. 저희도 시간이 남아 돌아 이러는 거 아닙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세 진 : (어이없다는 듯 보는)
#22. 골목
세진, 걸어내려 오는데, 문형사, 간격을 두고 뒤쫓아오고 있다. 세진, 짜증이 치민다.
#23. 큰거리 건물앞
세진, 걸어오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문형사, 얼른 뒤따라 들어간다.
#24. 건물 여자 화장실앞 (앞뒷문이 따로 있는)
세진, 화장실로 들어가려다 바로 뒤따라오는 문형사를 돌아본다.
세 진 : 여기도 따라 들어오실래요?
문형사 : (멋쩍은 표정으로 고개 돌린다)
세 진 : (안으로 들어간다)
문형사, 건물 출입구쪽으로 가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25. 화장실 안
세면대 거울앞에 서 있던 세진, 바깥쪽을 보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여자 와 함께 뒷문으로 빠져 나간다.
#26. 건물 뒤쪽
뒷문으로 무사히 빠져나온 세진,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해서 뛰어간다.
#27. 건물 출입구앞
문형사, 담배를 피워 물고 서 있다.
#28. 경찰서 휴게실
백형사, 커피를 뽑고 있고, 찬석, 한쪽에 앉아 있다.
백형사 : 장 호구 근석만 제대로 족치면 강현기 있는데 알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야.
찬 석 : ......
백형사 : 우리 짱이 호구 그놈을 그렇게 이뻐 하네. 그 양반도 그런 거 보면 출세하긴 날 샜어. (커피를 찬석에게 준다)
찬 석 : ......(생각에 잠겨 있는)
백형사 : (찬석을 살피다가) 너 솔직히 우리 반장님 원망스럽지?...다혜하구 너, 진작에 허락을 해주지,
니네 둘이 그렇게 좋달땐 그렇게 목숨을 걸고 떼 놓을라구 그러더니...
이때, 문형사, 쓴맛을 다시며 들어온다.
백형사 : 왜 벌써 들어와? 한세진이 지키러 간 거 아냐?
문형사 : 도망가 버렸어요.
찬 석 : (보는)
문형사 : 저 따돌리고 딴데루 새 버렸어요. 어이 참. (머리를 흐트리며 사무실쪽으로 들어가는)
찬 석 : (흠칫...표정)
#29. 호숙 마을 버스 정류장
버스 도착하고, 내리는 세진...주위를 둘러본다.
#30. 호숙방
호숙, 어이없는 표정으로 쪼그리고 앉아서 정태를 보고 있다.
정태, 10벌쯤 되는 옷을 여기저기 널어놓고 거울앞에서 입어 보고 있다.
정 태 : 야, 이거 어떠냐?...아니다, 난 피부가 뽀야니까 이 색깔이 잘 어울리나?
호 숙 : (멍하니 본다)
정 태 : (머리에 무스도 발라 넘겨 보며) 난 왜 이렇게 근사하게 잘 생긴거냐, 호숙아! 내가 봐도 뻑이 간다, 아주...뻑이 가.
호 숙 : (멍하니) 또 다방 가스나들이랑 놀러 갑니꺼?
정 태 : 원망하고 싶음 우리 엄마를 원망해라. 왜 니 신랑을 이렇게 잘 생기게 낳아주셔서
오나가나 여자들이 환장을 하게 만드는지.
호 숙 : (순하게) 돈을 있는대로 팍팍 뿌리고 댕기는데, 어떤 골빈 가스나들이 안 좋아 하겠어예?
정 태 : (눈을 부릅뜨고) 뭐어?
호 숙 : (움찔하다가) 내 도망가고 나서 다른 여자랑 살림 차릿다 카더마는..
정 태 : (다시 거울 보며) 다섯달 살다가 다른 사내놈이랑 눈 맞아서 도망 갔다, 왜?
호 숙 : (어이없어 하다가) 내랑 이혼해 주몬 안됩니꺼?
정 태 : (흠칫 돌아보는)
호 숙 : 당신 여기꺼지 내 찾아서 온 거 돈 때문인 거 다 알아예. 내가 가진 돈이 탐나서 가게가 탐나서 찾아온 거 알아예.
정 태 : (인상이 팍 일그러진다)
호 숙 : (떨리지만 용기내서) 당신은 내 사랑하지도 않는다 아입니꺼? 내도 은자 당신 사랑 안해예.
