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사임한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임에 포터 고스 하원 정보위원장(65세·공화·플로리다)을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고스는 이 임무를 맡도록 준비된 인물”이라며 “우리나라 역사상 이처럼 중요한 순간에 CIA를 이끌고 지원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고스 지명자는 “정책결정자들에게 수집 가능한, 최상의 정보를 전달하는 임무의 중요성을 모든 미국인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스는 어떤 사람=고스 지명자는 평생을 정보분야에서 일해온 대표적인 정보통이다. 그는 1960년 예일대를 졸업한 뒤 미 육군 정보기관에서 2년간 근무한 뒤 CIA로 옮겨 주로 남미와 유럽을 담당하는 비밀 첩보요원으로 활동해 왔다. 1962년 쿠바미사일 사태에 개입하기도 했다.
1988년 정계에 투신한 이래 8선에 성공한 그는 이중 절반인 8년을 하원 정보위원장으로 지낼 만큼 정보분야와 긴밀한 인연을 맺어왔다. 2년전 선거에선 불출마하려 했으나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강력한 권유로 마음을 바꿨다.
‘9·11테러’ 이후엔 같은 플로리다 출신인 밥 그레이엄 상원 정보위원장(민주)과 함께 의회 차원의 조사를 이끌어 오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경력 때문에 상원 인준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 배경=부시 대통령이 고스 위원장을 신임 CIA국장으로 지명한 것은 최근 정국과 무관치 않다. 부시 대통령은 테닛 전 국장이 사의를 표명했을 때만 해도 후임자 선정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대선을 앞두고 정보 총책임자를 임명한다는 것이 정치적 논란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알 카에다의 선거 전 미 본토 공격 관련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CIA국장을 장기간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고스는 현역 하원 정보위원장이라는 점 때문에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오랜 경험과 부시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 등이 지명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