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뉴스 칼럼)최순실 사태와 만기친람(萬機親覽)
추연어 전 인천시의원, 연수구 지역난방 열요금 폭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이 몸소 정사를 살핀다는 말이다.
만기의 기(機)는 베틀 즉 베를 짜는 틀을 말한다. 기지경자 기지위자 즉기위직구야(機持經者 機持緯者 則機謂織具也)는 씨줄과 날줄을 갖는 틀 즉 만 가지 베틀이다.
나랏일을 함에 있어 대통령 휘하에 총리와 17부 5처 16청이 바로 만 가지 베틀이다. 최근 필자가 캄보디아 실크농장을 방문하여 실크가 생산되는 과정을 살펴보니 누에를 치고, 실을 빼고, 천연색소를 만들고, 여러 가닥의 실을 엮고 각각의 틀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비로소 하나의 실크를 생산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실크농장의 인원만 일 천 명이 넘었다.
최근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대한민국 정부 업무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가 문화체육 분야는 물론 외교와 안보, 교육과 심지어 국방의 전투기 기종선정까지 만기친람을 행하면서 국정문란의 전횡이 일파만파로 전개되어 국민은 충격의 연속이다.
조선시대 세종과 성종은 몸을 상하면서까지 만기친람을 행한 성군이다. 세종대왕, 성종대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우연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행할 만기친람을 40년간 사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최태민 사이비교주의 셋째 딸 최순실이라는 한 여인과 그 측근들이 휘둘렀다.
이는 마치 고려의 요승 신돈과 광해군 시절의 상궁 김개시를 연상케 한다. 고려 공민왕의 신임을 받아 청한거사(淸閑居士)라는 왕의 사부 관직에 오른 승려 신돈은 부를 축척하다 유배당하여 사사를 당했다. 조선의 광해군은 적장자가 아닌 탓으로 어린 시절부터 왕위를 계승받기 전까지 선조로부터 세자의 지위를 위협받았는데 이때 궁녀 김개시는 성장과정의 외로운 광해를 살펴주다 광해가 왕위에 오르자 정사에 깊숙이 개입하여 난정을 휘둘렸다.
성장기에 부모를 잃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변에 요술로 접근하여 정사와 각종 이권에 개입한 최순실이 김개시와 여러 가지로 흡사하다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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