사람이 하루를 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하고 살아야지...이기 뭐하는 짓 입니꺼?
정 태 : (노려 보는)
호 숙 : (무릎을 꿇으며) 이래 빌께예. 이 집이랑 가게랑 당신 다 줄테이까 내랑 헤어져 주이소....제발, 내 좀 놔아 주이소. 예?
정 태 : (울그락 푸르락하다 호숙의 멱살 잡으며) 그 놈 때문에 그러냐? 용필인가 뭔가 그놈 때매 그러지?!
그 놈이랑 바람 났지, 너!!
호 숙 : 예!! 바람 났어예!! 당신만 안 나타났으모 그 사람이랑 행복하게 잘 살아볼라 캤어예, 와예?!!
정 태 : 이년이 이게 아주 미쳤구나, 이게?!!... (하며 호숙을 후려친다)
호 숙 : (비명 지르고)
#31. 호숙집앞
입가가 터진 호숙, 헝클어진 머리로 울음끝이 남아 꺽꺽이며 나온다.
호숙, 방둑앞으로 가서 헝클어진 머리를 묶으며 치마로 눈물을 훔친다.
세 진(E) : 저기요.
호 숙 : (돌아본다)
세진, 서 있다. 호숙의 모습에 몹시 당혹한 표정이다.
호숙, 비죽이더니 세진을 껴안으며 울음을 터뜨린다.
호 숙 : 잘 왔어예. 참 잘 왔어예. (훌쩍이며 우는)
세 진 : (당혹스럽고)
#32. 현기방 (암자내)
문열리고, 호숙, 들어온다.
호 숙 : 아저씨가 없네. 들어오이소.
세 진 : (멈칫거리며 들어온다)
호 숙 : 화장실에 갔나? 내가 찾아보고 올테이까네 잠깐 요게 앉아 계시이소.
세 진 : .....고맙습니다.
호 숙 : (나간다)
세진, 방안을 휘 둘러 보다가 한쪽에 놓인 책(현기가 읽던 책)을 본다.
세진, 앉으며 책을 끌어 당겨서 본다. 책장을 넘기던 세진, 책갈피에 사진이 세 장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세진, 사진을 들어서 본다. 세진 가족의 사진이다. (세진부와 수미, 세진 언니, 세진이 함께 찍은)
세진, 다른 사진을 넘겨서 본다. 현기모(세진 친모)의 사진이다. 세진, 혹시 이 사람이 친어머니인가...눈가가 그렁해진다.
다시 다른 사진을 넘겨서 본다. 어린 현기가 어린 세진(2살)을 안고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다.
세진의 눈에서 툭 눈물이 떨어진다.
#33. 바닷가
세진, 호숙과 함께 걸어온다.
호 숙 : 아마 바닷가 오데 앉아 있을낍니더. 감방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가...답답하다꼬 방안에는 잘 안 있을라 카더라꼬예.
세 진 : (허탈한 표정)
호 숙 : 오데 갔을꼬?
이때, 멀리서 아련하게 하모니카 소리, 들린다. (얼굴)
호 숙 : (환해지며) 아저씨 하모니카 소리다.
세 진 : (한대 얻어 맞은듯한)
호 숙 : 이 노래, 아저씨가 틈만 나모 부르는 노래거든예...노래 좋지예? 오래된 노래라서 아가씨는 잘 모르겠다.
세 진 : (멍해지는)
#34. 등대주변
현기, 하모니카 불고 있는데, 호숙 옆으로 와서 앉는다.
현기, 하모니카 내리며 호숙을 본다.
현 기 : 얼굴이 또 왜 그래요?
호 숙 : (농담처럼) 앞으로 내 얼굴에 신경 쓰지 마이소...은자 말끔한 얼굴은 별로 보기 어려우낍니더.
현 기 : (표정이 굳어지며 마음이 아픈데)
호 숙 : 아저씨.
현 기 : .....
호 숙 : 누가 아저씨를 좀 보고 싶다고 찾아왔어예.
현 기 : .....
호 숙 : (시익 웃으며 고개 돌린다)
현 기 : (고개 돌려 뒤를 본다)
세진이 멍한 표정으로 서 있다.
한 대 맞은 듯 충격 받은 현기, 천천히 일어서서 세진을 본다.
