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여행… 그 둘쨋 날 ♣
*** 성인봉 정상과 말잔등(오른쪽, 군부대 막사가 보임) ***
오늘은 울릉도 여행의 둘쨋 날
새벽 내수전 일출전망대에 가기로 하고 5시 눈을 뜨니
아뿔싸 하늘이 온통 시커멓고 비마저 내린다.
일출 전망을 포기하고 내비의 목적지를 나리분지로 입력한다.
거북바위 조금 못미쳐서 희미한 무지개가 잠시 우리를 반겨준다.
차를 세우고 찰칵하니 색깔이 너무 엷다.
꼬불꼬불 좁은 일주도로를 따라 통구미, 남양, 태하, 현포를 거쳐
천부에서 나리분지로 접어드니 오르막 길이 두 손을 내민다.
간간이 비치는 아침 햇살에 홍엽들이 서로 자태를 뽐낸다.
너무너무 곱다!!!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저 멀리서 성인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나리분지에 주차를 하고 성인봉 가는 안내판을 보니 정상까지 3.8km.
성인봉으로 가는 산행 코스 중 가장 가까운 길이란다.
공군부대 옆길을 따라 들머리를 들어서니
평지에다가 푹신푹신한 흙길에 온통 낙엽천지다.
이런 길이라면 얼마든지 가겠다면서 다들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말라버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간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단풍나무가 애처롭다.
같은 나무에 있는 잎이라도 어떤 것은 아직도 푸른색깔인데
다른 것은 말라버린 것도 있고 붉은 입술을 내민 단풍도 있으니……
마가목(말오줌나무) 가지 끝에 주렁주렁 열린 열매가 너무너무 새빨갛다.
알봉분지에 도착하여 투막집 앞에서 인증 샷을 하고
하얀 억새풀 사이로 난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이윽고 대피소에 도착하여 물을 한모금 마시고나니
평지는 끝나고 이제는 오르막길의 시작이란다.
눈앞에는 양치식물인 일색고사리가 온 산을 뒤덮고 있다.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바람소리에 뒤섞여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드디어 나무계단이다.
앞 사람의 발바닥이 보일 정도로 가파르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에 나무데크로 곱게 단장한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정면으로 향하여 왼쪽부터 미륵산(905m), 옥녀봉(717m), 송곳산(608m),
송곳봉(452m), 알봉(538m)이 모습을 드러내며 뽐낸다.
산 중턱에는 마가목 열매와 단풍으로 온통 시뻘겋다.
다시 나무계단을 오르니 그 계단수는 870계단.
계단이 끝나자 흙길이 이어지고 보호수들을 지난다.
정상까지 310m 안내판이 나오고 다시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중간에 빨간 천남성 열매는 아름다움을 뽐내듯 우리의 눈을 유혹하고
파랗게 열린 가을 하늘은 나뭇가지에 윤기를 불어넣는다.
670계단을 오르니 이윽고 정상이다.
성인봉, 해발 984m.
다시 한 번 오르고 싶은 산으로 자리한다.
오른쪽 말잔등(968m) 정상에는 공군부대가 있고
저 멀리 푸른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낙엽이 떨어진 산등성이는 마가목 열매가 바람에 흔들리며 빨간색 춤을 추고 있다.
저 춤사위에 나도 덩실덩실 춤이나 춰 볼까!!!
이제는 내려가야 한다.
처음 들머리에 도착하여 산채비빔밥으로 곡기를 해결하고
다시 왔던 곳으로 핸들을 돌린다.
태하등대 둘레길을 둘러보고
통구미의 거북바위 앞에서 일몰을 기다리는데
수평선 위에 짙은 구름띠가 두르고 있다.
어두워서 숙소에 도착하여 홍합밥으로 울릉의 저녁을 마무리한다.
내일은 날씨가 어떨런지 자못 궁금하지만
오늘의 피로가 깊은 잠으로 풀리기를 소망해본다.
아!!!
뜨근뜨끈한 방바닥이 빨리 누워라 재촉한다.
*** 성인봉 들머리(왼쪽에 군부대가 있음) ***
*** 대피소와 안내표지판 ***
*** 알봉분지에 있는 귀틀집 ***
*** 왼쪽부터 미륵산, 옥녀봉, 송곳산 ***
*** 첫번째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지점(870계단) ***
*** 마가목의 빨간 열매 ***
*** 두번째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곳(670계단) ***
*** 나무데크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알봉(송곳봉 앞의 둥근 봉우리)과 송곳봉(맨 오른쪽 암봉) ***
*** 천남성 열매 ***
***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나리분지 전경 ***
*** 성인봉 가는 길에는 일색고사리 천지 ***
*** 알봉분지의 억새군락지 ***
*** 마가목 ***
*** 공암(코끼리바위) ***
*** 태하등대 둘레길 가는 길 ***
*** 태하등대 둘레길 가는 길 ***
*** 태하등대 산책로를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 ***
*** 소나무 숲 가운데 하얀 지붕이 태하등대 ***
*** 통구미의 거북바위 ***
*** 거북바위와 가재굴바위(오른쪽)에서의 아쉬운 일몰 ***
*** (아래사진) 알봉분지와 귀틀집(오른쪽 흰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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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천남성 여름에 잎만 보았는데. 열매가 아름답네..
공기도 엄청나게 맑았을것 같다
성인봉은 일반인은 잘못가는데 정말좋은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