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콜 된 중고 자동차일세 벌써 오래전에 판이 갈리고 타이어에 잡초가 자라네 짐칸에 나뒹구는 값없는 것들은 누가 실었나 홈으로 다시 돌아온 나갈 수도 없는 사연많은 낡은 신발 마당을 뛰어 다닌다 주인없는 나그네 기억은 이별이 취미다 다 버리자 모두 지우자 남은 것은 지난날의 하얀 종소리 어디에서 튀어 나올지 모르는 지친 술래 온 길로 다시 갈 수는 없는가 황야의 길 모퉁이를 잊고 돌아온 쓸쓸한 손님
오랜만에 남산길에서
장충체육관을 옆에 놔두고 자유로 걷는 자유 잘 단장한 성터길을 몇 명이 터벅터벅 구경 잘 하라고 비도 멈추어 도와주네 조용히 옛 생각을 숲 속 빈터에 자욱한 안개 묵었던 피로를 녹이네 서로 가는 길은 다르지만 무사히 나가자는 한마음 오랜 세월을 말끔히 씻어주는 날씨가 고마울 수 밖에 우리는 아무런 이유없이 모였다 팔각정에서 도서관 앞길에서 커피와 음료를 마시면서 상전같은 거창한 빌딩들을 내려다 보았다 경치는 벌써 지나갔어도 남은 것은 저 푸른숲 나무처럼 지나가는 얼굴들 그리워
약력
충남 서산출생 제1회 민족과 문학으로 데뷔 수상ㅡ허균문학상 성남문학상 흙빛문학상외 저서ㅡ바다의 몸이되어(민예원)외 한국시협 광명문협 회윈 문학 에스프리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