세진, 담담하게 본다. 현기, 가슴이 터질 것 같다.
#35. 동 일각
나란히 바다를 보고 앉은 현기와 세진.
세 진 : 자수...하세요.
현 기 : (서글프게 웃는)
세 진 :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어요. 자수...하세요.
현 기 : ....그 말 하려고 왔어요?
세 진 : ....
현 기 : 아직 할 일이 좀 남았어요.
세 진 : 무슨 일이요? 또 죽일 사람이 남았어요?
현 기 : (미간이 얼핏 흔들리다가 다시 바다를 본다)
세 진 : ......정정당당하게 죄 값 치르세요. 아는 선배가 변호사예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우겠어요.
현 기 : 그럴 필요 없어요. 자수 같은 거 안해요.
세 진 : 강현기씨!
현 기 : (세진의 호칭에 씁쓸한 웃음 짓다가) 우리 어머닌 참 강한 분이셨어요. 하루 세끼 밥도 먹기 힘든 찢어지는 살림에
얼굴도 보기힘든 주정꾼 아버지..하루에도 몇번씩 까물어지며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어린딸...
더이상 떨어질데도 없는 고단하고 불행한 삶이었지만, 난 어머니가 단 한번도 절망하거나 우는 걸 본적이 없어요.
세 진 : .....
현 기 : 가난하고 힘들어도 우리 세식구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살자...그렇게 살다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울 일이 생기면 어머닌 오히려 웃으셨어요.
세 진 : ........
현 기 : 하루는 내가 도둑질을 했어요. 주인집 아줌마가 마루에 둔 지갑에서 이천원을 훔쳐서 아픈 동생 먹일 분유를 샀어요.
세 진 : ......
현 기 : 어머닌 그날 저녁 동생을 남의 집에다 버렸어요. 나를 야단치는 대신 동생을 버리셨어요.
세 진 : (그렁해지는 눈물)
현 기 : 가난하고 힘들어도 우리 세식구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살자...그렇게 살다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절대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으신 거예요.
세 진 : (눈물을 훔친다)
현 기 : 우리 어머닌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만큼 최선을 다해 사셨어요.
한세진씨가 우리 어머니였대두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을 거예요.
세 진 : .......
#36. 버스 정류장앞
현기와 세진,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다. 세진, 안색이 창백하다. 현기증을 느끼는.
현 기 : (걱정돼서) 어디 아파요?
세 진 : 아뇨. 괜찮아요.
현 기 : (걱정스럽게 본다)
세 진 : (이를 앙물고 버틴다)
잠시후, 버스 와서 멎고, 세진, 현기에게 잠깐 시선 주다가 버스에 오른다.
세진, 창가 자리로 가 앉는다. 세진, 몹시 힘겨운 표정으로 창에 머리를 기댄다.
세진을 바라보는 현기,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다.
잠시후, 버스문 닫히고, 버스 출발하려는데, 현기, 버스 문을 두드린다.
#37. 버스안
현기, 세진이 앉아 있는 자리로 가 앉는다.
현 기 : 같이 가요. 데려다 줄께요.
세 진 : ......(표정)
#38. 버스안 (달리는)
달리는 버스안. 세진, 여전히 창에 머리를 기대고 있고, 현기는 걱정스럽게 세진을 보다가 다시 앞을 본다.
#39. 세진집 근처 (밤)
찬석, 걸어온다. 저 앞으로 문형사가 탄 차, 서 있는 것이 보인다.
#40. 골목 (세진집 가는)
세진,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몇걸음 떨어져 그 뒤를 걱정스럽게 따르고 있는 현기...혹시 주위에 누가 없나 살펴 본다.
세진, 걸음을 멈추고 현기를 돌아본다.
세 진 : 그만 가세요.
현 기 : (고개 끄덕인다)
세 진 : (다시 걸음을 옮겨 간다)
현 기 : (보다가 다시 뒤따라 걷는다)
세 진 : (몇걸음 가다가 현기를 다시 돌아보고) 이제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너무 많이 바래다 주셨어요.
현 기 : ...조기 앞까지만요..조기 앞까지만 가요.
세 진 : (보다가 하는 수 없이 앞서서 걷는다)
현 기 : (그 뒤를 쫓아간다)
세 진 :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안다)
현 기 : (계속 따라가는)
#41. 세진집 근처
찬석, 팔짱을 끼고 담벼락에 기대 서 있다. 문형사, 다가온다.
문형사 : (피식 비웃으며) 열정이 지성을 흐린다는 말 들어봤냐?
찬 석 : (보다가 시선 돌려 버린다)
문형사 : 이거 시시하게 됐네. 너하군 좋은 경쟁상대가 되겠다 싶었는데...결국 이 찬석이두 이렇게 무너지구 마나?
찬 석 : (노려 본다)
문형사 : 아버지에 이어서 또다른 역사 하나가 생기겠구만...범죄자의 여동생과 로맨스라...근사한데?
찬 석 : (무시해 버린다)
문형사 : 그따위 정신 상태루 무슨 수살 하겠다구...(피식 비웃다가) 점심부터 굶었더니 출출하네. 햄버그 하나만 사다줄래?
(하며 지갑에서 만원짜리 한 장 꺼내 준다)
찬 석 : (무시하고)
문형사 : 상관 말 안 들려?
찬 석 : (무시하고 뒤돌아서 내려간다)
문형사 : (저 자식이...)
#42. 세진집 근처 공터 (한적한 길)
세진, 걸어오는데, 현기, 뒤따라 걸어오고 있다.
세진, 안되겠다 싶어 걸음 멈추고 현기를 보며.
세 진 : 이제 그만 따라 오세요...형사들 있을 지도 몰라요.
현 기 : ......(마음이 아프다)
세 진 : 가세요, 그만.
현 기 : .....괜찮겠어요?
세 진 : 괜찮아요. 나 하나두 안 아퍼요. 어서 가세요.
현 기 : .....(마음 아프게 보는데)
이때, 두 사람앞으로 환한 라이트를 밝히며 와서 서는 차. 현기와 세진, 라이트 불빛에 눈이 부셔 눈을 가린다.
차에서 내리는 남자, 사내1이다. 뒤이어 차에서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 내려선다.
현기, 당황하며 얼른 세진을 등뒤로 숨긴다.
사내1 : 여긴 좀 그렇고 어디 조용한 장소로 좀 옮기시겠습니까, 형님?
현 기 : (경계하는 표정으로 주먹을 쥐며) 여자는 보내구 얘기하자. 이 아이는 보내구 얘기해.
세 진 : (떨리는 표정 누르며 사내들을 노려 본다)
사내1 : (픽 웃으며)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 형님.
현 기 : 부탁한다, 용구야... 이 아인 보내줘...어차피 너희들 목적은 내 목숨 아니냐?
사내1 : 죄송합니다.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내들에게 눈짓을 준다)
사내들, 현기와 세진이 있는 쪽으로 달려는데, 현기, 세진을 등뒤로 숨긴 채 감싸며 발차기를 날린다.
사내들, 현기에게 달려들어 공격한다.
현기, 세진을 지키려고 하다가 계속 얻어 맞고, 세진,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른다.
현기, 결국 넘어지고, 사내들, 발길질하며 현기를 공격한다.
세 진 : 안돼요! 때리지 말아요! 때리지 말아요!!
세진, 현기를 향해 퍼붓는 발길질을 자기가 막으려고 현기에게 달려든다.
사내들의 발길질 세진에게 퍼부어지려는데, 현기, 얼른 세진을 다시 감싸 안는다.
사내들의 발길질, 다시 현기를 향하고, 현기, 속수무책 당하는데. 세진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이때, 사내 하나 둔탁한 비명소리 내며 휘청 넘어진다. 사내들을 공격해 오는 남자...찬석이다.
찬석, 성난 사자처럼 달려들어 사내들을 상대해서 날렵하게 싸운다.
서로 꼭 부둥켜 안은 자세에서 그런 찬석을 바라보는 현기와 세진.
사내1, 안되겠다 싶어 운전석에 오르며 차를 출발 시켜간다.
찬석, 사내2의 차를 막으려다가 다시 사내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쓰러진다.
찬석이 넘어진 사이 사내들, 뿔뿔히 흩어져 도망간다.
찬석, 따라가려다 기운이 부쳐 포기하고, 바닥에 드러누운채 거친 숨을 헐떡거린다.
기운을 차리고 일어선 현기, 도망갈 생각 않고 그대로 서서 찬석을 보고 있다.
세진, 눈물이 그렁해서 찬석쪽으로 온다.
찬 석 : (세진에게 잠깐 눈길주다가 헐떡거림이 좀 가시자 핸드폰 꺼내 전화한다) 접니다, 선배님....서울 가 ****(차량번호)
까만색 소나타 수배해 주십시오....박태민이 수하 녀석이 타고 있는 찹니다.
찬석, 핸드폰을 닫고 끄응 일어서며 수갑을 꺼낸다. 안색이 창백해지는 세진. 덤덤한 표정의 현기.
찬석, 현기에게 다가가려는데, 세진, 찬석의 팔을 꽉 잡는다. 찬석, 당황한다.
세 진 : (현기를 돌아보며 어서 도망가라고 재촉하는 눈빛)
현 기 : (당황하는)
찬 석 : (역시 당황하는)
이때, 저편에 문형사 오고 있다. 문형사, 세사람의 모습을 알아보고 표정이 얼핏 굳어지는.
세 진 : (찬석의 팔을 더 꽉 잡는다)
현 기 : (서늘하게 보다가 모자를 다시 눌러쓰고 뒷걸음 치더니 유유히 걸어간다)
찬 석 : (자신을 꼭 잡고 있는 세진의 손을 떼어내려는데)
세 진 : (애원하는 눈빛으로 찬석을 보는)
찬 석 : (당황하는데)
이때, 저 뒤로 오고 있던 문형사, 버럭 소리 지른다.
문형사 : 거기 서, 강현기!!
현 기 : (흠칫하다가 그대로 뛰기 시작한다)
문형사 : 거기 서!! (하며 현기를 뒤쫓아 뛴다)
찬 석 : (세진의 손을 떼어내고 뒤쫓으려는데)
세 진 : (찬석의 팔을 더 꽉 끌어잡는다)
찬 석 : (황당한데)
#43. 거리
현기, 열심히 뛰어 도망간다. 문형사, 그 뒤를 열심히 쫓고.
현기, 골목으로 꺽어 들어간다. 문형사, “거기 서!” 소리지르며 뒤따라 간다.
#44. 막다른 골목
현기, 뛰어오는데 막다른 골목이다. 휙 뒤돌아서는 현기.
문형사, 뒤따라 와 선다. 문형사, 권총을 꺼내려하는데, 현기, 문형사의 손을 걷어차며 기습 공격한다.
#45. 세진집 근처 공터
세진, 죽을 힘을 다해 찬석의 팔을 잡고 있고, 찬석, 당혹스런 표정으로 그대로 서 있다.
잠시후, 세진, 잡고 있던 찬석의 팔을 천천히 놓으며 스르르 무너지듯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는다. 바들바들 떠는.
찬석, 그런 세진을 먹먹한 표정으로 보다가 현기와 문형사가 간쪽으로 뛰어간다.
넋이 나간 듯 멍해져서 그대로 앉아 있는 세진.
#46. 막다른 골목
찬석, 오다보면 누군가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찬석,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문형사, 입가가 터진 채 식식거리며 누워 있다. 분노로 불타고 있는 눈빛...찬석을 노려 본다.
찬석, 손을 내밀어 문형사를 부축해 일으켜 준다.
문형사, 일어나가다 찬석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데, 찬석, 문형사의 손목 을 탁 잡는다.
문형사, 죽일 듯 찬석을 노려 보고...찬석, 덤덤한 표정지으며 잡고 있던 문 형사의 팔목을 놓는다.
#47. 세진집 근처 공터
세진, 그대로 주저 앉은 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찬석, 세진을 향해 털레털레 걸어온다.
찬 석 : .....걸을 수 있겠어요?
세 진 : (멍한 표정으로 찬석을 보다가 천천히 일어난다. 그러다 끼무룩 의식을 잃고 쓰러져 버린다)
찬 석 : (표정 일그러지는)
#48. 골목길
찬석, 세진을 업고 달리고 있다.
#49. 일각 골목
얼굴이 땀에 흠뻑 젖어 담벼락에 등을 기댄채 숨어 있는 현기...문득 세진이 걱정된다.
그 옆으로 세진을 업은 찬석이 달려가고 있다. 현기, 미처 보지 못한다.
#50. 응급실
세진, 누워있고, 찬석, 걱정스럽게 지켜 보고 있다.
선배, 달려온다.
선 배 : 어떻게 된거야? (하며 세진을 진찰한다)
찬 석 : 어때요? 많이 나빠진거예요?
선 배 : (진찰하며) 그러길래 진작 입원시켜 치룔 받게 하라니까.
세 진 : (의식을 잃고 있는)
찬 석 : (걱정스럽게 보다가 침대 밖으로 툭 떨어져 나와 있는 세진의 손을 꼬옥 잡는다)
#51. 병원 외경 (이른 아침)
#52. 세진병실
세진, 잠들어 있고, 찬석도 세진의 침대옆에 앉은채 엎드리고 자고 있다. 찬석의 손에 세진의 손이 꼭 쥐어져 있다.
세진, 천천히 눈을 뜬다. 자신의 손을 꼭 쥔 채 침대옆에서 엎드리고 잠든 찬석을 보고 울컥한다.
물끄러미 찬석을 바라보다가 찬석의 뺨에 가만히 손을 가져다 댄다.
#53. 슈퍼
다혜, 카트 밀고 다니며 시장을 보고 있다. 미역과 소고기를 사고, 계란과 밀가루, 버터등을 산다.
#54. 다혜 거실
다혜, 요리책 놓고 정성들여 생크림 케잌을 만들고 있다. 다혜, 이어폰으로 전화하고 있다.
다 혜 : 오늘 우리 아버님 생신이야, 삼촌.....응...내가 파티 아주 거하게 열어드릴려구...미역국두 끓였는데,
아침 식사하시기전에 들구 갈거야. (잠깐 씁쓸한 표정 짓다가 다시 환한 미소 띠우고) 찬석오빠랑은 얘기 잘됐어요.
걱정 마세요. 나랑 결혼하겠대.
#55. 꽃집
한 묶음 예쁘게 포장되고 있는 카네이션.
주인, 포장이 완성된 카네이션을 내민다. 받아 쥐는 사람...현기다.
#56. 찬석 빌라앞
명섭의 택시, 와서 멎는다. 명섭, 택시에서 내려 나오는 이웃 주민들과 인사하며 집안으로 들어간다.
현기, 한쪽에 숨어서 그런 명섭을 지켜 본다.
#57. 찬석집 현관문앞
카네이션과 옷 봉투를 든 현기, 초인종을 누르려고 하다가 그만 두고, 현 관문 한켠에다 옷봉투와 카네이션 다발을 놓는다.
#58. 찬석빌라앞
다혜, 차에서 내려 케잌상자와 보자기에 싼 남비를 차에서 꺼낸다.
#59. 빌라 계단
다혜, 케익상자와 남비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이때, 저 위에서 걸어내려오는 현기. 두 사람, 문득 눈빛이 마주친다.
현기, 얼른 시선을 떨구고, 다혜, 낯익은 표정인데 하며 고개를 갸웃한다.
다혜, 현기에게 계속 시선주고, 현기, 시선 떨구고...두 사람, 그렇게 스쳐 지나간다.
#60. 찬석빌라 현관앞 / 거실
명섭, 문열어 주면 다혜, 케잌상자와 카네이션 다발, 남비, 옷봉투를 무겁게 든 다혜, 들어선다.
다 혜 : 아버님! 해피 버스 데이 투유요!!
명 섭 : 아이구...이게 다 뭐야, 이게? (받아든다)
다 혜 : (거실로 들어선다) 식사 안 하셨죠? 제가 미역국 기가 막히게 끓여 왔어요.
명 섭 : (피식 웃으며) 나 생각해주는 사람은 다혜밖에 없구나.
다 혜 : 원래 시아버지 사랑은 며느리래잖아요. 아니다, 며느리 사랑이 시아버진가?
명 섭 : (귀엽다는 듯 웃으며 카네이션 들어서 본다) 꽃두 아주 예쁘구나.
다 혜 : 이거 현관문앞에다 누가 두구 간거예요.
명 섭 : (보는)
다 혜 : 아버님 생신인 거 알구...여기 이 옷 봉투랑 꽃이랑 누가 두구 갔나 봐요.
명 섭 : (누군가...생각하는데)
다 혜 : 그 사람인 거 같애요, 아버님. 그 깡패 오빠...한세진씨 오빠요.
명 섭 : (흠칫)
다 혜 : ...(잠깐 생각하다가) 신고...해야 되는 거 아녜요?
명 섭 : ......
#61. 찬석 빌라앞
명섭,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 내려와 두리번거리며 현기를 찾는다.
차마 이름은 부르지 못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리저리 찾아보지만, 현기는 없다.
#62. 길
현기, 걸어가고 있다.
#63. 세진 병실
찬석, 세진의 침대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가 눈을 뜬다. 세진이 없다. 당황하는.
#64. 진료실 (선배의)
세진, 선배와 마주 앉아 있다.
세 진 :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선생님.
선 배 :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만 흐트리고 있다)
세 진 : 어떤 말씀을 해주셔도 저 안 놀래요...각오하고 있어요.
선 배 : 아우, 모르겠다, 나두...찬석이가 비밀로 해달라구 그랬는데...그냥 얘기하께요, 그럼...
세진씨같이 영리하고 예민한 사람이 언제까지 속아줄 것도 아닌 것 같구.
세 진 : ......
선 배 : 세진씬 지금 아주 힘든 병에 걸려 있어요.
세 진 : .....(애써 담담한) 죽을 병인가요?
선 배 : 죽을 수도 있지만 살 수도 있어요...뭣보다 의지가 중요해요. 살겠다는 의지.
세 진 : (고개 끄덕인다)
선 배 : 세진씨 병의 가장 최선의 치료 방법은 골수이식이예요. 찬석이두 저도 여러 각도로 알아보고 있어요...
오빠만 찾는다면 일이 좀 더 쉬워 질수도 있는데.
세 진 : (흠칫 보는)
선 배 : 이 병이 아주 우스운게 부모는 안되구, 형제만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형제가 없는 나같은 사람은 아주 서러운 병이죠.
오빠가 있어 그래두 다행이예요, 세진씬.
세 진 : ......
선 배 : 물론 완전히 백혈구가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뭐 그래두 어쨋든...희망을 가집시다.
세 진 : ......(멍한)
#65. 현기방 (암자내)
현기, 방으로 들어와 앉는다. 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이때, 밖에서 호숙의 소리 들린다.
호 숙(E) : 옴마야. 아저씨 왔는갑네.
호숙, 문을 열고 들어선다. 손에는 걸레 들려 있다.
호 숙 : 언제 왔어예, 아저씨?
현 기 : (그대로 눈 감고)
호 숙 : 아저씨 없을때 청소 좀 해놓을라꼬 왔는데...(현기가 계속 눈감고 있자) 억수로 피곤해 보이네. 좀 쉬이소, 그라모.
(걸레를 놓고 나가려는데)
현 기 : 호숙씨.
호 숙 : (돌아보는)
현 기 : (호숙 보지 않고) 나 거기 들어가기 싫어요. 차라리 죽는게 낫지... 다신 감방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정말 거기 다신 가고 싶지 않아요.
호 숙 : ......
현 기 : (호숙을 보며) 내가 도망가자면...지옥으로라도 도망가자면...따라 갈래요?
호 숙 : (마음이 덜컹 내려 앉는)
현 기 : ......
#66. 병원 정원 벤치
찬석, 두리번 거리며 온다. 저 앞 벤치에 세진이 앉아 있다.
찬석, 가벼운 한숨 내쉬고, 세진옆으로 와서 앉는다.
찬 석 : 선배가 다 불었다면서요? 그러니까 수염이 안 나는거야. 나쁜 선배.
세 진 : .....
찬 석 : 상심할 거 없어요. 내가 고쳐 준다 그랬잖아요. 내가 살려 주께요. 약속은 지켜요, 나.
세 진 :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
찬 석 : (보는)
세 진 : 차라리 죽을래요. 강현기씨 찾지 마세요. 부탁이예요. 그 사람 찾지 말아요.
백프로 맞는 것도 아니라는데...나 때문에 그 사람 찾지 말아요.
찬 석 : .....세진씨.
세 진 : (일어선다) 치료 포기하겠어요...난 백프로 승산이 없는 게임은 안 해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돌아서려는데)
찬 석 : (세진의 어깨를 확 돌려 세운다. 몹시 화가 나 있다. 눈에 물기마저 도는)
세 진 : (담담하게 포기한듯...눈물이 그렁해서 보다가 다시 손을 떼내고 가려는데)
찬 석 : (다시 세진의 어깨를 잡더니 그대로 키스해버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